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전 국민개혁주권회의 의장. <정대웅 기자>
손학규 바른미래당 당대표 <정대웅 기자>

 

권력은 마약과도 같다라는 말이 있다. 한번 맛을 보면 좀처럼 끊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권력이나 마약에 찌든 사람들의 말로 역시 비슷하다. 대부분 쓸쓸한 최후를 맞는다, 살아있을 때는 부귀영화를 누렸으나 죽어서 수모를 당하기도 한다.

하루 먼저 죽는 것보다 권력 또는 마약 없이 하루를 더 사는 게 더 두렵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그래서다.

조선시대 세조, 예종, 성종 등 3대를 걸쳐 온갖 영화를 누렸던 한명회가 대표적인 인물이라 할 수 있다.

말단직에 머물다 세조와 공모해 쿠데타를 일으켜 문종의 아들 단종을 쫓아내고 권력을 쥔 그는 자신의 정치적 이득을 위해 왕위를 계승할 수 없었던 성종을 왕으로 추대하는 등의 권모술수를 쓰며 죽을 때까지 권력을 휘둘렀다.

그러나 그는 연산군의 생모였던 윤씨의 폐사에 관련됐다는 이유로 부관참시당하는 굴욕을 당했다.

그는 권력 없이 하루를 더 사는 것이 두려워 죽을 때까지 권력을 쥐기는 했으나 죽어서 후손들에게 씻을 수 없는 멍에를 씌어주고 말았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권력의 속성은 변하지 않는 것 같다.

21세기인 지금도 권력 없이 하루를 더 사는 게 두려워 시대정신에도 한참 맞지 않는 사고로 정치적 생명을 연장하려 몸부림치는 정치인들이 적지 않다.

대표적 인사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를 비롯해 박지원 의원, 이해찬 민주당 대표. 정동영 민평당 대표다.

이들은 이미 정치적 수명이 다 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알량한 정치 생명을 하루라도 더 연장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자신이 한 말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을뿐더러 과거 정치판에서나 통할 정치적 구태를 마다하지 않는다.

그래서 꼰대라는 비아냥 섞인 비판을 받고 있다. 구태의연한 자신의 사고를 타인에게 강요하는데, 60대 후반에서 80을 바라보는 등 나이까지 많아서다.

이들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억울해하겠지만, 중요한 것은 생물학적 나이가 아니라 정신적으로 얼마나 젊은 사고를 지니고 있느냐는 점이다.

한국 프로야구의 라이온 킹이승엽은 코치나 감독을 해야 할 나이인 40대에도 젊은 선수 못지않은 실력으로 홈런포를 펑펑 터뜨렸다.

메이저리그에서 46세의 나이에도 선수로 활약한 이치로도 마찬가지.

한국 프로축구 전북의 이동국은 또 어떤가. 40줄에 들어섰음에도 녹슬지 않은 체력으로 한참 어린 후배들에 맞서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

이들이 장수할 수 있었던 것은 자기 관리에 철저했기 때문이다. 다른 것은 보지 않고 오직 자신이 할 일에만 충실하며 정도를 걸었다.

이들이야말로 스스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라는 말을 할 수 있다.

반면, 강정호는 한창 뛰어야 할 나이에 경기 외적인 일로 발목이 잡혀 선수 생활을 조기에 접어야 할지도 모르는 처지에 놓여 있다.

미안하지만 손학규 대표, 박지원 의원, 이해찬 대표, 정동영 대표는 비록 정치라는 외길을 살아온 건 사실이나 그동안 해온 정치적 행태를 봤을 때 저런 말을 들을 자격은 없어 보인다.

중국의 시인 도연명이 41살 때 마지막 관직을 사직하고 고향으로 가는 소회를 운문으로 쓴 귀거래사(歸去來辭)라는 작품이 있다.

손학규 대표, 박지원 의원, 이해찬 대표, 정동영 대표를 비롯해 시대정신을 따라가지 못하는 정치인들은 나이가 많고 적음과 관계없이 도연명같이 정치판을 떠나 귀거래사나 부르며 야인으로 사는 게 좋을 듯하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