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금실 전장관이 서울시 접수를 위한 만반의 준비를 끝낸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다. 이미 정동영측과 조율을 끝내고 출마 로드맵을 완성했다는 후문이다. 핵심 참모 라인 구성도 완료하고 사무실도 비밀리에 물색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금명간 강 전장관의 서울시장 출마를 위한 공식 선언과 동시에 ‘강금실 사단’이 뜰 전망이다. 벌써부터 여권 일각에선 강 전장관의 서울시장 출마 선언이후를 고민하는 모습이다. 정동영식 ‘올인(All-in) 선거’와 ‘즐거운 선거(Fun Campaign)’를 치르려는 강 전장관이 궁합이 잘 맞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공개석상 등장 빈도 많아져

강 전장관의 서울시장 출마선언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미 출마선언 ‘D-day’가 결정됐다는 얘기도 나온다. 당에서는 하루라도 빨리 선언하기를 바라고 있는 눈치다. 강 전장관 역시 서울시장 출마 여부를 3월내로 정한 이상 미룰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듯 보인다. 당 일각에선 지난주 당 입당원서 제출과 동시에 출마를 선언하려다 막판에 일주일 더 연기했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강 전장관도 공개적인 행사에 얼굴을 자주 내비추며 출마선언이 임박했음을 시사하고 있다. 지난 16일 지은희 전 여성부 장관 덕성여대 총장 취임식에 참석한 강 전장관은 “시간을 끌 수 없으며 조만간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하면서 “이를 위해 여러 가지로 구상을 하고 있으며 생각을 다듬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참여정부 초대 여성부 장관의 총장 취임식은 김근태 최고위원, 서울시당 위원장을 맡고 있는 유인태 의원 등 당 지도부가 대거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때문에 마치 강 전장관의 출마를 종용하기 위한 ‘사전 행사’로 비쳐지기도 했다. 같은날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한 정동영 의장도 “조금 더 고민할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며 우회적으로 출마선언이 임박했음을 암시했다.하지만 물밑 진행상황은 이보다 더 빠르게 준비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여권 일각에서는 정동영 의장의 밀사가 왕래하며 강 전장관과 출마 로드맵 그리기를 마쳤고 중앙당 차원에서의 구체적인 공약이나 정책 아이디어 준비도 끝냈다는 얘기도 하고 있다.

캠프 인선작업 ‘완료’

당과 강 전장관측은 캠프내 조직을 꾸리기 위해 인선작업도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말도 나온다. 바야흐로 강금실 사단이 꾸려지고 있는 것이다.강금실 사단의 일등 참모인 선거대책본부장으로는 유인태 서울시당 위원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그는 서울시당 위원장이라는 직책으로 서울시장 만들기에 적극 나설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유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 정무특보, 정무수석비서관을 지내 청와대와 상호 긴밀하게 움직일 수 있다는 강점도 있다.

미디어 팀장에는 97년 DJ TV 토론을 실무적으로 담당했던 김 모 변호사가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정치 컨설턴트로도 유명한 김 변호사는 토론의 대가인 김한길 원내대표와 DJ TV 토론 드림팀을 이끌며 대선 승리에 적잖은 역할을 한 바 있다. 또한 법무법인 자하연과 강 전장관이 대표로 있는 법무법인 지평과의 특별한 인연도 강금실 사단 합류설에 근거가 되고 있다. 또한 80년대 당시 학생운동권 핵심적 이론가인 최민 당 장애인특별위원장도 거론되고 있다. 그는 두 다리와 왼팔을 쓰지 못하는 장애인이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전략통이자 지략가로 유명하다. 그는 강 전장관과도 오랫동안 친분을 유지해온 사이에다 최근까지 강 전장관을 비공식적으로 접촉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특히 정동영 의장과 서울대 국사학과 선후배 사이로 강 전장관과 정 의장 사이 출마 로드맵을 작성하는 데 연결고리를 한 인사로 지목되기도 한다.

최 위원장은 캠프 합류 여부와 관련해 출마선언이 먼저라고 전제하면서도 “강금실 전장관이 지원을 요청한다면…”이라고 말꼬리를 흐렸다. 현재 최 위원장은 당 활동보다는 자신이 대표로 있는 정보통신업체 오픈새(OPENSE)에 전념하고 있다.한편 여당의 고위급 인사도 적극적으로 강 전장관을 도울 수 있는 인재를 찾기 위해 나섰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함께 일하자’며 전직 언론인 출신 인사들을 중심으로 스카우트 제의를 벌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펀 마케팅’ 벤치마킹

이제 강 전장관은 출마 여부에 대한 고민에서 벗어났다는 것이 정가의 일반적인 평가이다. 그러나 고민도 만만치 않다. 강 전장관의 새로운 고민은 그가 밝힌대로 어떻게 선거를 치르느냐에 모아진다.강 전장관은 지난 2월 한 주간지와 인터뷰에서 “내가 서울시장 자격이 있느냐와 내 방식대로 선거를 치를 수 있느냐 하는 부분이 고민스럽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이 두가지 고민이 풀리면 과감히 뛰어들겠다. 그렇지 않으면 미련 없이 포기하겠다”고 덧붙였다. 일단 1차적으로 서울시장 자격이 있느냐 없느냐 고민은 넘어선 듯 보인다. 물론 청와대와 여당의 ‘설득’과 ‘압력’ 그리고 참여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으로서의 ‘빚’이 출마 결심의 시작일 수 있지만 본인이 어느 정도 해답을 찾은 모습이다.

