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에 3000만 달러 투자... 항암제 공장 건립

 

[종근당 홈페이지 캡처]
[종근당 홈페이지 캡처]

 

[일요서울 | 신유진 기자] 국내 경영 환경이 갈수록 악화하면서 기업들의 탈한국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생산기지와 법인을 해외로 옮기는 추세가 이어지는 것이다. 2013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6년간 국내 투자자가 해외에 설립한 신규법인은 1만9617곳으로 2만 사에 육박한다. 반면 해외로 나간 기업들을 국내로 유인하기 위한 유턴법이 2013년 말부터 시행됐지만 실제 돌아온 기업은 소수에 그쳤다. 법 시행 이후인 2014년부터 올해 5월 중순까지 돌아온 기업은 59곳에 그쳤다. 일요서울은 국내 기업들이 갖은 규제와 높은 운영비, 포화한 내수시장 등을 이유로 해외 직접투자를 늘리는 상황과 문제점 등을 짚어봤다. 이번 호는 해외 생산기지 건립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종근당에 대해 알아본다.

1조클럽 가입 눈앞에… 올 상반기 매출 5000억 원

종근당, 인도네시아 교두보로 중동·북아프리카·유럽 등 해외 진출 속도↑

국내 제약기업들이 국내 시장에서 벗어나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현지에 직접 투자를 하며 해외 진출에 나서고 있다. 한정된 내수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것으로 해외 생산기지 건립을 통해 직접적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이다. 기존 완제의약품을 수출했던 방식에서 벗어나 현지법인에 지분을 투자하거나 별도 법인 및 생산공장을 설립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더군다나 부족한 인력을 현지에서 대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들은 해외진출을 긍정적으로 보는 분위기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제약사의 의약품 생산 실적은 21조 원 규모로 글로벌 제약사 1곳의 연매출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 제약사들은 한국이 제약산업을 포함해 보건의료 업종에 대한 규제 위조 정책을 시행하고 있어 해외 시장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국내 업계 전문 의약품 제조 기업 종근당은 지난 2015년 인도네시아 제약사 오토사와 합작법인 ‘CKD-OTTO'를 설립했고 2016년에는 자카르타에서 50km 거리에 위치한 치카랑 산업단지에 항암제 생산 공장을 착공했다. 지난해 9월에는 인도네시아 정부로부터 현지 항암제 생산 공장에 대한 의약품 제조 품질관리 기준(GMP)에 부합하는 승인을 획득했다.

‘울레마협의회’에서 할랄 인증 받아 

지난 7월에 준공한 CKD-OTTO 항암제 공장은 종근당이 3000만 달러를 투자해 연면적 1만2588㎡ 규모 지상 2층 건물로 건립됐다. EU-GMP 수준 시설을 갖췄고 연간 약 160만 바이알(약병)을 생산할 수 있다. 종근당은 자체 보유한 제품 생산기술과 운영시스템을 이전, 시험생산을 완료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로부터 항암제 젬시타빈과 파클리탁셀 품목허가를 받아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상업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종근당은 인도네시아 항암제 공장을 교두보로 아시아를 비롯해 중동, 북아프리카, 유럽 등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또한 종근당은 인도네시아 최고의결기구 ‘울레마협의회(MUI: Majelis Ulama Indonesia)’에서 할랄 인증을 받아 인도네시아 최초 할랄 인증 항암제 공장으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인도네시아는 인구 2억7000만 명 세계 4위 인구 대국으로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종근당은 자국에 생산설비를 갖춰야 시장 진입이 허용되는 인도네시아 법령에 따라 생산시설 현지화 전략을 선택했다. 현지 제약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약 8조 원에 달했으며 2023년에는 약 13조 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또한 국민건강보험 관련 법 개정으로 전 국민이 의료보험 가입을 앞두게 되면서 향후 의약품 시장 연평균 성장률을 13%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종근당은 항암제 시장이 약 2300억 원 규모로 연평균 38% 이상 성장하는 추세지만 항암 주사제 시설 공정난도가 높지 않아 현지 생산업체가 많지 않다는 점에 주목했다. CKD-OTTO 항암제 준공식 날 이장한 종근당 회장은 “인도네시아는 시장규모와 성장성이 큰 기회의 시장”이라며 “항암제 공장이 상업 생산을 시작하는 올해를 종근당의 글로벌 진출 원년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종근당은 베트남에도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베트남 시장은 고령화·만성질환자 증가에 따른 전문의약품 시장 확대와 인구 증가에 따른 높은 성장 잠재력을 보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베트남 의약품 시장규모는 7조 원가량이었다. 이 중 수입 규모는 3조3000억 원 상당으로 분석됐다. 이를 제외하고 나머지 3조6000억 원이 현지 생산 규모다. 특히 제품별로 전문의약품(ETC) 시장이 일반의약품(OTC) 대비 약 3배 정도 크고 전체 시장의 약 75%를 차지하고 있다.

종근당은 올해 3분기 누적 총 7808억 원(전년 동기 대비 13.1% 증가)의 매출을 기록해 1조 클럽 가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올 상반기에는 5005억 원의 매출과 357억 원의 영업이익, 233억 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이 중 매출은 전년 동기(4556억 원)보다 약 10% 증가하면서 처음으로 5000억 원을 넘었다. 이는 현재 판매 중인 당뇨병 치료제 ‘자누비아’와 고지혈증 치료제 ‘아토젯’ 등 전문의약품 제품군이 지속 성장하면서 실적을 끌어올렸다.

또한 업계는 종근당이 전년 3분기 대비 15% 증가한 2710억 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종근당은 지난해 9557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1조 원의 문턱까지 도달했다. 종근당은 올해 전년 동기 대비 4.9% 감소한 560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는데 신약 개발을 위해 연구개발비 투자를 대폭 늘렸다. 매년 1000억 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해 신약개발 등 R&D에 매진했고 그 결과 현재 화학합성 분야에서 신약 7개, 개량신약 10개, 바이오 신약 1개 등 23개에 달한다. 최근 5년간 종근당은 국내 임상시험에서도 가장 많은 91건의 승인을 받으며 R&D 강자 자리를 지키고 있다.

사회공헌활동도 활발 

종근당은 바이오의약품 분야에서도 활약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에는 일본으로부터 종근당 1호 바이오의약품인 ‘네스벨’에 대한 제조·판매 승인을 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종근당은 해외 바이오제약 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사회공헌활동에도 활발하다. 장학재단인 ‘종근당고촌재단’은 국내외에서 장학금과 무상기숙사 지원 해외 장학사업 등을 전개하며 지난 46년간 8086명에게 436억 원을 지원했다. 또한 지속가능 경영을 위해 직원을 위한 복지에 힘쓰고 있다. 직원 자녀들을 위한 보육시설 운영 등 다양한 복지정책을 실시하며 일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는 데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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