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채(72) 전 농림부 장관이 12억의 사재를 털어 전남 무안에 사회복지법인 ‘에덴원’을 건립했다. 지난 11일 개원식을 가진 에덴원은 정 전 장관이 농어촌 노인 복지를 위해 설립한 것이다. 국회 농수산위원장과 농림부 장관 등을 지낸 정 전 장관은 지역 노인들을 위한 사회복지시설을 설립해 새 삶을 시작했다.그는 “일흔이 되면 여생을 사회에 봉사하며 살겠다는 나 자신과의 약속을 지킨 것”이라며 “43년의 공직생활 동안 사회에서 받은 은혜를 고향 노인들에게 되돌려 주고 싶다”고 에덴원 설립의 배경을 설명했다.

정 전 장관은 에덴원을 설립하는 과정에서 가족이나 친지 등 주위사람들의 많은 반대에 부딪쳤다. 그의 주변사람들은 “당신도 이제 70을 넘긴 노인이다”며 “그 동안 바쁘게 살았으니 이제는 편안하게 여생을 보내야 하지 않겠냐”며 에덴원 설립을 만류했던 것. 이에 정 전 장관은 “남을 도우며 사는 것이 더 힘이 나고 마음도 편하다”며 그들을 설득했다.에덴원은 45종의 물리·운동치료장비를 갖추고 있으며 30인 한도내의 수용시설이 있어 노인들에게 잠자리와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이 시설은 농어촌 노인이면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그는 직원 8명, 목포·무안 지역 교회자원봉사자 170여명의 도움으로 65세 이상의 영세 노인 120여명을 돌보고 있다.

또 주변의 눈 등을 의식해 사회복지시설을 꺼리는 노인들을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찾아가 간병과 이발, 목욕 등을 비롯한 가사 지원을 하고 있다. 정 전 장관은 “농림부 장관과 국회 농림수산위원장 시절에 농어촌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됐다”며 “고령화 사회를 맞아 심각한 문제인 노인 복지시설 확충에 노력할 것”이라는 의지를 밝혔다.교회 장로인 그는 전남 진도 출신으로 1961년 고등고시 행정과에 합격한 뒤 무안군수, 광주시장, 전남부지사 등을 거쳐 3선 국회의원과 장관, 대학 총장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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