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 [뉴시스]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 [뉴시스]

[일요서울 | 강민정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내년 총선에서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을 대구·경북(TK) 지역에 공천할 방침이다. 이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 같은 뜻을 알리고, 김 전 실장을 이번 개각에서 제외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지난 7일 전해졌다.

김 전 실장도 사실상 내년 총선에 선수로 뛸 의사를 확고히 하고 대구와 구미 중 어디에 출마할 지를 심도 깊게 살펴보는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날 뉴시스와의 유선을 통해 “최근 이 대표가 문 대통령에게 김 전 실장의 TK 공천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며 “TK를 내년 총선의 승부처로 삼기로 하고 그럴 만한 인물을 찾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 전 실장이 이번 개각에 포함되면 내년 총선에 출마를 못 하지 않느냐”면서 “그래서 (이 대표가) 총선에 출마시켜야 하니까 개각 대상에 포함시키지 말아달라고 전달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전 실장은 1962년 경북 영덕에서 태어나 대구에 있는 경북고등학교를 졸업한 TK 출신 인물이다. 민주당은 그를 여권의 약세를 보이는 TK에서 총선의 승기를 꽂을 수 있는 인지도와 능력을 갖춘 인물이라 평가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5일 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구미형 일자리 사업 협약식을 위해 경북 구미를 찾은 뒤 이 같은 결단을 내리고, 행사 직후 문 대통령에게 의사를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실장도 당의 요청을 승인해 사실상 출마 의지를 확고히 한 것으로 알려진다.

‘본인 의중은 확인이 된 것이냐’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본인이 (출마 결심에 대한) 이야기가 없었는데 이렇게 (공천) 이야기가 나왔겠느냐”고 반문했다. 김 전 실장 역시 출마를 전한 셈이다.

다른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김 전 실장이 경북 구미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다녔고 대구로 가서 고등학교를 나왔다”며 “(본인이) 구미 혹은 대구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사회수석비서관으로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 몸담은 김 전 실장은 장하성 초대 정책실장의 후임으로 지난해 11월 발탁된 뒤 올해 6월까지 일했다.

당초 이번 개각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에 내정된 것으로 전해졌으나 최근 철회된 것으로 알려져 인사검증 과정에서 어떤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민주당에 따르면 이는 김 전 실장을 TK 공략에 활용하기 위한 이 대표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인사검증과는 관계가 없다.

이 관계자는 “인사검증에 문제가 있어서 배제된 게 아니라 당의 출마 요청 때문에 내각 후보로 거론되다가 빠지게 된 것”이라며 “TK에 좋은 후보를 우리 당이 내겠다는 일종의 신호탄으로 봐 달라”고 언급했다.

김 전 실장의 공천 방식과 관련해서는 “전략공천이 될지 아니면 해당 지역위원장에게 양해를 구해서 자연스럽게 새 지역위원장으로 교체해 출마시킬지 정해진 게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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