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웅렬 전 회장의 아픈 손가락 ‘코오롱 티슈진’
이웅렬 전 회장의 아픈 손가락 ‘코오롱 티슈진’
  • 신유진 기자
  • 입력 2019-08-30 18:57
  • 승인 2019.08.30 19:09
  • 호수 1322
  • 3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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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폐지 결정에 5000여 억 휴지조각 되나
[사진 출처: 뉴시스]
[사진 출처: 뉴시스]

 

[일요서울 | 신유진 기자] 이웅렬 코오롱그룹 전 회장의 네 번째 자식으로 불리던 코오롱티슈진이 결국 ‘아픈 손가락’이 됐다. 코오롱티슈진은 세계 최초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 케이주(이하 인보사)’를 개발·출시하며 주목 받아 왔다. 하지만 지난달 26일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에 의해 코스닥 시장 상장폐지 결정이 이뤄지면서 증시에서 퇴출될 위기에 직면했다. 만약 3차 심의 과정에서 코오롱티슈진의 상장폐지가 최종 확정되면, 452만 주의 소액주주 손실은 물론 시가총액 4896억 원은 휴지조각이 된다. 이를 두고 코오롱티슈진과 이 전 회장이 어떤 대처에 나설지 재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상장폐지 최종 확정 시 452만 주 손실...시가총액은 4896억 원
손해배상 청구액 규모 500억 원…이 전 회장, 입장 표명은 ‘아직’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의 개발사인 코오롱 티슈진이 상장 1년 9개월만에 증시에서 퇴출당할 위기에 처했다. 지난달 26일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기업심사위원회(이하 기심위)는 코오롱티슈진을 상장폐지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대기업 계열사가 상장폐지 결정을 받은 건 10년 전인 2009년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제도를 도입한 후 처음이다. 코스닥 시장본부는 이번 달 18일까지 위원회를 열어 상장폐지나 개선 기간 부여 여부를 최종 심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결정적 원인은 ‘인보사 사태’ 

코오롱티슈진이 상장 폐지된 결정적 원인은 인보사가 코오롱티슈진 상장의 핵심이라는 점 때문이다. 인보사는 악성종양 유발 성분이 포함됐다는 이유로 지난해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당시 화제된 인보사 사태에 따르면 코오롱생명과학은 2017년 7월 10일 국내 최초로 유전자 치료제이자 세계 최초의 골관절염 치료제인 인보사에 대한 판매허가를 얻어 그해 9월 출시했다.

하지만 지난 3월 미국이 임상 3상을 진행하면서 인보사 주성분 중 하나가 허가 당시 코오롱생명과학이 제출했던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라고 밝혀졌다. 이에 식품의약안전처(식약처)는 지난 3월 31일 국내 유통 및 판매를 중단시킨 데 이어 4월 28일 인보사의 국내품목허가를 취소했다. 

여기에 식약처는 코오롱생명과학이 제출한 자료가 허위로 밝혀졌고, 허가 전 코오롱 측이 추가로 확인 된 주요 사실을 숨기고 제출하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하고 나섰다. 회사 측의 고의성을 계기로 인보사 허가를 취소했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신장세포로 밝혀진 이 세포는 악성종양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태는 더욱 악화됐다.

이 같은 사태에 올해 코오롱티슈진 한 종목에서만 4700억 원가량이 증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그룹 내 7개 상장사의 시가 총액도 올해 초 대비 3조 원 빠져나갔다. 

개인주주, 계열사...타격 전망

코오롱티슈진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소액주주는 5만9445명으로 보유 주식수는 451만6813주(지분율 36.7%)다. 해당 지분의 가치는 1809억 원이다. 이 가운데 개인 주주 중 가장 큰 손해를 보는 인물은 이 전 회장이다. 이웅렬 코오롱 전 회장 보유 지분율은 17.83%로, 시가총액 873억 원에 해당한다. 특수관계인의 보유 지분율은 62.13%다. 이들의 시가총액은 4896억 원 규모다. 만약 최종 심의를 통해 상장이 폐지가 확정되면, 이 금액은 모두 휴지조각이 되는 셈이다.

이번 상장폐지 결정으로 계열사인 코오롱생명과학도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은 티슈진 지분 12.57%를 보유하고 있다. 현 상황은 주가가 폭락해 손실을 안게 된 티슈진의 소액주주들이 회사를 상대로 65억 원 규모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했다. 투자자뿐 아니라 환자 들이 제기한 피소까지 하면 총 손해배상 청구액 규모는 500억 원을 넘는다.

이에 따라 코오롱생명과학뿐 아니라 코오롱 등 다른 계열사도 피해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 전 회장과 경영진에 대한 민·형사 소송이 진행될 상황에서 상장 폐지가 확정되면 손해배상 규모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민·형사 소송에 대응나서

코오롱티슈진은 악조건에서 발 빠르게 대응 중이다. 지난 달 27일 티슈진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인보사 임상 중단 해제 요구사항에 대한 응답 자료를 제출했다. 응답 자료에는 인보사 세포 특성 확인시험 결과 및 품질 관리 시스템 향상 등 시정조치 계획 등을 담았고 제품의 안전성을 평가한 자료도 넣었다. FDA가 임상 중을 해제할지 여부는 관련 서류 검토 후 한 달여 뒤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코오롱티슈진은 FDA에 작은 희망을 걸고 ‘임상 중단 해제’를 위해 발버둥치고 있지만 임상 중단 해제가 짧은 시간 내 이뤄질지 알 수 없다. 이 전 회장과 코오롱그룹은 인보사 관련해 구체적인 입장을 표명 하지 않은 상태다.

한편, 코오롱티슈진은 2017년 11월 코스닥 시장 상장 당시 2만7000원에서 시작해 한때 7만51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그러나 인보사 사태로 거래정지 직전 주가가 8010원까지 급락했다. 상장 폐지 확정 여부와 FDA가 임상 중단 해제를 해줄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코오롱에 낀 먹구름은 당분간 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신유진 기자 yjshin@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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