1분기 실적 악화로 주가가 예상보다 크게 떨어진 상태
원화 약세로 수출에 호조...2분기 환차손이익 발생도 예상돼
증권가, 현 주가는 과도한 하락세...실적 개선 예상으로 매력적 투자처
다만 미중 무역협상 불확실성 해소될 경우 환율 상승세 꺾일 수 있다는 점 고려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미주리주 세인트 루이스에서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 면제를 받으려는 국가들은 나와 직접 협상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사진은 2013년 2월 15일, 오하이오주 쿠야호가 헤이츠에 있는 아르셀로 미탈 스틸 공장의 모습. 2018.03.15.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미주리주 세인트 루이스에서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 면제를 받으려는 국가들은 나와 직접 협상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사진은 2013년 2월 15일, 오하이오주 쿠야호가 헤이츠에 있는 아르셀로 미탈 스틸 공장의 모습. 2018.03.15. [뉴시스]

[일요서울 ㅣ 신희철 기자] 미·중 무역전쟁으로 원·달러 환율이 지속적으로 강세(원화 약세)를 보임에 따라 국내 수출 위주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특히 증권가에서는 철강주를 주목하고 있다. 일부 기업의 경우 1분기 실적 악화로 인해 주가가 예상보다 크게 떨어져 이삭줍기를 할 수 있는 적기로 분류된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195.7원) 대비 2.1원 내린 1193.6원에 개장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2월 1110원대 수준에서 지속적으로 상승해 4월에는 1150원 이상을 기록했다. 5월 들어 1200원대 턱밑까지 치솟은 상태다.

철강 산업은 철광석을 비롯한 원재료 수입 가격이 올라갈 수 있지만 수출 비중이 높은 업종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제품 마진율이 높아질 수 있고 이에 따른 실적 향상이 기대된다.

또 수출 거래 대부분이 달러로 결제가 이뤄지기 때문에 원화약세(환율상승)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수출이 증가하면 실적도 좋아지고 실적 향상에 따른 주가 상승도 예상된다.

무역협회 측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의 손익분기점 평균 환율은 1045원으로 중소기업이 1046원, 대기업이 1040원으로 보고 있다.

철강업계의 경우 원재료 가격 상승이라는 부담이 있지만 올해 철강 수출량이 생산량의 50% 이상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환율 상승이 반갑다는 입장이다.

대표적인 업체가 포스코다. 포스코는 1분기 매출액 16조142억 원, 영업이익 1조2029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0.96% 올랐지만 영업이익은 19.1% 감소했다.

1분기에는 보호무역주의와 갑작스러운 원자재 가격 상승이 실적 악화 요인으로 자리 잡았지만 2분기부터 철강 가격이 오를 경우 환율 상승에 따른 환차손이익도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의 주가는 올해 초 23만7000원 대에서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며 27만원 후반 선에서 거래됐지만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주가가 하락세를 보여 최근에는 23만 원대에서 거래 중이다.

증권가에서는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만큼 현 주가는 과도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과 함께 장기적인 관점에서 매력적인 투자처로 분류했다.

현대제철도 최근 1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한 이후 주가는 거의 바닥권에 머무르고 있다. 1분기 현대제철의 매출액은 5조715억 원, 영업이익은 2124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7.6% 감소했다.

이 회사 주가도 상당히 저평가 돼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제철의 주가는 올해 초 4만4000원에서 출발해 5만1000원 수준까지 올랐지만 최근 하락세를 보이며 4만원 초반에 거래 중이다.

다만 미중 무역협상 우려 등 불확실성이 해소될 경우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한풀 꺾일 수 있다는 점은 철강주에 대한 투자 시 고려해야할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이어진다면 환율은 1180원에서 1250원 선을 오르내릴 것"이라며 최악의 경우 미중 무역협상이 결렬되면 1250원을 상회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당분간 원화 약세 심리를 차단할 브레이크가 없다"고 예상했다. 반대로 생각하면 불확실성이 해소될 경우 환율 상승세가 꺾여 수출 증가세가 한풀 꺾일 수도 있다고 해석할 여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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