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효리와 추다르크를 영입하라” 각종 악재로 총체적 위기상황에 직면한 여권이 숨겨둔 ‘빅카드’를 꺼내들 움직임이다. 카드는 다름아닌 강금실 전 법무장관과 추미애 전 의원에 대한 영입 작전. 두 사람은 ‘강효리’(강금실)와 ‘추다르크’(추미애)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대중적 인기를 얻고 있다. 강 전 장관과 추 전 의원이 비록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 있지만 차기 대권주자로 끊임없이 거론되고 있다는 사실은 두 사람의 식지 않은 인기를 잘 반영하고 있다.특히 여권 입장에서는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대권주자 입지를 확고히 하면서 여성 지도자상을 구축하고 있는 만큼 박 대표를 견제할 대항마가 절실한 상황이다.

여권 주변에서는 하루빨리 두 사람을 영입해 침체된 분위기를 쇄신하고 10월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 나아가 차기 대권정국 주도권을 잡아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이지고 있다. 여권 핵심부에서는 이미 두 사람 영입작전에 돌입한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여권이 강 전 장관과 추 전의원에 대해 강한 애착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강 전 장관은 장관 재직시절인 지난해 총선 이전부터 정계 입문 요청을 받아왔고, 퇴임 이후에도 재보선 출마 등 끊임없는 유혹을 받아 왔다. 지난해 총선에서 낙선한 이후 미국 유학길에 오른 추 전의원도 여권으로부터 물밑 구애를 받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와 본인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추 전의원이 김승규 법무장관 후임자로 거론돼 왔다는 사실은 대표적인 사례다.

대중적 인지도 활용

이처럼 여권이 두 사람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배경에는 다양한 정치적 복선이 깔려 있다. 우선 침체된 여권 분위기 쇄신을 위해 두 사람의 대중적 인지도를 활용해야 한다는 역할론이 자리잡고 있다. 실제로 두 사람의 대중적 인기는 이미 검증된 바 있다. 강 전장관은 재임시절 인기 절정이었던 가수 이효리에 빗대 ‘강효리’ 라는 애칭이 붙을 정도로 대중적 인기를 한 몸에 받았다. 특히 강 전장관은 2005학번 대학신입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정치인 1위로 뽑힐 정도로 젊은층에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여권이 퇴임한 강 전장관에게 지난 4·30 재보선에 출마해 줄 것을 적극 권유했던 것도 그의 대중적 인기와 무관치 않다. 열린우리당 내부에서도 재보선 참패이후 침체된 당 분위기와 오는 10월 재보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강 전장관을 영입, 후보로 내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추 전의원의 대중적 인기도 여전하다. 현재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 미국에서 유학중인 추 전의원이 차기 대권후보군에서 빠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은 식지 않은 그의 인기를 반영하고 있다. 특히 추 전의원은 지난해 총선때 탄핵풍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구원투수로서 선전해 여성정치인이란 사실이 무색할 정도로 의리와 뚝심을 국민들에게 각인시키기도 했다.

박근혜 대항마 절실

여권이 강 전 장관과 추 전 의원 영입에 열의를 보이고 있는 배경에는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에 대한 견제심리도 작용하고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박 대표는 거센 탄핵풍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총선 때 텃밭인 영남지역을 사수했고, 4·30 재보선도 완승으로 이끌며 높은 대중적 인지도와 지도력을 검증받았다. 여기에 여성지도자라는 프리미엄을 독식하며 야권 차기주자 자리를 확고히 구축하고 있다. 따라서 박 대표의 독주를 저지할 대항마로 대중적 인지도를 검증받은 강 전 장관과 추 전의원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을 것이란 관측에 무게감이 실리고 있다. 실제로 여권 주변에서는 ‘삼고초려’를 해서라도 두 사람을 영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열린우리당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대로 가다간 10월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도 희망이 없다”며 “분위기 쇄신을 위해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강 전 장관과 추 전의원 영입에 당 지도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개성이 강한 캐릭터와 정치적 카리스마를 겸비한 두 사람이 열린우리당과 함께 한다면 박근혜 대표의 독주를 차단하는 동시에 정국주도권도 장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정치권 관계자들도 개혁성향이 강한 강 전 장관의 경우 여권으로부터 이탈하고 있는 젊은층과 개혁세력을 다시 결집시키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영남 출신인 추 전의원은 박 대표의 일부 지지층을 끌어들이는 동시에 철옹성같은 한나라당 지역구도를 무너뜨리는 비밀병기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연정 등 정계개편 노림수

