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 후보’ 대거 탈락에 ‘진상위’ 꾸리고 ‘법적대응’ 예고한 팬들

‘프로듀스X101’ 프로젝트 그룹 ‘X1’ 멤버 11명. [사진=엠넷 제공]
‘프로듀스X101’ 프로젝트 그룹 ‘X1’ 멤버 11명. [사진=엠넷 제공]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엠넷(Mnet)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X101’ 조작 의혹이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프로그램 마지막 생방송 경연에서 시청자들의 유료 문자 투표 결과 다수에 의해 유력 데뷔 주자로 점쳐졌던 연습생들이 탈락하고, 의외의 인물들이 데뷔조에 포함하면서 제기된 것이다. 팬들은 진상규명위원회를 꾸리고 법적대응까지 예고한 상태다.

엠넷해명했지만 여론 반응 싸늘···데이터 공개 전까지 믿지 않겠다

이번 의혹은 프로그램 마지막 생방송 경연에서 시청자들의 유료 문자(100) 투표 결과 다수에 의해 유력 데뷔 주자로 점쳐졌던 연습생들이 탈락하고, 의외의 인물들이 데뷔조에 포함되면서 제기됐다.

그러던 중 1~20위 연습생들의 최종 득표수 사이에 일정한 패턴이 반복됐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논란이 더욱 확산했다.

1위 김요한과 2위 김우석의 표 차이는 29978표다. 3위 한승우와 4위 송형준, 6위 손동표와 7위 이한결8위 남도현, 10위 강민희와 11위 이진혁의 표 차이도 각각 29978표로 동일했다. 연습생 20명 모두 7494.442에 특정 숫자를 곱하면 해당 득표수와 유사한 값이 도출된다. 예를 들어 1위 김요한은 7494.442178을 곱하면 1334010.68이다. 반올림하면 최종 득표수인 1334011표와 일치한다.

하태경 의원

채용비리이자 취업사기

엠넷은 논란이 일자 조작을 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엠넷 측은 내부에서 데이터를 확인했지만 전혀 문제가 없다면서 문자 투표도 아무 이상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도 프로듀스X101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하 의원은 지난 24일 사회관계망서비스(이하 SNS)투표 결과는 조작이 거의 확실했다. 1위부터 20위까지 득표숫자가 특정 숫자(7494.44총 득표수의 0.05%)의 배수(1178배에서 2038배까지 모두 다). 주변 수학자들에게도 물어보니 1등에서 20등까지 20개의 이런 숫자 조합이 나올 확률은 수학적으로 0에 가깝다고 하더라라며 투표결과가 사전에 이미 프로그램화 돼 있었다는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이어 투표 조작으로 실제 순위까지 바뀐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실제 결과가 나와 봐야 안다면서도 자신이 응원하는 아이돌을 위해 문자 보낸 팬들을 기만하고 큰 상처를 준 것, 청소년들에게도 민주주의에 대한 왜곡된 가치관을 심는다. 이 사건은 검찰이 수사해서라도 진상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프로듀스X101 투표 조작 사건은 일종의 채용비리이자 취업사기라고 힐난했다.

건국대학교 로스쿨 정연덕 교수는 지난 22일 유튜브를 통해 투표 조작 여부는 확인이 간단하다면서 문자투표로 100원 씩을 받았기 때문에 통신사에 자료를 요청하면 해결이 가능하다. 문제가 된다면 통신사 데이터를 보면 결론이 쉽게 나올 수 있다고 했다.

하태경 의원이 페이스북에 올린 ‘프로듀스X101’ 연습생 1~20위 득표수
하태경 의원이 페이스북에 올린 ‘프로듀스X101’ 연습생 1~20위 득표수

변호사 수임위한

펀딩도 시작

팬들은 실망감을 표출하며 프로듀스X101 제작진을 상대로 법적대응을 예고했다.

법무법인 매스트는 지난 24다음주 중 프로듀스X101’ 제작진을 사기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작진에게 방송법, 업무상 배임 등 혐의도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작 의혹을 제기한 일부 팬들은 프듀X진상규명위원회까지 결성했다. 이들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매스트의 변호사 수임료를 위한 펀딩도 함께 시작됐다. 팬들에게 문자 (투표)내역서와 철저한 진상 규명, 관계자 처벌을 촉구하는 내용의 탄원서를 작성해달라고 요청했다.

엠넷이 정확한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는다는 비판이 잇따르자 제작진은 집계 과정에서 일부 오류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제작진은 지난 24최종 득표수에서 일부 연습생 간 득표수 차이가 동일하다는 점을 인지하게 됐다면서 확인 결과 X를 포함한 최종 순위는 이상이 없었으나 방송으로 발표된 개별 최종득표수를 집계 및 전달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있었음을 발견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생방송 중 투표 집계를 담당한 제작진은 득표수로 순위를 집계한 후, 각 연습생의 득표율도 계산해 최종순위를 복수의 방법으로 검증했다면서 그러나 해당 제작진이 순위를 재차 검증하는 과정에서 득표율을 소수점 둘째 자리로 반올림했고, 이 반올림된 득표율로 환산된 득표수가 생방송 현장에 전달됐다. 이 과정에서 순위의 변동이 없었음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린다고 해명했다.

제작진의 해명에도 문자 투표 조작 의혹은 거세지고 있다. 팬들은 데이터를 공개하라”, “공개 전까지는 믿지 않겠다”, “당당하다면 데이터를 공개하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상황이다.

하태경 의원도 제작진의 해명을 두고 또다시 SNS엠넷의 추가 해명을 믿기 어렵다, 오류투성이라며 엠넷 측이 일단 사과하고 오류를 인정했다. 발표된 득표수가 실제 득표수와는 차이가 있다는 걸 인정한 것이다. 네티즌들이 조작 의혹을 제기할 충분한 근거가 있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엠넷 주장대로 (1~20위 연습생의) 득표수를 득표율로 환산한 것을 보니, 소수점 둘째 자리가 0 아니면 5 이라며 반올림을 하면 숫자가 0~9로 다양하게 나와야하는데 왜 05만 나오는가라고 지적했다.

하 의원은 또 열개 숫자 중 반올림을 해 다양한 숫자가 나오지 않고 소수점 둘째 자리가 오직 05만 나올 확률이 얼마나 되느냐면서 직접 계산해보니, 엠넷 주장대로 될 확률은 로또를 연달아 두 번 당첨될 확률보다 훨씬 적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엠넷은 구차한 변명을 하지 말고 원 투표 데이터를 즉각 공개해야 한다변명만하면 의혹만 커질 뿐이라며 이 확률을 안다면 엠넷도 자신의 추가 해명이 왜 틀렸는지 깨닫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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