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강민정 기자] 자유한국당과 청와대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가운데 나경원 원내대표와 강기정 정무수석이 지난 14일 국회에서 전격 회동을 자리를 만들었으나, 국회 정상화를 위한 뚜렷한 움직임은 없었다.
이날 회동은 강기정 수석이 나 원내대표를 찾아와 국회에서 접견하는 방식으로, 오후부터 약 40분 간 양측 모두 배석자 없이 진행됐다.
제1야당의 원내수석과 청와대 내에서 정치권과의 가교 역할을 담당하는 정무수석 간 회동 자체가 눈에 띠는 일은 아니다. 다만 강 수석은 문 대통령의 지시나 의중과는 관계 없이 독자적 판단으로 면담을 먼저 요청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비공개로 진행한 회동에서 최근 국회 파행의 책임을 두고 청와대와 한국당이 공방전을 벌였던 점에 비춰볼 때 이에 대한 서로의 의견을 주고 받았을 것이라는 풀이가 제기된다.
자유한국당 정당해산을 요구하는 청와대국민청원에 대한 강 수석의 답변이 야당 탄압 논란을 일으켰던 만큼 이에 대해서도 충분한 설명 시간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해외 순방에 나서면서 국회에 조속한 추경안 처리를 주문한 만큼 강 수석이 제1야당에게 이에 대해 보다 협조적인 태도를 요청했을 공산도 크다.
나 원내대표와 강 수석 간 면담 내용이나 논의 사안은 외부에 알려진 바 없으나 이날 회동을 계기로 당분간 청와대와 제1야당 간 다툼은 누그러질 것으로 여겨진다. 또 정치권에서는 이 계기로 국회 정상화가 새로운 국면에 들어설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강 수석은 국회 정상화 협상은 원내 문제인 만큼 청와대가 깊이 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장기간 대치정국에서 여야 간 예민한 물밑협상에 굳이 청와대가 개입해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겠다는 태도로 읽힌다.
강 수석은 면담 이후 기자들과의 자리에서 "원내 협상이나 국회 문을 여는 문제는 원내대표끼리 의논해야 하는 문제"라며 "대통령께서도 원내의 일은 원내끼리 잘 하는 것이 좋겠고 원내에서 합의해서 요구해오면 그것에 대해서 적절히 판단해서 대응하는게 좋겠다는 지시사항이 오래 전부터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또 "그동안의 소통이 부족했다면 더 많이 소통하겠다는 말씀을 드렸다"며 "나 대표님이 더 자주 많이 소통하자고 그러셨다"고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처음부터 이 문제는 감정의 문제는 아니다"라며 국회 정상화 협상에 대해서는 "조금 더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말에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 여부에 대해서도 "노력하겠다"고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