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을 떠났거나 떠나려는 탈당파와 지키겠다는 잔존파간의 설전이 날이 갈수록 험악해져 가고 있다. 김근태 열린우리당 전의장은 친 노무현 진영을 가리켜 ‘잔꾀정치’라고 비난했다. 여기에 노대통령의 후원회장을 지낸 이기명씨는 탈당파가 ‘얄팍한 잔머리’를 굴린다고 했다. 결국 열린우리당의 탈당파나 잔류파 모두는 ‘잔꾀정치’와 ‘얄팍한 잔머리’나 굴리는 부류임을 스스로 노정시켰다.

3년반전 친노세력이 민주당을 탈당하고 기세 당당하게 열린우리당을 창당할 때만 해도, 그들은 민주당을 ‘지역정치 세력’ ‘구태 정치’ ‘반개혁 수구’라고 몰아세웠다. 그러면서 그들은 열린우리당이 ‘새로운 정치’ ‘잘 사는 나라’ ‘따뜻한 사회’ ‘통합의 정치’ ‘국민참여’ ‘한반도 평화’ 등을 이룩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열린우리당은 참여와 통합의 정치 대신 친북좌파 코드에 따른 분열과 갈등 정치로 몰아갔다. 열린우리당은 ‘잘 사는 나라’ ‘따뜻한 사회’건설 대신 서로 불신하고 대결하는 차가운 사회로 전락시켰다. 열린우리당은 ‘한반도 평화’대신 북한에 퍼주고 비위맞춰주며 북의 핵폭탄 제조를 거들어줌으로써 4,900만을 핵 공포와 불안에 사로잡히게 했다.

열린우리당이 나라를 이 지경으로 뒤집어 놓고 당 자체마저 내파 상태로 치닫게 된 까닭은 분명하다. 그들이 자신들의 말대로 정치를 ‘얄팍한 잔머리’와 ‘잔꾀’로 임기응변한데 있다. 과거 반체제 운동권 시절 권력기관과 숨바꼭질하며 체득한 ‘얄팍한 잔머리’와 ‘잔꾀’ 굴리기를 집권후에도 버리지 못한데 연유한 게 아닌가 싶다.

더욱 당혹케 하는 것은 열린우리당 중진들의 막가는 말이다. 열린우리당의 천정배 의원은 노대통령의 배려로 법무장관을 지냈다. 그는 장관 시절 노대통령에게 남다른 충성심을 발휘했다. 그는 2006년 1월 기자들과의 술상을 곁들인 간담회에서 언론인들이 감히 대통령을 조롱하느냐고 꾸짖었다. 그는 “네 놈이”운운하며 “상고(商高) 나온 대통령을 조롱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옛날 같으면 당장 구속시켰다”고 겁을 주기까지 했
다.

그러나 그는 장관직에서 물러나자 노무현의 열린우리당을 탈당했다. 그는 탈당 이유로 열린우리당이 “민생개혁세력 전진의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리고 그는 “그분(노대통령)에 대해 잘 몰랐던 것 같다”고 불신을 표명했다.

천의원은 장관직에 앉아 있었을 땐, 언론인들의 비판에 대해 감히 대통령을 ‘조롱’하느냐며 노대통령을 하늘 처럼 받들었다. 그러나 그는 장관 다 하고 나와서는 노대통이 그런 인물인줄 “잘 몰랐다”고 딴 소리했다.

그런가하면 노대통령은 열린우리당을 해체하려는 주동자들을 가리켜 “스스로를 속이고 국민을 속이는 일”이라고 했다. 여기에 정동영 의원은 노대통령의 비판을 가리켜 “권력을 가진자가 휘두르는 공포정치”라고 면박했다. 정의원도 노대통령 밑에서 통일부 장관을 지냈으면서도 그 자리에서 떠난 뒤에는 노대통령에게 ‘공포정치’라고 침을 뱉았다.

저렇게 막말하는 친북좌파 세력의 모습을 접하면서 ‘정치판은 개판’이란 어느 정치인의 자조섞인 푸념을 떠올린다. 친북좌파 정치인들이 아직도 운동권 시절 ‘얄팍한 잔머리’나 굴리고 ‘잔꾀’나 부리던 데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닌가 추측된다.

친북좌파 정권이 나라를 통째로 흔들리게 한 것도 집권세력이 좌로 돌며 자신들의 말대로 ‘국민을 속이고’ ‘얄팍한 잔머리’와 ‘잔꾀’로 통치했기
때문인 것 같다. 국가는 잔꾀와 속임수가 아니라 정직하고 정의로운 머리로 통치해야 함을 새삼 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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