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서울시장 소유의 중국식당 건물이 논란을 빚고 있다. 과거 임차인의 문제제기가 그 원인이다. ‘희래등’ 전운영자인 이 모씨는 음식점 증축에 6억원 안팎을 투자했지만, 계약이 연장되지 않아 손해를 보았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당시 동업을 했던 최 모 사장은 이씨의 주장과는 사뭇 대조적인 입장이다.

그는 “이씨의 무리한 사업 확장이 화를 자초했다”고 지적했다. 이씨는 사업 실패로 각종 세금을 내지 못하는 상황에 몰렸고, 이 전시장은 더 이상의 계약 연장 요구를 수용하지 않았다. 문제제기가 계속되자, 이 전시장은 시장에 취임한 해인 2002년 말 1억5천만원 안팎의 보상금을 이씨에게 지급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정치권 안팎에선 이와 관련된 구설수가 계속되고 있다. 또, 이 전시장 재임기간 등을 포함해 2차례나 음식점 건축물이 위법건물로 지적받기도 해 논란이 예상된다. 이 전시장은 이후 해당 중식당 운영을 자신의 친인척에게 맡겼다. 하지만, 최근 다시 운영자가 바뀌고 상호명도 ‘대명주’로 변경됐다. 일각에선 이 전시장이 잡음이 계속되고 있는 해당 부지 약 330평을 매각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차기 유력 대선주자인 이 전시장과 ‘중국집’을 둘러싼 사연을 추적해 봤다.





이명박 전서울시장 소유로 돼 있는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1717-1번지 ‘중국요리집’(현 상호명: 대명주)이 구설수에 휘말렸다. 전임 임차인이 계약 연장을 거부한 이 전시장을 비토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전(前) 임차인 이 모씨는 2000년 단층 구조의 음식점 건물을 증축하는 과정에서 6억원 안팎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2년 뒤, 이 전시장이 계약 연장을 불허함에 따라 투자금을 회수하기도 전에 건물을 비워줘야 하는 상황을 맞았다.

중식당 부지 논란 확대재생산

당시 이씨의 동업자였던 최 모 사장은 “내가 알기로 한 6억 정도를 증축하는 데 투자했다”며 “하지만, 이 사장이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인해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 사장은 당시 상호명인 ‘희래등’을 그대로 사용해 서울 영등포구 대방동에서 음식점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씨가 경기도 일원에 투자한 신규사업이 실패하면서 희래등 운영 자체도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자금 마련이 어려워지자 희래등 자체에 부과되는 각종 세금은 물론, 임대료를 못내는 상황을 맞았다. 이로 인해 서초구청의 압류 설정도 두 차례나 있었다.

최 사장도 자신이 투자한 지분을 전혀 회수하지 못한 채 동업을 파기해야 했다고 토로했다. 현재 이 전시장 소유의 부지는 평당 2,500만원에 육박하는 ‘노른자위’ 땅이다. 330여평에 이르는 음식점 부지는 서울중앙지검 앞에 자리잡고 있다. 교대역 등 지하철역과도 가깝다. 하지만, 이 전시장 입장에선 임대 사업을 벌이면서 잦은 구설수에 휘말린 이 땅이 그리 달가울 리만은 없다.이 전시장은 과거 이 토지의 매각을 추진했었다고 한다.

지난 1994년 김영삼 대통령 취임 이후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과정에서 서초동 일대 토지 매각을 추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시장은 당시 14대 국회의원으로 정치권에 첫발을 내디뎠다. 하지만, 유독 현재의 중식당 부지만 계약이 파기돼 그대로 보유하게 됐다는 것. 당시 이 전시장은 나대지로 토지를 방치할 수 없어서 음식점 건물을 짓고 부동산 대여를 했다. 음식점 부지 맞은편에는 이 전시장이 소유한 영포빌딩도 있다. 영포빌딩 등 이 일대 부동산은 이 전시장이 고용한 별도 관리인이 운영을 맡고 있었다.

이 때 해당 부지에 눈독을 들인 사업자가 바로 이씨와 최 사장이다. 최 사장은 20여년간 남산 인근서 희래등을 운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이씨와 동업을 결정했다. 1995년 이 전시장의 건물을 임차하기로 결정한 이들은 그 해 상반기에 고급 중식당 ‘희래등’을 오픈했다. 최 사장은 “그 부지가 원래는 팔 거였는데, 일이 꼬여서 못 팔았다고 들었다”며 “입지가 워낙 좋아서 우리가 음식점으로 활용할 것을 제안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도 언급했듯이 이곳 입지가 워낙 좋다보니, 당시 희래등은 손님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 유명 식당이 됐다. 2000년 이씨가 6억원의 거금을 들여 음식점 증축을 하게 된 것도 고객들의 폭발적인 ‘반응’ 때문이었다.

하지만, 최 사장과 동업을 한 이씨는 뒤이어 사업 확장에 ‘올인’했고 결국, 자금난으로 인해 사업에 실패하게 된다. 이씨와 이 전시장 관계가 급속하게 악화된 것도 이 시점이다. 이씨는 월세금을 제때 지불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행정기관에서 청구되는 각종 세금도 연체하기에 이르렀다. 이 전시장은 결국, 자신의 부동산 관리인을 통해 계약 연장 불허 방침을 전달했다. 이때부터 두 사람의 악연은 시작됐다. 이씨가 그 즉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것.

