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리다? 박찬호가 시즌 12승을 거둔 지난 9월1일은 승리 소식보다 정작 그의 11월 결혼설로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 스포츠전문지 스포츠서울은 1일자 신문을 통해 “박찬호가 일본 부동산 재력가의 딸과 지난해 제주도에서 극비 약혼했으며, 오는 11월 한국서 결혼, 또 내년초 일본서 또 한번 결혼식을 올릴 것”이라고 보도했다.박찬호가 올 겨울 결혼할 것이라는 이야기는 한달 전부터 방송가를 통해 이미 나돌기 시작했다. 그러나 재일교포 출신의 여성이라는 점만 알려졌을 뿐 신상은 아무 것도 공개된 것이 없어 이에 대한 소문을 인지한 스포츠신문 기자들의 애를 태운 바 있다. 이 와중에 언론이 3개의 지면을 할애해 박찬호 11월 결혼으로 확정지어 보도를 한 것이다.박찬호는 과연 11월 결혼을 할까. 그러나 이번 박찬호의 결혼 보도가 오보냐 아니냐를 떠나서 정작 중요한 것은 이번 보도를 통해 박찬호측이 현재 사귀고 있는 여성이 있으며 재일교포 출신이라는 것도 시인을 했다는 점이다.

현재 주변에서 계속 흘러나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이미 양가 부모들의 상견례도 마친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으며 이 때문에 자신있게 언론 보도가 나왔다는 해석이다.박찬호의 결혼은 사실 스포츠계 최고의 뉴스다. 따라서 그가 언제 결혼할지, 과연 상대는 누가 될지 초미의 관심사다. 박찬호는 미국 진출 첫 해였던 지난 94년께 항공사에서 근무하던 한 여성과 잠깐 사귀었던 것으로 전해졌을뿐 결혼을 전제로 현재까지 만나는 사람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었다. 모 인터넷 관련 회사에 근무하던 아가씨와 잠깐 선을 본 적도 있고, 또 절친한 영화배우 정준호의 소개로 역시 맞선을 본 적도 있다는 이야기가 계속 나왔으나 정작 박찬호와 결혼을 전제로 한 상대는 전혀 알려지지도 않았었다. 이 와중에 박찬호가 여자를 사귀고 있다고 시인했다는 점이 보다 진일보한, 소식인 셈이다.

양가 상견례설 꾸준

“몸 건강하게 30차례 이상 등판해 200이닝 이상 소화하는게 목표입니다.” 항상 똑같다. 이쯤되면 진부할 정도다. 지난 3∼4년간 박찬호(32·샌디에이고)가 시즌을 앞두고 내건 목표. 들을 필요도 없을 정도로, 마치 녹음기를 틀 듯 이야기는 항상 같았다. 그러나 이러한 시즌 달성 목표는 박찬호에게 상당히 중요했다. 아프지 않고 마운드에 오를 수 있다는 것,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등판해 200이닝 이상을 거뜬히 치러낸다는 것은 정말 중요했다. 새해가 시작될 때마다 입에 달고 다녔던 꿈은 비로소 2005년이 돼서야 이룰 수 있을 듯하다. 박찬호가 2002년 텍사스에 5년간 6,500만달러의 엄청난 FA계약금을 받고 이적한 뒤 단 한번도 부상자 명단에 오르지 않고 꾸준히 마운드에 오른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박찬호는 9월1일 현재 시즌 12승6패를 기록중이다.

선발 투수의 영예라고 할 수 있는 두 자릿 수 승수에 지난 2001년 이후 처음으로 복귀했을 뿐만 아니라 이 추세대로라면 30차례 이상, 200이닝에 근접한 투구를 소화하고 시즌을 마감할 수 있게 됐다. 이제 부상 고민은 그야말로 완전히 접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꾸준한 등판이 중요했는데 박찬호는 지인들에게 “올해는 어떻게 끝나든 간에 아프지 않았던 것으로 만족하다. 겨울 훈련을 더욱 열심히 해서 본격적인 궤도는 내년부터 오를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히고 있다.박찬호 부활의 동력은 역시 투심(two-seam) 패스트볼의 완벽 구사 덕분이다. 투심패스트볼은 일반적으로 가라앉는 싱킹패스트볼, 또는 투구시 공 후반부의 궤적이 꼬리를 그리며 살짝 휜다고 해서 테일링(tailing) 패스트볼이라고도 불린다. 공의 실밥을 잡는 양 손가락 중 검지 손가락에 더 힘을 주면 홈플레이트 쪽으로 들어간다. 서 있는 왼손 타자는 자신의 허리띠 근처로 공이 오기 때문에 그냥 기다리다가 스트라이크 선언이 되면 어이없어하는 공이다. 박찬호는 LA다저스 시절부터 이 공을 연마, 심심찮게 구사해 왔으나 주무기로 사용하지는 않았다.

