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후보들이 흔히 실수하는 것 중에 하나가 SNS로 자신을 구구절절 설명하는 것이다. 자신이 얼마나 성실한 사람인지, 얼마나 지역 발전을 위해 힘써 온 사람인지, 똑똑한 사람인지 텍스트와 사진으로 나열하려고만 한다. 
보는 사람 입장에서 생각하지 않고, 자신의 입장에서 말하는데, 거의 주장에 가까운 말들이 많다. 하지만 이런 콘텐츠가 얼마나 유권자의 마음을 파고들 수 있을까. 

SNS 명언 중 ‘공유되지 않는 콘텐츠는 콘텐츠가 아니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기본적으로 콘텐츠는 공유할 만한 가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보성 콘텐츠가 아니라면, 콘텐츠가 주는 재미와 감동 요소라도 있어야 한다. 이런 요소가 부족하다면 그 어떤 사람이 자신의 타임라인에 공개적으로 게시물을 공유하겠는가. 

하지만 필자가 모 정당 의원들의 SNS 용역보고서를 작성하며 느낀 것은, 정치인 SNS 대부분 구구절절, 장황하게 설명만 한다. 의정활동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발의된 입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매번 똑같이 발언하는 사진을 정면에 놓고, 장문의 글을 올린다. 
구독자가 이런 글을 좋아한다 싫어한다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더 세련되게 나를 어필해야 한다는 것이다. 심지어 사진도 거의 엇비슷하고, 사진만 보아도 무슨 내용을 말할 것인지 예측되는 콘텐츠를 보면 아쉬운 마음이 가시질 않는다. 

총선은 ‘당신은 왜 나를 뽑아야 하는가’에 대해 유권자가 투표장까지 가는 그 순간까지 후보를 어필하는 전쟁이다. 아무리 후보자가 자신을 잘 어필했다 하더라도, 하나의 이미지, 한 줄 슬로건 혹은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한다면 이는 홍보 전략에서 실패한 것이나 다름없다. 

여선웅 후보는 ‘강남에서 통합니다’라는 슬로건에 집중했다. 박원순 후보는 ‘시대와 나란히, 시민과 나란히, 실력은 쌓인다!’는 슬로건을 어필했다. 이재명 후보는 ‘새로운 경기, 이제, 이재명!’이라며, 이재명을 뽑으면 ‘새로운 경기’가 다시 시작된다는 느낌을 전했다. 

‘준비된’, ‘검증된’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지만, 그 한 문장이 정말 나를 유권자에게 가장 적확하고 완벽하게 드러내는 말인지는 스스로 검증해 봐야 한다. 지금쯤이면 지역 여론조사를 통해 유권자가 어떤 국회의원 상을 원하는지 사전 조사를 마쳤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 결과를 바탕으로 스왓(SWOT) 분석을 통해 나의 최대 강점을 뽑아 한 줄로 말해야 한다. 

각 지역에 쌓여 있는 현안 중에 미처 해결되지 않았지만 유권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민원이 있다면, 그것과 나의 강점을 연결시킬 한 줄은 무엇인가. 기호를 강조하든, 이름을 강조하든, 후보가 연상될 만한 그 무엇들을 만들어 강하게 전달하지 않으면 유권자는 끝내 후보를 기억하지 못한 채 투표장에 들어설 수도 있다. 

반복해야 뇌리에 기억될 수 있다. 설명하지 말고 이미지와 영상으로 후보를 드러내야 하는데, 이 한 줄 슬로건은 과할 정도로 반복해 유권자에게 각인시켜야만 한다. 

유권자는 후보자가 기대하는 것만큼 선거에 큰 관심이 없을지도 모른다. 혹은 이미 자신이 지지할 후보가 정해진 상황일지도 모른다. 한 장에 담아야 한다. 한 줄로 담아야 한다. 포스터에 이미지와 문장 한 줄이 담긴 것처럼, 유권자 마음속에 새겨질 강한 한 줄을 만들어야 유권자를 설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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