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멋진 사나이였다. 외모도 시원스럽게 잘 생겼지만, 속이 다 시원해지는 거침없는 언변이 더 마음에 들었다. 이미 그의 뛰어난 말솜씨는 익히 알려졌지만, 40분 동안 쉬지 않고 인터뷰를 하는 동안 단 한 차례도 망설이는 모습을 찾아 볼 수 없었다. 타고난 천성도 있겠지만, 아마도 부상을 딛고 일어선 경험이 없었다면 그런 여유는 갖추기 힘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예정했던 시간을 훨씬 넘겨 다음 일정에 늦었는데도 불구하고, 시간을 더 할애하면서까지 성의껏 답변해주는 모습에서 그런 여유를 더욱 크게 느낄 수 있었다. 게다가 마지막 순간까지 겸손함을 잃지 않았고, 인터뷰가 끝난 후에도 악수를 먼저 청하며 수고했다는 말도 빼놓지 않는 멋진 모습도 보여주었다.인터뷰 끝났다고 하니까 밖에서 기다리던 여직원들이 난리가 났다. 사진 찍고, 사인 받고… 저렇게 들 좋을까… 일정에 늦었다고 하는데도 사인 다 해주고, 일일이 같이 사진 찍어주고 한다.

참 여유가 넘쳐서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스케줄이 방송 인터뷰라는 데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래서 더욱 좋았다. 그는 좋은 선수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적 없다고 말은 했지만, 빅 리거가 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그리고 부상에서 회복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초조함과 두려움을 다 이겨내고 저렇게 여유 있는 모습을 갖췄다면 꼭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의 내년 시즌이 정말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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