그러다가 홈런이 양산되는 알링턴 구장(텍사스 홈구장)을 주로 사용하면서 낮게 공을 던지기 위해 투심 빈도를 높였다. 낮게 낮게 제구되는 공은 스트라이크존에 높게 오는 공보다 아무래도 장타를 맞을 비율이 현저히 줄어든다.투심 패스트볼이 박찬호에게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는 수치상으로도 증명된다. 박찬호는 풀타임 선발 첫해이던 지난 97년부터 해마다 20홈런 이상씩을 내줬다. 97년 24피홈런을 시작으로 2004년 22홈런을 내줄 때까지 전형적인 플라이볼 투수, 즉 강속구로 윽박질러 삼진을 많이 잡아낼 때도 많지만 번번이 큰 것 한방을 내줄 때도 많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올시즌엔 시즌 잔여 한달을 남겨놓고 겨우 10홈런을 내줬다. 박찬호가 20차례 이상 선발 등판한 해를 기준으로 역대 최소 피홈런으로 시즌을 마감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문제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변화구로 타자를 잡아내는 요령은 이전보다 좋아졌으나 연속안타로 대량 실점하며 무너지는 경우도 자주 볼 수 있다.

박찬호의 방어율은 현재 5.79. 즉, 마운드에 오르면 평균적으로 6점에 가까운 자책점을 내줬다는 결론이 나온다. 두 자릿수 승수에 복귀했음에도 불구하고 좋지않은 방어율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지난 5년간 메이저리그 투수중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두고도 6점대 방어율을 거둔 투수는 찾아보기가 힘든데 지난 2003년 박찬호의 팀 동료였던 콜비 루이스가 10승9패, 방어율 7.30을 기록한 적이 있다. 2001년에는 역시 텍사스 소속으로 11승11패, 벙어율 6.02를 기록한 대런 올리버가 눈에 띈다. 라이언 드레스(현 워싱턴)는 클리블랜드 소속이던 2002년 10승9패에 역시 방어율 6.55를 기록했다.앞에 열거한 6점대 방어율에 10승 투수들의 공통점은 공교롭게도 모두 투심 패스트볼을 주무기로 하는 투수라는 점. 소화 이닝보다 피안타 수가 많다보니 주자를 많이 모으는 경우가 있고 탄탄한 내야 수비가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대량 실점을 하는, 전형적인 케이스의 투수들이다.

결국 투심패스트볼로 거듭나며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는 박찬호지만 앞으로는 방어율을 어떻게 줄이고 주자를 누상에 내보내지 않을 것인가가 해결과제로 남아있다. 그런 의미에서 올겨울 박찬호의 겨울 훈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박찬호 부활의 끝은 어디인가박찬호의 부활은 이제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기정 사실이 됐다. 다만 이 부활이 어느 정도의 수위에서 마감될지가 이제 관심을 모으고 있다. 8월초 샌디에이고로 트레이드된 박찬호는 팀이 공교롭게도 포스트시즌 진출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박찬호로서는 94년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출전을 눈 앞에 두고 있는 셈이다. 지난 96년 다저스 시절 엔트리에 포함이 됐으나 다저스 1∼3선발이 줄줄이 연패하면서 단 한번도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이번에는 사상 최초로 포스트시즌 출전이 가능한 상태다.

