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마드는 악마” 국민이 분노했다

여성우월주의 커뮤니티 ‘워마드’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해군 홋줄 사고 비하 글. [사진=워마드 홈페이지 화면 캡처)
여성우월주의 커뮤니티 ‘워마드’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해군 홋줄 사고 비하 글. [사진=워마드 홈페이지 화면 캡처)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여성우월주의 커뮤니티인 워마드가 청해부대 최영함 홋줄 사고로 순직한 고() 최종근 하사를 비하하는 사진과 글을 게시해 논란이 되고 있다. 잇단 남성혐오 발언에 이어 고인까지 모독하는 행위에 국민들은 적잖이 분노하는 모양새다. 이에 해군은 워마드에 대한 법적 조치를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국회에서는 홈페이지를 폐쇄하는 법안까지 발의한 상황이다.

군인남성 비하하는 은어 올리며 최종근 하사조롱

최 하사 아버지 이들은 우리가 말하는 인간이 아니구나 생각

지난달 24일 오전 청해부대 최영함 입항 행사 도중 홋줄이 끊어지는 사고가 발생해 최종근 하사가 순직하고, 장병 4명이 다쳤다.

다음날인 25일 워마드 게시판에는 청해부대 최영함 홋줄 사고 당시 보도 사진, 최 하사의 사진과 함께 고기방패(군인을 비하하는 은어)’, ‘재기했다(성재기 전 남성연대 상임대표 사망 및 남성의 사망을 비하하는 은어)’ 등의 표현과 볼 때마다 웃기다는 내용이 적힌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는 워마드 사이트 회원들이 고인을 조롱하는 댓글을 남기며 동조했다.

해군은 워마드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이러한 글이 올라오자 해당 글을 삭제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명예훼손과 관련해 모든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입장도 함께 전했다.

해군은 최태복 해군본부 정훈공보실장(대령)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청해부대 고 최종근 하사를 떠나보내는 날, 워마드에 차마 입에 담기도 참담한 비하 글이 게시돼 고인과 해군의 명예를 심대하게 훼손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해군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강구 중에 있음을 밝힌다워마드 운영자와 고인에 대한 비하 글을 작성한 사람은 조속히 그 글을 내려줄 것을 강력히 요구하며, 온라인 상에서 더 이상 확대되지 않도록 사이트 운영 관계관의 협조를 정중히 당부한다고 요구했다.

이후 지난달 28일 해군 관계자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명예훼손분쟁조정부에 (글 삭제를 요청하는) 정식 공문을 보냈다면서 법적인 조치를 포함해서 모든 방법을 강구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워마드 게시글 작성자에 대한 처벌을 요구하는 청와대 청원글.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화면 캡처]
워마드 게시글 작성자에 대한 처벌을 요구하는 청와대 청원글.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화면 캡처]

청와대 청원도 등장

해군의 이 같은 강경 대응 방침에도 해당 글은 한동안 삭제되지 않은 채 워마드 홈페이지에서 조롱거리가 됐다. 이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워마드 글쓴이에 대한 처벌을 요구하는 청원글이 올라와 동의자가 늘고 있다.

대한민국 국군 및 청해부대 고 최종근 하사님을 모욕한 범죄자 처벌을 요구한다는 제목의 청원글에는 “(워마드 글) 작성자는 국위선양과 아덴만 여명 임무수행을 마취고 복귀 후 홋줄 사고로 인해 고인이 되신 최종근 하사를 아무런 근거 없이 비난하고 있으며 이는 대한민국 국군에 대한 모욕이며 고인 능욕이라는 비판의 목소리와 함께 작성자에 대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워마드 게시글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면서 6일 오전 10시 기준, 청원 동의자는 13000명을 넘어섰다.

결국 논란이 된 글은 삭제됐지만 비난 여론은 여전하다. 누리꾼들은 워마드를 향해 악마라는 말까지 쏟아내며 분노하고 있다.

최 하사의 아버지는 지난달 31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저런 분들(워마드)은 우리가 말하는 인간이 아닌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이성과 감성으로 조물주가 만든 인간이다. 인간의 생명, 특히 태어나고 자란 나라를 위해서 희생해 준 국군 장병들에 대해 고마움과 안타까움을 표현하지 못할망정 조롱이나 비난, 장난을 담은 표현을 한다는 것은 내가 바라볼 때 인간이기를 포기한 것 같다는 느낌밖에 안 든다면서 자기 가족, 자기 아들, 자기 딸, 자기 형제자매가 그렇게 똑같은 방법으로 조롱과 놀림, 장난스러움의 대상으로 비하된다면 어떨지 생각해 보라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국가를 위해 헌신하고 희생한 분들에 대한 조롱과 비난은 가중 처벌보다 더한 처벌을 해야 한다면서 이런 부분에 있어서 여야도 없고 남녀노소도 없다. 현재 최종근법이 발의된 만큼 반드시 빠른 시간 내에 국회를 통과해 법으로 만들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워마드 계기

법안 잇따라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일부개정안을 발의한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일명 최종근 하사법으로 불리는 개정안은 하 최고위원 등이 발의한 것으로 국가를 위해 순직한 군인 등 국가유공자의 공헌을 조롱하거나 왜곡해 형법상 모욕죄 및 명예훼손죄 등을 범할 경우 해당 형량의 2분의 1을 가중 처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 최고위원은 군에서 사망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워마드는 국가 유공자들에 대한 조롱을 퍼붓고 있는데 이러한 것들이 유행처럼 번지지 않을까 우려스럽다면서 관련 사실을 왜곡하고 조롱하는 온라인 세력을 견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며 법안 취지를 설명했다.

최 하사의 유가족들은 이 같은 법안의 취지에 공감하고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 최종근 하사법명칭을 허락했다고 알려졌다.

하 최고위원은 다음날인 지난달 29일 일명 워마드 폐쇄법도 발의했다. 그는 지난달 29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반사회적인 범죄를 조장하고 사회적 해악을 끼치는 커뮤니티 등에 대해 최고 사이트 폐쇄까지 가능토록 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 했다고 밝혔다.

하 최고위원은 고 최종근 하사 조롱 사건 등 워마드의 반사회성이 다시 한 번 극명하게 드러났다면서 워마드의 행태는 우리 사회가 용인하는 타인의 아픔이나 상처마저도 한낮 조롱거리로 삼고 있다. 이제 대한민국에서 격리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발의 내용에 대해 현행법에서 (사이트) 내용물 중 불법정보는 특정인에 대한 명예훼손, 음란물, 총기화약물 제조방법 설계도 등 무기 관련 구체적인 것들, 공포심을 고의로 조장하는 내용들이라며 워마드에 주로 등장하는 성별, 나이, 지역 등을 소재로 해서 혐오를 조장하는 내용은 불법정보 요건에 들어가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래서 성별, 나이, 지역 등을 이유로 비방 및 조롱하는 내용들을 추가했다. 폭력, 살인 테러 등을 조장하는 내용도 들어가 있다면서 특정 목적이 반사회적이라는 것이 명확한 경우에는 차단할 수 있게 했다. 워마드는 남성혐오가 자기 사이트의 정체성이고 목적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하고 있는데, 이런 명확한 방침을 가진 경우 차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종근 하사법워마드 폐쇄법은 서로 다른 법안이지만 계기가 워마드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여론이 분노하고 해군은 법적 조치까지 예고한 가운데 일련의 사태가 어떻게 마무리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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