하지만 강 전장관이 “내 방식대로 선거를 치를 수 있느냐”는 고민은 주관적으로 갈 수 없는 외부 영역의 문제로 중앙당과 해결할 문제이다. 이 해법은 정동영 의장과 함께 풀어가야 할 사안이다.정 의장은 지방선거에 임해 ‘정면 승부’, ‘올인’, ‘신몽골기병론’ 등 다분히 전투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지방선거 성패가 곧 자신의 정치적 생명과도 직결된 문제로 누구도 정 의장의 이런 모습에 토를 달 수 없는 상황이다. 그 정점에 서울시장 선거가 자리잡고 있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하지만 평소 ‘춤’을 좋아하고 국회의원들의 행태를 보고 ‘정치는 안하겠다’, ‘코미디야 코미디’라며 정치와는 일정정도의 거리를 두도 있던 강 전장관의 선거에 임하는 컨셉은 다르다.그는 캠프를 꾸리면서 인적 구성에 자신의 뜻을 가장 잘 이해하고 즐거운 캠페인을 벌일 수 있는 인재들을 모으려고 한다. 실제로 강 전장관 주변에선 ‘펀 마케팅 기법’을 벤치마킹하고 있다는 말도 흘러나오고 있다.

DY-康(강) 조화 여부 ‘관심’

한편 ‘투사적인’ 정 의장이 서울시장 캠페인을 선두에 서서 진두지휘하는 모습에 강 전장관이 부담감을 느낄 수도 있다는 전망도 있다. 이는 자칫 친노 진영뿐만 아니라 재야파의 반발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감한 부분이다.그렇다고 정동영계, 김근태계, 친노진영 등 연합군 형식으로 캠프를 구성한다면 팀워크에 문제가 생길 소지도 다분하다. 캠페인 인적 구성과 캠페인 전략이 정 의장과 긴장관계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렇듯 강다르크(강금실+잔다르크)라는 투사 이미지를 내심 바라는 당과 ‘강금실 다운 선거’를 바라는 자유인인 강 전장관 사이에 어떻게 조화를 이룰지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 서울시장 캠프 어떻게 꾸려지나경선은 ‘소규모’ 본선시 ‘대거 증원’


지방선거의 꽃이자 부통령급인 서울시장 선거를 준비하는 데 인원과 조직은 얼마나 들까. 지난 2002년 이명박 서울시장 후보 캠프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했던 이춘식 현 서울시 정책특보(서울시장 후보 정치특보)는 본선이 시작되기전 경선에는 많은 인원이 필요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경선 당시에는 조직팀 10명과 정책팀(홍보 포함) 10명 등 총 20명이 상근해 경선을 치렀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선을 통과한 이후에는 캠프 사무실과 인원이 2~3배로 늘어났다.

중앙당의 조직이 대거 이 후보 캠프에 합류하면서 종로에 위치한 현 한국전산원 한층을 전부 빌려야만 했다. 실평수도 150평에 이르렀고 인원도 150명으로 늘어났다. 서울시장 캠프내 핵심 부서도 6개 파트로 늘어나고 외부인사도 적극적으로 영입됐다. 당내 경선 당시 조직과 정책 파트가 확대 개편되면서 총괄기획본부(이재오), 기획위(김영춘), 조직위(이성헌), 홍보위(원희룡), 대변인(오세훈), 유세위(홍준표) 등 크게 6개 파트로 나뉘어졌다. 한 파트당 20여명 이상의 실무진이 포진한 셈이다. 이 특보는 경선·본선을 합쳐 선거 비용이 20억원 이상 들었다고 언급했다. 그는 서울시장 후보 캠프에 활동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돈을 일체 쓸 수 없어 ‘죽을 맛’이었다고 회고했다.

대신 재밌는 선거를 치를 수 있었다고 말했다.이 특보는 예비 서울시장 후보자에게 “돈을 쓸 수 없었기에 홍보가 가장 중요하다”며 “언론 등 미디어 선거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충고했다.한편 그는 이명박 서울시장 후보는 미디어 전문가나 TV토론 전문가를 초빙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당시 이 후보는 측근들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기술적인 것은 오히려 부자연스럽다”며 “내용에 충실하자”고 물리쳤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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