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내부에 ‘변화의 쓰나미’가 일고 있다. 한나라당 내부의 분열 조짐은 4·27재보선 이전부터 있어왔다. 인물 대립과 미래권력에 대한 견제가 분열의 근원이자 핵심이었다. 4·27재보선 결과의 민심이반 확인은 한나라당에게 ‘전면 쇄신론’이 크게 힘을 받게 만들어 한나라당 내부의 계파 간 역학구도를 빠르게 바꿔놓았다.

한나라당이 쇄신이라는 이름하에 재편내지 공중분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자연스럽게 ‘박근혜 역할론’이 떠오르며 당내에서 주가를 높이고 있는 박근혜 전 대표는 계파 간 갈등에서 빗겨나 대권주자로서의 행보에 집중하고 있다. 당내 주도권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대세론으로 자기 포지션을 강화시킬 움직임이다.

‘장고’에 들어간 이재오 특임장관이 특임장관직을 유지한 채 새롭게 세 결집에 나설 해법이면 한나라당의 계파 간 주도권 경쟁은 사활을 걸 만큼 치열해질 것이다. 이상득 의원은 친박계와 전략적 연대의 행보를 취하고 있는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 수도권 중심의 소장파 의원들은 ‘전면 쇄신론’의 행동부대 역할을 하며 필요에 따라서는 박근혜 전 대표를 중심으로 뭉치고 적절한 시기가 되면 당권 도전에 나설 것으로 예견된다.

한나라당의 이러한 계판 간 역학구도의 급변은 7월초로 예상되는 전당대회가 큰 분수령이 될 것이지만, 친이계는 이명박 대통령 레임덕과 함께 이미 해체수순으로 들어선 느낌이다. 한나라당의 분열 양상은 친박계 중진인 6선의 홍사덕 의원이 사견임을 전제로 “분당까지 불사하겠다”는 발언을 한 정도다.

박 전 대표는 유럽 3개국 방문길에서 ‘박근혜 역할론’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정당과 지역을 떠나 진정성 없이는 국민의 지지를 받기 힘들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전 대표는 권력투쟁으로 비춰질 것을 우려해 내년 총선 전까지 정책 현안에 대해 적극적일 수 없을 것이다. 침묵한 채 소장파들에게 일정부분 힘을 실어주는 소극적 연대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의 쇄신 회오리는 바뀌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감이 진원지였다. 특히 한나라당이 신주류와 구주류로 나뉘어 쇄신 경쟁을 선도하면서 쇄신 회오리는 야권까지 난타해 나갔다. 당권 투쟁으로 비화돼 난타전을 벌일 공산이 크다. 정치권의 쇄신은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국민이란 관객에게 감동을 줄 수 있어야 한다.

감동을 일으키자면 말이 아닌 행동이 중요하다. 당 체질을 확 바꾸기 위해서는 선거 공천 제도를 전면 손질해야 할 것이다. 쇄신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위기를 모면 하겠다는 꼼수가 통할 수 없는 시대다. 국회의원 선거가 1년도 남지 않았다. 정치가 꽃피는 계절이 온 것이다. 국민경선에 의한 상향식 공천을 실천하지 못하고 쇄신운동이 정치공학적 세 규합 경쟁으로 흐르면 민심이 용서치 않을 것이다.

김영삼 정권 때 주류 상도동계, 또 김대중 정권 때 주류 동교동계가 정권 후반기의 세 결집을 시도 했으나 실패한 교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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