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진 “사립대 100% 자율권 주고 국공립대는 100% 정시”
유재일 “82학번~86학번 386들 한 텀 쉬어라”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일요서울TV ‘주간 박종진’ 116회가 대학수학능력시험 날인 14일 공개됐다. 당초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전날 검찰 출석과 패스트트랙이 토론 주제였으나 입시 문제에 대한 토론이 중점적으로 이뤄졌다.

이날 방송에는 박종진 앵커와 함께 이준석 전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조대원 자유한국당 고양정 당협위원장, 유재일 정치평론가가 출연했다.

 

정성적 평가 시스템

못 갖춘 우리나라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지난 14일 전국 86개 시험지구 1185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치러졌다. 올해 수능 응시자는 지난해보다 4만6190명 줄어든 54만8734명이었다.

이날 오전 8시40분에 시작해 국어, 수학, 영어, 사회/과학/직업탐구, 제2외국어/한문 영역 순서로 진행된 수능은 대부분 오후 5시40분에 종료됐다.

박종진 앵커는 방송 시작과 함께 수능 소식을 전하며 출연자들에게 정시 확대와 수시 유지 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질문했다.

먼저 유재일 정치평론가는 “수시는 너무 문제가 많다. 우리나라에서 정성적 평가에 대한 준비가 돼 있나. 정성적 평가를 공정하게 운영할 수 있는 사회적 여건과 시스템이 안 갖춰져 있는 것 같다”며 “(그러나) 정시도 문제는 많다. 정시는 공평은 아니지만 공정하다”라고 말했다.

유 평론가의 말을 듣던 박 앵커는 “공정과 공평에 차이가 있나?”라고 되물었다.

이에 유 평론가는 “공평은 약자를 보호하는 게 좀 있는 거고 공정은 점수로 가는 거다. 공정은 승복할 수 있다”라고 부연했다.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공정성과 다양성의 차이, 공정성이라는 건 결과에 대해 입도 뻥끗 못하는 거고 다양성이라는 건 여러 배려가 있는 거다”라고 말했다.

 

사립대와 국공립대

올바른 운영안은?

 

세 사람의 대화는 국공립대와 사립대 문제로 이어졌다.

이 최고위원은 “대한민국에 대학이 국공립대랑 사립대가 있는데 사립대는 무한자율화와 더불어 다양성을 추구하도록 놔둬라. 공정성은 국공립대서 학비도 싸게 하고 좋은 학교들 많으니까. 가서 줄 쫙 세워서 시험 성적순으로 가도록 하면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이 체제가 돼 있다. 국공립대는 100% 정시다. 주립대는 공공성을 가진 공립대학교들인데 그곳들은 거의 줄 세우기에 가깝다. 사립대는 그게 안 된다”라고 설명했다.

박 앵커는 교육부가 사립대 등에 영향을 끼치는 것을 반대하는 입장이다. 그는 “왜 사립대학에 교육부가 나서서 감놔라 감 놔라 하나. 사립대는 100% 자율권을 주고 국공립대는 공정하게 100% 정시를 하면 된다”고 말했다.

유재일 평론가는 “우리나라는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것보다 사회적 강자를 배려하는 게 심하게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며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 문제를 거론했다.

그러면서 “사립대 비율이 너무 높다. 전체 대학 증에 사립대 비율이 89%까지 나올 거다. 이건 너무 심하다. 사립대가 다양성을 가질 수 있는 자기만의 색깔들도 안 갖고 있을뿐더러 획일화돼 있는 사립대에 줄 세우기 문화가 (심각하다) 그리고 국공립대가 너무 적다”라고 분석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한 발 더 나아가 “사립대랑 국공립대는 철저하게 등록금부터 구분돼야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 주립대의 경우 학비가 3세가지 정도로 나뉜다. 그 주에서 온 사람 8천불정도. 다른 주에서 온 미국인 1만4천 불. 외국인은 2만5천불 다 낸다”라며 “대신 주 안에서 온 사람한테는 30%만 받는다. 지방거점공립대라고 이야기하는데 진짜 지방 거점이 되려면 그 지방 출신과 다른 지방 출신, 외국에서 온 친구들하고 등록비를 다르게 받으면 된다. 사립대는 반대로 국가 지원 싹 끊을 생각을 해야 한다. 자율권을 다 주고”라고 말했다.

이 전 최고위원의 말을 듣던 박 앵커도 “왜 사립대를 국가가 관여하나. 기부금을 받든 뭘 하든 (그냥 둬라). 국공립대는 무료로 하고”라며 쓴소리를 했다.