첫 포스트시즌 출전 기회

박찬호가 샌디에이고 이적을 결심한건 사실 무엇보다도 생애 첫 포스트시즌 출전여부가 걸려있기 때문이었다. 최근 몇 년 들어 더욱 방망이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는 아메리칸리그의 힘겨운 마운드 운용, 등판이 조금이라도 부진하기만 하면 쏟아지는 비난, 또 투수가 타석에 들어서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내셔널리그라는 점 등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박찬호의 구미를 당긴 것은 가을잔치 참가였다. 다저스 시절 해마다 시즌 15승 이상에 탈삼진 선두권에 있으면서도 자신의 경력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포스트시즌 참가 경험이 없었던 박찬호였다. 그런 상황에서 샌디에이고가 러브콜을 했었고 박찬호가 흔쾌히 결정한 바 있다.현재 샌디에이고 마운드는 제이크 피비와 애덤 이튼의 걸출한 듀오가 디비전시리즈 1,2차전을 책임져줄 것으로 보인다.

샌디에이고 코칭스태프는 일찌감치 피비-이튼의 연속 출격을 염두에 두고 포스트시즌 시나리오를 짜고 있다. 과연 3선발이 누가 될지가 문제. 피비-이튼 외에 샌디에이고는 브라이언 로렌스와 우디 윌리암스, 그리고 박찬호가 있다. 통상 디비전시리즈, 챔피언십시리즈서는 3명의 선발이 필요하다고 봤을 때 이 세명중 하나가 3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세 명 다 합격점을 받을 정도로 완벽하지 않다는 점. 보치 감독이 박찬호를 기용하는 스타일도 다소 미심쩍은게 사실이다. 5회 이후에 조금이라도 불안한 모습을 보일 경우 곧바로 강판시키는 경우가 잦다. 물론 샌디에이고의 철벽 구원진(스캇 라인브링크-오츠카 아키노리-트레버 호프만)을 믿는 탓도 있지만 투구 수 80개 이후에 현저히 떨어지는 박찬호의 구위를 아직 못믿겠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9월 잔여 등판이 포스트 시즌 선발 중요 기점

박찬호는 일단 큰 고비 하나는 8월말에 넘긴 상태. 이튼, 피비를 제외하고 최근 가장 뛰어난 성적을 보이던 우완 페드로 아스타시오가 대퇴사두근 통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기 때문이다. 샌디에이고는 아스타시오를 포함해 나머지 4명의 선발중 한 명을 9월 한달간 불펜으로 내려보낼 작정이었고 박찬호가 유력 후보였던게 사실이다. 아스타시오는 샌디에이고 이적후 2승2패, 방어율 3.76으로 비교적 좋은 성적을 보여왔다. 특히 8월 들어 2승, 26이닝 동안 7자책으로 2점대 방어율(2.42)을 보여와 로테이션 잔류 0순위였다. 일단 아스타시오가 없는 상황에서 박찬호는 안정적으로 마운드에 오를 수 있는 상황이다.박찬호는 9월 잔여 등판 동안 좀 더 안정된 구위를 보여주며 샌디에이고 마운드서 버텨야 할 것으로 보인다. 포스트시즌 선발 등판은 몸값, 이름값도 아니고 철저하게 구위와 능력으로 서야하는 무대 아닌가. 다행히 9월 첫 무대인 1일 애리조나전서 6이닝을 단 3안타만 내주며 2실점으로 호투해 일단 좋은 출발을 보였다. 이러한 투구 내용이 꾸준히 계속돼야 포스트시즌 3선발로 마운드에 설 가능성이 높다.

# 베일벗는 ‘찬호의 연인’

박찬호와 결혼설까지 나오는 ‘연인’은 누구일까.한국인 투수 박찬호의 ‘연인’으로 알려진 여성은 재일동포로 올해 29세의 빼어난 미모를 소유한 재원으로 알려졌다. 그녀는 충청도에 기반을 둔 한 지방은행 설립자의 손녀 딸로, 일본 조치(上智)대를 졸업하고 미국 유학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여성의 아버지는 일본의 명문인 게이오(慶應)대를 졸업하고 미국의 워싱턴 주립대에서 유학한 올해 62세인 재일동포 박모씨이며, 일본에서 부동산 회사인 ‘J토지’를 운영하는 사업가라는 것. 그는 현재 한국에도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항간에는 11월에 제주의 한 호텔에서 결혼한다는 말이 나돌고 있으나 박찬호측은 공식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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