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3년만에 출연한 공중파 방송에서 “요즘은 예쁜 애들이 공부도 잘 해요”, “성형수술도 보험이 돼야한다”, “마음보고 반한다는 것은 새빨간 거짓말” 등의 발언으로 또다시 세간의 도마위에 오른 마광수(54) 교수. 지난 92년 ‘즐거운 사라’ 필화사건으로 온 나라를 발칵 뒤집어놨던 그는 여전히 입만 열었다하면 뜨거운 반응을 몰고오는 ‘뉴스메이커’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그런 그가 올 11월 또다시 ‘큰 일’을 낼 계획이라는 소문이 들린다. 추석을 약 열흘 앞둔 7일 오후, 마교수의 연구실을 찾았다.



이번에는 ‘로라’다

마 교수는 요즘 한 방송에서 한 발언 때문에 그는 ‘외모 지상주의자’라는 죄목으로 일부로부터 또다시 비난 세례를 받고 있다. “구설에 오를 것을 예상했을텐데 그런 발언을 한 이유가 뭐냐”는 질문에 마교수의 대답은 너무도 간단하다. “내가 틀린 말했나? 난 가식을 벗고 진실을 말했을 뿐이다” 사라사건 충격으로 지금도 우울증 약을 복용하고 있다는 마교수는 “우리나라는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세간의 비난과 질타, 검열에는 아주 이력이 났습니다”라고 말한다.최근 마교수 본래의 ‘야한 기질’이 되살아나고 있다. 학생들과 거침없이 성담론을 나누는가하면 13년만에 방송에 출연해 논란이 될 말들도 당당하게 쏟아내고 있다.

마 교수는 올 11월 제대로 ‘큰일’을 칠 계획을 슬그머니 털어놓았다. “내가 5년 동안 묵혀놨던 글이 있어. 가제는 ‘로라’. ‘꿈꾸는 로라’로 할까, ‘로라’로 할까? 하여튼 엄청 야해. 수위가 사라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을거야. 사라가 시집가서 바람피는 내용인데… 그동안 겁이나서 5년 동안 발표할 엄두를 못냈어… 시집 ‘야하디얄라숑’도 같이 출간할거야. 둘다 정말 엄청나게 노골적이고 적나라하지.” 약 5년간의 결혼생활을 끝내고 지난 90년 1월 합의 이혼한 마 교수는 노모와 함께 독신으로 살고 있다. 연애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는 마교수는 “더 나이 들기 전에 애인을 만들어야 되는데, 이렇게 머리가 빠지고 하얗게 새버린 나를 누가 좋다하겠어요?”라며 손사래를 친다. ‘야한 여성’과 불같이 뜨거운 사랑을 나눈지도 10여년이 훨씬 넘었다는 그는 좀처럼 애인이 생기지 않는다며 갈수록 줄어드는 머리숱 탓을 해댄다. “사실… 올 초 간만에 마음에 드는 여성을 만났는데 안맞는 것 같아 그만뒀어요”라며 연애 얘기를 살짝 들려준다.

마 교수는 지금도 젊은 날 애인들과 나누었던 연애의 기억에 황홀해한다. 마 교수에 따르면 80년대 홍대에서 강의를 하던 때는 ‘최고’로 야한 시절이었다. 그는 여러 제자들과 로맨스를 나눈 경험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미대 여학생과 대성리 강변에서 달빛아래서 나눴던 사랑도 잊지 못할 경험이라고. 당시 미혼인데다가 다른 교수들과는 달리 자유분방하고 파격적인 강의를 이끌어나가던 이 젊은 교수는 학생들에게 단연 인기 최고였다. 마교수는 그동안 십여명의 여성과 연애를 해봤지만, 유독 잊혀지지 않는 여인이 있다고 한다. 84년에 거침없는 사랑을 나눈 연세대 영문과 여학생 K가 그 주인공.

손톱이 길었던 K와의 연애담

당시 10년이라는 나이차, 스승과 제자라는 굴레를 벗어던지고 열렬한 로맨스를 나눴다는 그는 K에 대해 “짙은 속눈썹을 붙이고 손톱을 유난히 길게 길렀던 여인”이라 소개했다. 어렸을 때부터 여자의 긴 손톱에 미쳤다는 그는 최소 5cm이상 기른 손톱에 검정, 파랑같은 그로테스크한 색깔의 매니큐어를 즐겨 바르던 K를 볼 때마다 심장이 터질 것 같은 충격을 받으며 황홀한 관능적 법열감을 느끼곤 했다고 털어놓았다. ‘페티시’라는 언어자체도 생소하던 그 당시 K의 존재는 상당히 충격적이었다는 것이 그의 기억이다. “K는 스스로 나르시시즘에 빠져 자신의 손톱을 한없이 길게 길렀어. 내 심미안을 충족시켜 줬던 여자지… 원래 말이 별로 없던 그녀는 마치 고형의 물체처럼 내 가슴에 안기곤 했는데… 나는 K를 만날 때마다 그녀의 손톱만 가지고 놀았어…” 마교수는 솔직하고 순수한 사람이다.

그는 누구 앞에서도 당당하게 성과 여체의 아름다움, 야함과 에로틱함, 그가 동경하는 섹스와 사랑, 아찔한 로맨스 경험, 낭만과 추억에 대해 얘기한다. 듣기 민망할 정도로 적나라하고 자극적인 언어는 그의 트레이트 마크다. 그래서 그와의 만남은 항상 유쾌하다. 깡마른 몸에서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야함’을 얘기하는 그는 필화사건으로 40대를 몽땅 잃어버렸다며 넋두리를 하면서도 여전히 세상의 가식과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는 듯했다. 그는 “‘교수’이기 때문에 특정인으로부터 ‘구역질이 난다’는 말까지 들으며 온갖 곤욕을 치렀음에도 학생들과 만날 때마다 설레는 것을 보면 강의는 내 천직인 모양”이라며 환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천신만고끝에 올 11월 다시 한번 ‘야한 남자’의 기질을 발휘할 그의 행보가 주목된다. ‘로라’가 ‘제2의 사라’ 사건이 되지 않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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