하지만 이 전 최고위원은 “사립대학이 정부가 완전 자율권을 준다면 반길까? 안 반긴다. 자생력이 없다”라고 비판했다. 유 평론가도 “학생수가 줄어들면서 국가 지원 없이 살아남을 학교가 없다”라고 말했다.

세 사람의 이야기를 듣던 조대원 당협위원장은 육사 얘기를 꺼냈다.

조 당협위원장은 “육사는 교육 제도가 평등하다. 장군의 아들도 똑같이 밥 먹고 부사관 아들도 똑같이 밥 먹고 똑같이 기합 받는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육사 생도 시절) 너무 힘들어서 학교를 그만두려고 했다. 입학하고 며칠 안 돼서 아버지한테 전화했다. 여기는 밥도 너무 입에 안 맞고 잠자리도 너무 불편하고 심지어 선배들이 기합을 너무 심하게 줘서 소변도 제대로 못 누겠다. 몸이 아프다. 그랬는데 바로 옆 공중전화 박스에서 내 동기가 부모님과 통화하는 소리를 들었다. 여기는 가끔 스테이크도 먹고 밥도 맛있고 잠도 침대에서 자요 이러더라”라며 “입학 성적은 내가 나았을지 몰라도 그런 친구들이 졸업할 때는 입학성적이 나보다 훨씬 뛰어났다. 나는 개천에서 용 나는 시험제도가 좋다. 수시로 뛰어난 애들은 다 가버리고 조국 딸 같은...정시로 가는 애들은 갈 곳이 없다”라고 말했다.

조 당협위원장 말을 듣던 박 앵커는 “정시를 너무 적게 뽑는다”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조 당협위원장은 “정시 확대하고 시험도 교과서 위주로 보자. 유명 족집게 강사 이런 놈들한테 안 배워도 되도록 하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와 황교안 당대표 [뉴시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와 황교안 당대표 [뉴시스]

탄핵에 대해 아직도

억울하다는 한국당

 

수능에 이어 대학입시에 대한 얘기가 끝나자 보수통합 이야기로 주제가 옮겨갔다. 최근 자유한국당은 보수통합과 내년 총선을 앞두고 물갈이론이 이슈가 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2일 자유한국당 청년 당협위원장들이 “자유한국당을 해체하고 우리가 가진 모든 기득권을 포기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재식 구로구갑 당협위원장 등 ‘혁신과 통합을 위한 청년당협위원장’ 모임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성명서를 통해 “인적 혁신과 자유우파 통합 논의가 지지부진하다”며 “가장 큰 원인은 현역 의원들의 기득권 때문이다. 누구 하나 희생을 자처하는 사람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그동안 현역 의원들에 대한 비판을 자제해 왔다. 원내 투쟁도 야당의 중요 역할이란 점에 공감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정기국회가 끝나면 내년 총선에 나갈 똑같은 후보일 뿐이다”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권 심판과 총선 승리를 위해 우리에겐 한국당 간판보다 인적 혁신과 자기 희생적 결단이 절실하다”며 “우리부터 기득권인 당협위원장직을 내려놓겠다. 우리 거취는 당 지도부에 일임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현역 의원들 역시 당협위원장직을 내려놓고 불출마이든 험지 출마이든 본인 거취를 당 지도부에 일체 위임하라”라며 “당 지도부도 스스로 기득권을 모두 내려놓고 통합과 인적 혁신 작업을 진행하라”고 촉구했다.

조 당협위원장은 이들의 의견에 동의해 같이 이름을 올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상향식 공천으로는 물갈이 안 된다. 자유한국당에서 말한 인적쇄신을 얘기하고 물갈이를 하려면 독재 공천을 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유 평론가는 “밖에서 볼 때 자유한국당은 아직 친박당이다. 그리고 탄핵에 대해서 새롭게 태어난다가 아니라 억울하다 이런 메시지를 너무 많이 낸다. 이게 대중한테 안 먹힌다”라며 “그리고 노쇠하다. 할아버지 정당. 내가 요새 양쪽한테 다 하는 말이 있다. 82학번부터 86학번 사이 386들 한 텀 좀 쉬어라. 지금 82학번을 중심으로 한 86세력의 줄 세우기가 너무 심하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화세력이라고 하는데 후배들이나 밑에 뒤에서 뒤로 라인 세우고 순서를 안 준다. 계속 자기들이 하지. 자기들이 선배 제친 거 생각하면 후배들한테 너무하다. 양당이 공히 신진세력에게 기회를 열어 줘야 한다”라며 “자유한국당에 충고하자면 친박당과 과거에 대해 자꾸 억울해 하는 모습은 총선 필패의 라인업이다”라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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