위법건축물로 2차례 지적받아

건물 증축비용으로 6억원 가량을 투자했는데, 투자비용을 회수하지도 못하고 음식점을 비워줄 수 없다는 논리였다. 최 사장은 “이 사장이 음식점에 투자한 비용이 있으니까, 보상을 해달라고 요구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 전시장은 시장 취임 이후 논란이 불거질 것을 꺼려해 1억 5천만원 가량을 보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시장측은 이와 관련 “당시 얼마의 보상을 해주고 원만하게 해결했다”고 했다. 이 전시장은 이씨의 불만을 마냥 두고 볼 수만은 없었을 것이다.

특히, 건물 증·개축 과정에서 위법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확산될 여지도 있었다. 100평 남짓한, 이 전시장 명의의 건축물은 2001년 1월과 2003년 4월 각각 건축법과 도시정비법을 위반했다. 무허가, 불법건축 등 위법건축물로 서초구청의 행정처분을 받았다. 특히 2003년 해당 구청의 처분은 이 전시장 재임 중에 벌어진 일이다. 중식당 운영은 인척이 맡고 있었다. 서초구청 한 관계자는 “건축물에 대한 위법사항은 건물 소유주가 책임지도록 돼 있다”며 “위법건축물 해제 또한 소유주가 직접 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지금도 이씨의 문제제기는 계속되고 있다. 이 문제는 이 전시장의 테니스 파문이 불거진 지난 4월 열린우리당에 제보되기도 했다. 이씨의 문제제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이 전시장은 음식점 운영을 친인척에게 맡기기로 결정했다. 최 사장은 “이 사장과 문제가 해결되고 나서 이 전시장이 자신의 처조카뻘 되는 인사에게 운영권을 맡겼다고 들었다”며 “그래서 음식점 명칭도 희래등에서 강희제로 변경됐다”고 말했다.

강희제는 이후 3년 남짓 운영됐지만, 최근 또 다시 운영자가 교체됐다.지난 5월 5일자로 음식점 상호명도 ‘대명주’로 변경됐다. 또, 주 모 사장 등 운영자의 면면도 모두 바뀌었다고 한다. 영포빌딩 소속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내가 알기로는 저기 중식당을 누군가가 인수하고 들어왔다고 들었다”며 “땅하고 해서 모두 다 팔렸다는 얘기가 있다”고 말했다. 일대 부동산 관계자들에 따르면, 중식당 부지의 매매가는 80억원 안팎이다. 이와 관련, 이 전시장의 측근은 “시장님의 부동산에 대해서 잘 아는 분이 없다”며 “수소문은 하고 있는데, 잘 안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재산 관리는 어떻게 하고 계신지, 우리도 잘 모른다”면서 구체적인 확인을 거부했다.

매각할 경우 매매가 80억원

한동안 이 전시장의 자금을 관리해온 처남 김재정씨도 연락이 닿질 않았다. 이 전시장의 참모진들은 “잘 모른다”며 발을 뺐다.대명주를 운영하고 있는 주 사장 등과도 여러 차례 접촉을 시도했지만, 불발됐다. 대명주 부장급 관계자는 “건물과 관련된 구체적인 내용은 사장님만 알고 있는 내용”이라고 했다.매각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현재 분명한 것은 등기부 등본 상 소유주는 이 전시장이라는 점이다. 차기 유력 대선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이 전시장의 부동산 관리에 다시금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서초 중식당 ‘희래등’ 전(前) 동업자 최 모 사장 인터뷰 “이명박 전시장 부동산 관리 개입 안 해”

-희래등을 함께 운영했던 이 모씨의 문제제기를 어떻게 보는가.
▲건물 증축에 소요된 투자금 문제는 이해가 되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그건 이 사장이 무리한 사업확장을 한 결과였다. 당시 경기 부천지역에 막대한 자금을 끌어댔는데, 그게 실패한 거다. 이 사장은 당시 나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줬다.

-이씨와 만나게 된 계기는.
▲모 언론사 사장님과 잘 아는 사이였다. 그러던 중, 그 집의 사위를 소개받게 됐는데, 이 사장과는 그렇게 해서 처음 만났다. 서울대 출신이었던 이 사장이 사업을 함께 하자고 제안해 동업을 했다. 하지만 엄밀하게 따지면 95년부터 98년까지만 동업을 했다. 나도 투자한 지분이 있어서 이 사장과 연락을 계속했지만, 최근에는 단절됐다.

-2002년 이후 문제제기가 계속되고 있는데.
▲이 부분은 이 사장이 계속해서 문제를 제기할 수도 있겠지만, 과거 문제가 입소문을 통해 옮겨 다니는 것 같기도 하다. 어쨌든, 이 사장 입장에선 보상도 받았고 더 이상 이 문제를 거론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본인 투자금은 회수했나.
▲이 사장이 사업에 실패했기 때문에 받을 생각도 안 했다. 음식점 운영도 규모가 크면 사업이다. 그런데 이 사장은 사업적 측면에서 문제가 많았다.

-당시 건물은 가건물이었나.
▲처음에는 가건물에 가까웠다. 땅을 팔려고 했는데, 그게 잘 안되니까 건물을 하나 지은 것 같더라. 그 다음에 2층, 3층으로 증축된 것으로 안다.

-당시 이명박 전서울시장이 부동산 관리에 관여했나.
▲이 전시장은 전혀 관여하지 않는 것 같았다. 과거에는 영포빌딩 관리사무실에서 음식점 부지도 함께 관리했었던 걸로 기억한다. 거기 책임자가 이 전시장의 친인척이라고 들었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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