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오른쪽)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단식 농성 중인 황교안 대표를 찾아 손을 맞잡고 있다. [뉴시스]
나경원(오른쪽)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단식 농성 중인 황교안 대표를 찾아 손을 맞잡고 있다. [뉴시스]

[일요서울]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해 방미 일정을 소화하고 있던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3일 하루 먼저 귀국해 청와대 앞에서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황교안 대표를 만났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5시께 인천국제공항에 내린 직후 황 대표가 있는 청와대를 방문했다. 이날로 단식 4일차에 접어든 황 대표는 전날 청와대 앞에 텐트를 세우고 첫 철야 농성을 치렀다.

황 대표를 만난 나 원내대표는 전날 조건부 연기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문제와 관련해 의견을 표명했다.

나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권이 한일 갈등을 지소미아 문제와 연계시킨 것에 대해 미국의 우려가 굉장히 크지 않았느냐”며 “이러한 미국의 우려와 대표님의 구국 단식, 국민들의 저항으로 문재인 정권이 조건부 연기 결정을 내려 정말 다행”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방미는 성과가 있었다. (다만) 지소미아 중단 결정이 앞으로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모르겠다”면서 “미국을 방문해 많은 국민들이 한미동맹을 중요시한다는 것과 대표님의 의지도 잘 전달하고 왔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대표님이 건강을 잃으시는 게 아닌지 너무나 걱정이 된다. 대표님의 뜻을 저희가 잘 받들어 원내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응원했다.

그러자 황 대표는 “사실 (단식을) 시작한 것은 선거법 개정안 때문이었다”면서 “잘 싸워보자”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황 대표 방문 직후 취재진과 만나 황 대표의 단식농성에 대해 “대표가 구국의 결단으로 단식을 이어가고 계신다”며 “정말 마음이 아프고 왜 이렇게까지 야당 대표께서 단식에 이르게 된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대표님의 뜻은 지소미아 파기 반대와 선거법 개정안, 공수처법 저지”라면서 “그것이 한국당의 뜻이고 한국당을 지지하는 많은 국민들의 뜻”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문재인 정권이 대표님의 말씀에 귀 기울여줄 것을 다시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나 원내대표는 인천국제공항 도착 직후 취재진과 만나 지소미아 종료 조건부 연기 결정에 대해서 “위험한 안보 도박이 그나마 멈춰선 것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황 대표의 단식과 미국의 압박이 통한 것이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그는 방미 일정 관련, “미 의회에서는 트럼프 정부의 방위비 협상이 한미동맹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는 부분에 상당히 공감했다”며 “이와 관련해 하원 외교위와 군사위가 선언문 등 앞으로 추가적인 행동을 해주기로 약속했다. 미 행정부에도 우리의 입장을 충분히 전달했다”고 밝혔다.

한편 나 원내대표는 지난 20일 더불어민주당 이인영·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와 같이 미국의 과도한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에 대한 우리 측의 입장을 전달코자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했다.

이인영·오신환 원내대표는 오는 24일 오후 귀국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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