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에서 전남 지역에서조차 철저하게 외면 당한 새천년민주당은 이번 6·5 보궐선거에서 압도적인 차이로 열린우리당 후보를 눌렀다. 그 승리에는 물론 부산 총리-영남발전위원회 등에 자극받은 호남 소외감 정서가 자리잡고 있지만 민주당 후보 박준영의 무게도 무시할 수 없다는 평이다. 박 전남지사는 46년 전남 영암 출생이다. 서울로 이주하여 인창고와 성균관대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 신문학 석사를 거쳐 모교인 성대에서 언론학 박사를 취득했다. 72년에 중앙일보에 입사하여 80년까지 근무하다가 신군부의 광주 학살에 저항하여 80년 7월 해직 당했다.

이것이 기화가 되어 2001년 7월에 광주민주화유공자에 선정되었다. 해직 후 대우에서 근무하다가 87년 유월 항쟁의 결과로 중앙일보에 다시 복직되었다. 중앙일보에서 여러 보직을 거친 후에 98년 김대중 정부 때 청와대로 들어간다. 이후 공보비서실 국내언론비서관(1급), 공보수석비서관 겸 대변인(차관급), 국정홍보처장 등을 거친다. 이 모든 자리에서 박 지사는 차분하고 과묵한 언행으로 별다른 스캔들 없이 임무를 잘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신임도 각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 전남 지사 수행은 박 지사에게 또 하나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기자 생활과 공직 생활은 지방 자치단체장과 차이가 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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