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승계·그룹 지배력 강화 나서나 … 업계도 주목

[HDC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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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선·원선·운선 각각 지주사 지분 0.17%, 0.12%, 0.09%보유

정 회장 본인도 주식수 지속적으로 늘려… 방어 차원 해석도 
 

[일요서울 | 신유진 기자] 정몽규 HDC그룹 회장의 세 아들 준선·원선·운선 씨가 지난 5월부터 그룹 지주회사인 HDC주식을 취득하면서 재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세 아들은 약 32억 원을 주고 총 20만4000주의 주식을 매입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다양한 해석을 내놓는다. 지주사의 주가 하락을 방어하기 위한 책임경영 차원이라는 견해와 정 회장이 세 아들에 대해 제기된 경영 승계에 본격적으로 내세우기 위해 시동을 걸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정 회장의 세 아들 준선(92년생), 원선(94년생), 운선(98년생) 제씨는 지난 5월 HDC주식을 각각 6만 주, 3만주, 1만 주씩 장내에서 첫 매수했고 이어 6월 장남 준선 씨가 주식 2만 주를 추가로 사들였다.

이들은 5월부터 현재까지 약 32억 원을 들여 총 20만4000주의 주식을 매입했다. 이번 주식 매입으로 준선, 원선, 운선 씨는 각각 지주사 HDC의 지분 0.17%, 0.12%, 0.09%를 보유하게 됐다. 정 회장도 지난해 11~12월에 걸쳐 주식을 대거 매입해 지난 5월 29일부터 31일까지 약 29억 원을 들여 HDC 주식 8만 7438주를 장내 매수해, 정 회장의 지분율은 33.04%에서 33.36%로 높아졌다.


주가 하락일 때 위기를 기회로 삼나

 

그동안 정 회장의 세 아들은 그룹 지주회사의 구도 밖에 있던 HDC자산운용 주식과 계열사 아이시어스 등 일부의 주식만 보유하고 있었다. 준선 씨가 13.01%, 원선 씨는 13.01%, 운선 씨가 13.01%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그룹의 지배구조 최상위에 있는 지주회사 주식을 사들이면서 세 아들은 단번에 그룹 최고 상단 회사에 이름을 올렸다. 정 회장의 세 아들이 주식 매입을 하면서 업계에서는 3세 경영이나 승계의 밑그림 작업으로 경영 관련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포석이며 세 아들의 영향력을 선포하기 위한 작업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또한 정 회장으로서는 주식 매입을 통해 지주사 지배력을 키워야 할 이유가 있다고 보고 있다. 낮은 주가도 주식 매입에 유리하기도 하지만 실제 HDC가 신저가로 추락했을 시기에 세 아들이 주식 매입에 나섰다. 올해 초 HDC의 주가는 2만1500원으로 상승곡선을 타다 6월 1만4000원대까지 내려갔다. 이를 두고 HDC의 주가가 바닥권에 있어 적기라는 판단이 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업계는 내다본다.

HDC 주가는 최근 6년 사이 최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세 아들의 평균 주식 취득 단가가 1만5000원대 중반이다. 주가 하락기에 지분을 확보함으로써 지분 확보 부담을 덜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 회장과 세 아들의 잇따른 주식 매수로 오너 일가의 그룹 지배력은 강화됐고 정 회장이 지주사 HDC 주식 33.36%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됐다. 특수관계인 지분을 모두 합치면 36.60% 수준으로 나오고 있다.

이는 해석하면 정관 변경 또는 이사 감사 해임 등 특별 결의 자격 요건인 발행주식 총수 3분의 1을 간신히 넘긴 수준으로 여기에 자회사인 HDC아이콘트롤스의 HDC 지분(1,78%)도 지주회사 자격 요건 위배로 1년 내 처리해야만 한다.

HDC현대산업개발의 경우 지주사 전환 이전 총수 일가 지분율은 18.56%였다. 그러나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정 회장은 신설되는 사업회사 보유 주식을 지주사 주식과 교환하는 방식으로 지분율을 높여 왔고 HDC그룹은 지주사 전환 후 주가 하락으로 기관투자자의 손실이 커지고 말았다.이를 두고 결과적으로 오너 일가 지배력은 강화됐다고 보고 있다.

 

경영 방식, 자녀들도 따라갈까

 

중심으로 꼽히는 정준선 씨는 정 회장의 세 아들 중 그룹 경영을 이어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준선 씨는 영국 옥스퍼드 대학에서 박사과정을 마치고 현재 네이버 인공지능 관련 업무를 맡고 있다.

3형제 중 지주회사 지분도 가장 많다. 장기적 전망으로 HDC주식을 더 매입해 최대주주에 올라서거나, 정 회장이 보유한 HDC 주식을 증여나 상속 받는다면 HDC그룹은 3세들이 주인이 된다. 정 회장은 지난 5월 말부터 3일 동안 HDC 주식 18만7438주를 장내 매수했으며 세 아들과 함께 본인도 지주회사 주식 수를 지속해서 늘려가고 있다. 한편 HDC그룹 관계자 측은 정 회장 아들 세 명의 지분 매입과 관련해 “개인적인 사항이라 따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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