노무현 대통령이 구상하고 있는 연정정국 등 정계개편 노림수도 두 사람 영입론과 무관치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노 대통령이 처음 연정카드를 꺼내든 시점에서 추 전의원 입각설이 나돌았다는 사실은 이러한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노 대통령의 연정 구상 배경과 관련해 정치권은 다양한 해석과 시나리오를 내놓고 있지만 현실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가 많다. 다만 노 대통령이 승부수를 던진 만큼 어떤 형태로든 정국지도에 변화가 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노 대통령과 여권 핵심부가 아무런 준비없이 연정카드를 꺼내들지는 않았을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따라서 여권이 노리고 있는 연정은 민주당과 민노당 등 군소정당을 상대로 한 소연정을 1차 목표로 삼고 있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노 대통령이 민주당 김효석 의원과 추 전 의원에게 입각을 제의했던 것이나 민노당에 노동부 장관직을 담보로 연정을 시도할 것이란 얘기가 나돌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추 전 의원의 입각이 성사된다면 여권은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현재 민주당 소속인 추 전의원의 입각은 자연스럽게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합당론으로 발전될 수 있고, 노 대통령이 구상하고 있는 소연정의 초석을 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법무장관 입각은 무산됐지만 최근 추 전의원의 행자부장관 입각설이 나돌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강 전 장관 영입론도 노 대통령의 정계개편 구상 및 향후 대선정국 구도와 맞물려 있다.

현재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개헌론이 현실화될 경우 대통령 4년중임제 및 정·부통령제로 권력구조가 바뀔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차기 대선구도는 정-부통령을 매개로 후보간 합종연횡 및 연대가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근혜 대표가 당내 또다른 대권경쟁자인 손학규 경기지사와 물밑 연대를 모색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따라서 여권은 박 대표를 견제하는 동시에 여권내 차기주자들과의 러닝메이트 상대로 강 전장관이 적임자라는 평을 하고 있다. 강 전장관을 하루빨리 당으로 복귀시켜 10월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때 바람몰이를 해야 한다는 논리가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는 분위기다.


# 노무현 사단 내년 지방선거 ‘올인’
- “대권고지를 점령하라”



노무현 대통령 측근 참모들의 움직임이 심상찮다. 내년 5월로 예정된 지방선거를 앞두고 청와대 참모진 등 이른바 노무현 사단이 대거 출사표를 던질 분위기다.특히 김두관 대통령 정무특보는 청와대 인사들을 겨냥해 “빨리 결심하고 현장에 나가라”며 출마를 독려하고 있다. 경남지사 출마 의지를 보이고 있는 김 특보는 조직 관리 등 벌써부터 표밭다지기에 돌입했다.이강철 시민사회수석은 10월 재보선 출마설이 나돌고 있다.

이와관련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 수석이 공식적으로 사의표명을 한 것은 아니지만 최근 김우식 비서실장 등 핵심 관계자들을 통해 사퇴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 수석은 10월 재보선 가능성이 높은 대구 동구을 출마를 고려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김우식 비서실장을 비롯한 문재인 민정수석, 김완기 인사수석, 이용섭 혁신관리수석 등도 본인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지방선거 출마 리스트로 거론되고 있다. 김 실장은 충남지사, 문 수석은 부산시장, 김 수석은 광주시장, 이 수석은 전남지사 후보자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수석급 외에도 행정관급 인사들 중에서도 시장·군수·구청장 등 기초단체장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출마 예상자로 거론되고 있는 인사들 대부분은 아직까지 출마설을 부인하고 있지만 정치권 관계자들은 상당수 청와대 인사들이 내년 지방선거에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지난해 4·15총선을 앞둔 2003년 8월에 당시 이해성 홍보수석을 비롯해 문학진 최도술 김만수 비서관, 백원우 행정관 등 7명이 총선 출마를 위해 사퇴했다는 사실은 이러한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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