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사이트 정리해 소개하는 또 다른 사이트 등장

불법 성인사이트 정보를 정리해서 알려주는 사이트 등장. [사진=해당 사이트 화면 캡처]
불법 성인사이트 정보를 정리해서 알려주는 사이트 등장. [사진=해당 사이트 화면 캡처]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소라OO, 텐프OO, 붉은OO 등 이름도 매우 선정적인 불법 성인사이트가 판을 치고 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는 여러 방법을 통해 불법 성인사이트를 근절하겠다고 나섰지만 불사조처럼 부활하는 사이트들을 잡는 것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심지어 해외에 서버를 두거나 차단 우회 방법을 이용하기 때문에 빠른 시간 내에 차단하기도 힘든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불법 성인사이트의 차단 정보를 실시간 업데이트해 제공하는 알선 사이트가 성행하고 있다. 이용자들은 한 사이트가 문을 닫아도 다른 사이트로 이동하는 양상을 보인다.

소라넷 운영자 잡혔다고 불법 음란물 사라졌나새 정책 실효성 의문

운영자들 주요 수익은 광고료’···회원 유치해 돈 벌고 잠적 반복

최근 국내 최대 규모 음란물 사이트인 소라넷을 공동운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여성이 징역 4년을 확정 받았다.

A씨는 지난 200311월부터 20164월까지 배우자 B씨 및 지인 부부와 함께 소라넷을 운영하면서 회원 이용료와 도박사이트성매매업소성인용품 판매업소 광고료 등을 받을 목적으로 불법 음란물 유포를 방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 일당은 해외에 서버를 두고 몰래카메라, 보복성 불법 촬영물, 집단 성관계 영상 등을 자유롭게 공유하도록 메뉴를 구성해 100만 명 이상 회원을 모집했다.

A씨는 지난 2015년 소라넷 수사가 시작되자 뉴질랜드 등에서 도피 생활을 했으며, 경찰이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하고 외교부가 여권 발급 제한반납을 명령하자 지난해 6월 자진 귀국했다.

소라넷 운영자가 잡혔다는 소식에 국민들은 드디어 불법 성인사이트가 근절되는 상황이 올 것이라 기대했다. 또 웹하드 황제로 불린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웹하드 카르텔 구성 및 음란물 유포 혐의로 추가 기소, 정부의 강력해진 웹사이트 차단 기술 등으로 기대감이 커진 게 사실이다.

실제로 정부는 지난 2월부터 이전보다 강력해진 웹사이트 차단 기술을 적용해 성인사이트, 불법 영상물 사이트 등의 접속을 막았다. 국내 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가 당국의 요청에 따라 서버네임인디케이션(SNI) 필드차단 방식을 이용해 차단을 시작한 것이다.

이 때문에 SNI 차단 방식을 적용한 하루 동안에만 약 800개의 웹사이트가 접속이 끊겼다.

그러나 제23의 소라넷은 계속 등장했고, ‘https 차단방식은 물론 ‘SNI 차단방식 또한 우회 경로로 검열망을 손쉽게 벗어나 정부의 새로운 정책이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정부 비웃는 운영자들

정부 정책을 비웃기라도 하듯 불법 성인사이트가 부활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성인사이트 목록이나 차단 여부, 우회 경로까지 알려주는 사이트가 등장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일종의 알선 업체인 셈이다.

이 사이트에 등록된 성인사이트만 94개에 달한다. 차단된 곳은 섬네일(Thumbnail)접속불가라는 메시지를 띄우고 있으며, 접속이 가능한 곳은 언제 업데이트한 것인지 날짜까지 기입해 놨다.

현재(1일 기준) 3분의 2 정도의 사이트 등이 접속불가로 표시돼 있다. 그러나 사이트는 차단된 사이트가 우회 경로로 부활하면 다시 접속이 가능하다고 업데이트한다. 이용자들에게 최신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 사이트 리스트에는 단순히 음란물 제공만 하는 사이트만 있는 게 아니다. 성매매 알선, 불법 웹툰, 소라넷처럼 불건전한 성관계를 조성하는 게시물 등을 담고 있는 사이트도 즐비하다.

사이트는 불법 성인사이트의 특징 등 주요 설명까지 함께 올린다. 성인사이트의 종류도 분류 해 놨다. 심지어는 우회 접속 경로방법까지 설명하고 있다.

이들도 성인사이트와 마찬가지로 불법 성매매, 성인용품, 도박 등 업소들이 지불하는 광고료로 수익을 낸다. 특히 도박 사이트의 광고 배너가 많은 상황이다.

실질적 대책 시급

불법 성인사이트 운영 구조에 대해 잘 알고 있는 C씨는 일요서울에 현재 국내 여러 사이트, 앱 등에 있는 영상들은 정부 규제 강화로 대부분은 차단되거나 삭제된 상태다. 이러한 경로에서 나온 사이트의 업로더, 원작자 등은 잠적하거나 사이트를 접었다. 새로운 영상들이 나올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면서 그럼에도 운영되는 국내사이트들은 우려먹는 영상을 계속 올린다. 성인사이트들은 업체가 요청하는 광고료와 함께 회원 결제로도 돈을 번다. 유료화 바람이 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문화상품권 결제가 주를 이뤘다면 요즘은 가상화폐로 받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느 정도 회원이 모였다고 생각하면 각 게시판 관리자들을 뽑고 우려먹는 영상들을 올리면서 결제를 유도한다. 그러나 정부 규제가 심해지면서 중간 관리자들이 겁을 먹기 시작하면 사이트 운영자는 범죄인도조약이 체결되지 않은 나라에서 합법적으로 운영 중이라며 회원, 관리자들을 안심시킨다면서 이후 VIP 게시판 등을 만들어서 신작을 올리는 척하면서 다시금 결제를 유도한다. 마지막에는 사이트가 해킹당한 척하고 문을 닫은 뒤 잠적한다. 시간이 좀 지나면 다른 사람이 사이트를 연 것처럼 다시 한 번 더 이름을 바꿔 재오픈한다. 이런 방식이 반복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외에 서버를 둔 불법 성인사이트 운영자들은 더 심각하게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성인사이트들을 알선중계해 주는 사이트가 느는 것은 현재보다 더욱 심각한 결과를 만들 수 있다면서 소라넷 운영자가 잡혔다고 그런 사이트가 없어졌는가. 밤토끼가 폐쇄됐다고 불법 웹툰 사이트가 사라졌는가. 결국 지금 같은 방식으로 근절이라는 단어는 꺼낼 수도 없다. 단속 인원을 대폭 늘리고, 쉽게 우회할 수 없는 방법을 만들면서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 지금보다 더한 운영자들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고했다.

경찰 관계자는 일요서울에 불법 성인사이트를 링크로 알려주는 경우에도 직접 게시하는 것과 같다고 본 판례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사이트도 해외에 서버를 두거나 자주 서버를 교체하기 때문에 단속이 쉽지 않다면서 가상화폐 금전거래 추적도 어려워 신고를 받더라도 내사부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우리도 집중단속, 여러 경로 조사, 영상물 삭제, 피해자 보호 등 불법 성인사이트 근절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웹하드 카르텔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는 등 불법촬영물 등 문제에 적극 대응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사이버성폭력 수사전담팀을 구성했고, 다른 기능에서 인력을 충원하는 등 집중적으로 불법 음란물 유통 경로 차단에 나섰다.

그러나 수사 당국을 비웃는 불법 성인사이트 운영자들의 비상식적인 운영 행태는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당국이 사이트를 차단해도 시간이 조금만 흐르면 부활한다. 정부 차원의 실질적인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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