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의에 비당권파인 지상욱 의원이 참석해 손학규 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뉴시스]
지난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의에 비당권파인 지상욱 의원이 참석해 손학규 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뉴시스]

[일요서울 | 강민정 기자] 극심한 내홍을 겪어오던 바른미래당이 이번 하태경 의원 징계를 바탕으로 당권파와 비당권파 사이 갈등이 증폭돼 야권 정계개편의 도화선이 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바른미래당은 손학규 대표가 지난 5월 ‘추석 때 당 지지율 10% 미달 시 사퇴하겠다’는 발언을 놓고 한 차례 기싸움을 벌였다. 손 대표는 버티는 쪽을 택했고, 당 윤리위원회는 추석 직후 ‘나이 들면 정신 퇴락’ 발언으로 제소된 바른정당계 하태경 최고위원에게 직무정지 6개월 징계를 의결하면서 당권파와 비당권파 갈등이 커졌다.

당권파와 바른정당계, 안철수계 등 비당권파 간 갈등이 격화되자 일각에서는 당이 분당되는 것 아니냐는 견해가 제기됐다. 비당권파 의원들의 ‘10월 탈당설’이 거론되고 있고, 당권파와 대안정치연대와 간 연대 또는 결합 가능성이 재조명을 받고 있다.

비당권파 측은 부산에서 한국당과 조국 법무부 장관 퇴진을 촉구하는 반(反)조국 연대에 꾸리는 등 보수 통합 쪽에 무게를 기울이고 있다. 당권파 측은 중도개혁 정당, 통합의 필요성에 방점을 찍고 있다.

부산연대를 추진한 하태경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서 “손학규 대표의 방해에도 조국 파면 부산시민연대 투쟁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두 세력 모두 탈당 또는 분당설에는 거리를 두고 있다. 바른정당계 수장격인 유승민 의원은 탈당 가능성에 “그것은 너무 앞서 가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당권파에서도 대안정치연대 소속 의원들과의 결합설과 관련해 “현재 당 내분 상황에서 바른정당계에 비판거리만 제공하는 것 아니냐”고 밝혔다.

이에 정치권은 각 계파가 놓인 현실과 공동 창업주인 안철수 전 대표가 복귀하고 있지 않은 점 등이 난관이라는 의견을 내비친다.

대안정치연대 소속인 박지원 의원은 B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하태경 의원 징계에 “유승민 전 대표 등 보수 성향 의원들에게 한국당으로 합류할 수 있는 양탄자를 손학규 대표가 깔아줬다”면서도 바른미래당발 정계개편 가능성에는 “가장 큰 초점은 아무래도 박근혜 존재 자체가 정치이기 때문에 박근혜 신당이 일정한 지역에서 상당한 돌풍이 될 것”이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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