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을 끌어왔던 두산그룹 형제의 난이 결국 박용성회장과 박용만 부회장의 동반사퇴로 매듭지어지고 있다. 지난 4일 두산그룹에 따르면 박용성 회장이 그룹 회장직과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직에서 물러남과 동시에 그룹경영을 실질적으로 이끌어 왔던 박용만 그룹 부회장 겸 ㈜두산 부회장이 사퇴했다고 밝혔다. 박용성 회장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경영일선 및 국내 모든 공직에서 물러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동안 자격을 유지해왔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과 국제상업회의소(ICC) 회장 등 대외적인 지위 역시 법적 처분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용성회장과 박용만 부회장의 동반퇴진에 대해 두산그룹 관계자는 “박용성 회장과 박용만 부회장의 사임은 검찰 수사결과 발표를 앞두고 그룹 경영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한 것”이라며 “계열사 사장들을 중심으로 하는 비상경영위원회를 만들어 앞으로 주요 그룹 현안을 논의하고 선진적 지배체제 개선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계열사 사장단은 유병택 ㈜두산 부회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비상경영위원회를 꾸렸다.

이와 관련 서울중앙지검은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면서 “총수 일가에 대한 구속 여부 등은 이번주 내로 결정하고,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두산가를 이끌어오던 박용성회장과 박용만 부회장이 동반 퇴진함에 따라 두산가의 향후 사령탑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계 일각에서는 이미 두산그룹 핵심요직에서 일하고 있는 두산가 4세대들이 직접 경영을 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비상경영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유병택 부회장 등 전문경영인 체제로 갈 것이라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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