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공천 칼춤’-‘친박 달래기’ 사이 우리공화당, ‘친박 적자’ 내세운다

[일요서울 | 이도영 기자] 최근 여론조사에서 우리공화당의 지지율 상승이 두드러진다. 우리공화당은 조원진·홍문종 공동대표로 2개의 의석수를 가지고 있지만 16석을 확보하고 있는 민주평화당을 지지율로 앞섰다. 이같은 지지율 상승은 태극기 세력이 우리공화당으로 결집하고 있음을 보여줌과 동시에 박 전 대통령이 옥중정치를 시작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한국당은 주요 보직에 친박계를 임명하고 있지만 다음 공천에서 일부 친박계 인사들을 탈락시킨다면 그들이 우리공화당으로 입당해 지난 18대 총선에 이어 제2친박연대가 탄생할 수 있다.

조원진·홍문종 우리공화당 공동대표  [뉴시스]
조원진·홍문종 우리공화당 공동대표 [뉴시스]

-한국당 친박계, 우리공화당과 ‘연대’, ‘단일화’ 없이 금배지 불안

우리공화당은 지난 22일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가 YTN의 의뢰로 발표한 7월 3주차 주간 집계에서 조사 포함 두 번째 주 만에 민주평화당을 앞선 2.4%p를 기록했다. 반면 민주평화당은 창당 후 최저치인 1.6%p를 기록했다.

민주평화당 비당권파가 당권파와 대립하며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를 결성해 분당수순으로 들어간 것이 지지율 하락의 원인 중 하나지만 우리공화당은 민주평화당의 지지율을 흡수한 게 아니라 보수층이 결집한 양상을 보였다. 우리공화당은 보수층에서 5.4% 얻어 5% 선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별로 대구·경북에서 3.5%를 기록했으며 연령별로 20대에게 2.2%로 2%를 넘으며 전반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리얼미터의 조사는 지난 15일부터 19일까지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505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 응답률은 4.6%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민주평화당의 국회의원 수는 16명이다. 국회법상으로 바른미래당 소속인 박주현·장정숙 의원을 제외하더라도 14명이다. 반면, 우리공화당은 조원진·홍문종 공동대표로 2석을 가지고 있다.

우리공화당이 ‘태극기 세력’을 지지기반으로 두고 있듯이 민주평화당도 호남을 기반으로 둔 정당이다. 양쪽 모두 지지기반이 확실하기 때문에 의석수가 적은 우리공화당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의석수 2석이 민주평화당 16석 제쳐

인지연 우리공화당 수석대변인은 “한국당 보수 세력과 태극기 세력이 우리공화당으로 집결한다는 분석에 대해 강하게 공감하며 우리공화당이야 말로 진정한 보수우파 정당이 탄생한 것”이라며 “우리공화당이 보수우파의 가치를 선명하게 할수록 지지율 증가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자신한다”고 밝혔다.

우리공화당은 그 전신인 대한애국당 시절 여론조사기관의 집계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하지만 조원진·홍문종 공동대표가 “박 전 대통령과 중요 정치 사안에 대해 상의하지 않은 적이 없다”, “박근혜 대통령을 우리 당 1호 당원으로 모시고 다음 총선을 치르겠다” 등 계속해서 박 전 대통령을 언급하고 홍 공동대표가 한국당 탈당 때 40명 이상이 추가로 탈당할 것이라고 선언하는 등 우리공화당을 중심으로 한 친박 세력의 재결집을 주장하며 세력을 확장해 집계에 포함됐다.

두 공동대표의 주장에 일각에서는 박 전 대통령이 옥중정치를 시작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는 우리공화당 당명과도 연결된다. 홍 공동대표는 일요서울TV ‘주간 박종진’에 출연해 박 앵커가 “(당명을) 박 대통령이 지었나”라고 묻자 즉답을 피했다. 또 다음 총선에서 우리공화당이 몇 석을 얻을지 묻자 “대통령께서는 50석 가까이 생각하고 계신다”고 답했다.

박 전 대통령은 옥중정치에 들어가기 전 구치소를 나오려고 했다. 상고심 구속기간이 지난 4월 16일로 끝나 17일부터 ‘기결수’ 신분이 되자 건강 등을 이유로 형집행정지를 신청했다. 하지만 검찰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자택정치’가 불가능하게 되자 ‘옥중정치’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조원씨앤아이의 연구원은 일요서울과의 통화에서 “보수층 일부가 한국당과 우리공화당 사이에서 결정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조원진·홍문종 공동대표의 발언들은 지지층 결집에 중점을 둔 행보다. 지지층 결집이라는 것은 결국 지지층 확장을 위한 초석을 다지는 과정이다”라고 평가했다.

보수정당, 총선 위한 인재 영입 ‘기싸움’ 시작

박 전 대통령이 옥중정치를 시작하며 진정한 친박의 ‘적자’가 누구냐에 따라 박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을 끌어안을 수 있다. 현재는 우리공화당이 적자에 더 가까워 보이지만 한국당에도 아직까지 많은 친박 인사들이 남아있다. 황 대표는 최근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 8선의 친박계 서청원 의원, 비박계 김무성 의원 등과 만나는 등 한국당을 중심으로 한 보수대통합을 꿈꾸고 있다.

한국당은 정치 신인에게 최대 50%, 청년·여성 후보들에게는 최대 40%의 가산점을 주는 공천룰을 만들었다. 개혁이란 이름에는 걸맞지만 내부적으로 현역 의원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신상진 한국당 정치혁신특별위원장은 지난 24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당 현역 의원들의 ‘가산점이 너무 많지 않냐’는 의견이 있다”며 “현역이 그동안 (지역에서) 잘했으면 신인에게 가산점을 주더라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고, 지지를 받지 못한다면 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 위원장은 앞서 총선에서 현역 교체 비율이 클 거라는 이른바 ‘물갈이론’을 내세우며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책임을 언급해 당내 친박 인사들의 반발을 샀다. 신 위원장의 발언과 함께 홍 공동대표가 탈당하자 정치권에서는 친박계가 대거 우리공화당으로 이동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친박인사들은 황교안 대표 체제 아래 주요 보직을 맡고 있다. 박맹우 사무총장, 민경욱 대변인, 김재원 예산결산특별위원장 등이다. 이걸 두고 황 대표가 친박 달래기에 나서며 본인의 세력을 새롭게 구축했다는 평가가 있다.

황 대표와 홍 공동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이언주 무소속 의원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했다. 황 대표는 “이 의원과 함께할 수 있도록 성원 부탁한다”고 말했고 홍 공동대표는 “싸우려면 우리공화당에서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문재인 정부 저격수’, ‘보수 여전사’로 불리는 이 의원을 영입하기 위해 한국당과 우리공화당이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보낸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친박 영입 리스트가 언급되고 김태환·송영선·곽성문·황우여·이병석·박창달·주성영·송광호·서상기·윤창중 등 친박계 인사들이 다음 총선에 나갈 채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친박계가 공천에서 배제되거나 탈락한다면 그 세력이 우리공화당으로 흡수될 확률이 크다. 그렇게 된다면 우리공화당이 과거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한국당 전신) 공천에서 탈락한 친박계 의원들이 14석을 얻은 ‘친박연대’가 재연될 수 있다. 친박계 한국당 의원은 일요서울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공화당은) 예전 친박연대와 완전히 다르다. (태극기 세력이) 황 대표가 이끄는 한국당으로 올 것”이라고 우리공화당을 견제하면서도 보수통합 대상으로 “보수의 가치를 함께하는 모든 사람들이다. 우리공화당도 포함된다”라며 가능성을 열어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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