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청년 중 이직경험자 절반이상
이직 잦아질수록 근속기간 단축
이직 3회 이상 되면 임금수준 하락

[일요서울ㅣ이지현 기자] 서울 청년(15~34세) 중 절반 이상이 이직을 경험했으며 이직이 잦아질수록 임금 수준과 처우가 악화되는 경향이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서울연구원 시민경제연구실 김진하 부연구위원 등이 2일 한국고용정보원 청년패널조사(2009~2017년, 15~34세 6312명 대상)를 활용해 서울 청년 이직 현황을 분석한 결과 취업경험자 5348명 중 이직경험이 있는 경우는 52.2%(2807명), 첫 직장을 유지하고 있는 경우는 47.5%(2541명)였다.

이직경험이 있는 응답자 중 1회 이직한 경우가 절반 이상인 52.3%(1467명)였다. 2회 이직자는 25.7%(721명), 3회 이상 이직자는 22.0%(619명)였다.

이직 사유를 밝힌 응답자들 중 자발적 이직자 865명에게 이직한 이유를 물은 결과 '근무조건 또는 작업환경이 나빠서'가 21.4%(212명)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적성 불일치'가 15.8%, '보수·승진 불만'이 13.2%, '직장·직무에 전망이 없어서'가 13.2%였다.

이직 후 근속기간은 평균 29.0개월로 첫 직장을 유지한 경우의 근속기간(46.2개월)보다 짧았다.

이직이 잦아질수록 근속기간은 짧아졌다. 1회 이직자의 평균 근속기간은 32.1개월, 2회 이직자는 28.4개월, 3회 이상 이직자는 22.4개월이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등 고용형태는 이직 후 대체로 개선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정규직인 청년이 이직 후에도 정규직일 확률은 84.0%, 비정규직이 될 확률은 9.5%였다. 반면 현재 비정규직인 청년이 이직 후 정규직이 될 확률은 24.2%고 여전히 비정규직일 확률은 63.7%였다.

잦은 이직은 임금수준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았다. 이직횟수에 따른 월평균 임금을 조사한 결과 이직횟수가 3회 이상이 되면 첫 직장을 유지하는 것보다 임금수준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1~2회 이직시 직전 직장보다 높은 보수를 받을 수 있지만 이직이 빈번해지면 인적자본 가치가 소모돼 더 많은 보수를 받기 위한 재취업이 어렵다고 서울연구원은 분석했다.

또 이직 후 재취업을 하면 첫 직장을 유지하는 것보다 사회보험과 퇴직금 규모가 적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연구원은 "이직이 자신의 경제적 수준 향상과 자아실현을 위한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잦은 이직은 경제적·사회적 하향이동으로 이어지는 위험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 "청년의 초기 노동시장 진입 시기는 대부분 탐색적 구직활동 시기로 경험을 얻기 위한 취업이 다수 발생한다"며 "그러므로 서울시가 운영하는 뉴딜일자리, 강소기업 직무체험 등 다양한 공공사업에 참여한 사람에 한해 직무능력기술서를 발급하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이는 참여자의 민간기업 연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서울연구원은 또 "경력직을 대상으로 한 양방향 정보공개망 구축이 근로조건 불만족 같은 문제를 해소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며 "현재는 민간 경력직 플랫폼을 중심으로 양방향 정보망이 구축되고 있지만 서울시도 서울일자리포털을 통해 구인업체의 고용관리와 직업능력 개발에 관한 사항을 알려줄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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