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로 행렬에 ‘침묵’ 유지하다 ‘맞고소’

유튜브 가로세로연구소를 운영하는 강용석 변호사와 김세의 대표(전 기자)가 지난 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김건모 씨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하기 위해 민원실로 가고 있다. [뉴시스]
유튜브 가로세로연구소를 운영하는 강용석 변호사와 김세의 대표(전 기자)가 지난 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김건모 씨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하기 위해 민원실로 가고 있다. [뉴시스]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김건모 주점 성폭행 의혹’이 점입가경이다. 김건모 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폭로가 나온 데 이어 김 씨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피해자‧목격자까지 등장해 세간에 큰 충격을 안겼다. 김 씨는 당초 취했던 “사실무근”이라는 입장 이후 별다른 행동을 보이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의혹은 갈수록 짙어졌다. 경찰 수사까지 본격적으로 시작된 상황에서 김 씨가 드디어 행동을 취했다. 자신을 성폭행 혐의로 고소한 여성을 맞고소한 것이다. 싸움이 장기화될 전망이라 팬들의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최초 폭로자는 유흥업소 여성···성폭행 때 입었던 배트맨 티셔츠충격

싸움 장기화될 듯, 수사는 강남경찰서···가세연 폭로 이어지나

폭로는 지난 6일에 시작됐다.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이하 가세연)가 김 씨의 성폭행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가세연을 운영하는 강용석 변호사는 김 씨에게 성폭행을 당한 여성 A씨가 직접 메일로 연락을 해서 2회 만났다면서 “A씨가 김 씨를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유흥업소에서 일한 것으로 알려진 여성 A씨는 지난 20168월경 서울 강남구 논현동 소재 한 유흥주점에서 김 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A씨가 3년이나 지난 시점에 폭로한 이유는 무엇일까. A씨는 당시 경황이 없었다. 잊어보려고 노력을 했다. 아직 창창한 나이고 미래에 좋은 사람을 만나 결혼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해서 고소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날 성폭행할 때 입었던 배트맨 티셔츠를 (김 씨가) 입고 나오는 걸 보고 괴로웠다고 설명했다.

당시 김 씨 관련 이슈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사회관계망서비스(이하 SNS) 등을 점령했다.

특히 최근 김 씨가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장지연 씨와 혼인신고를 한 만큼 여러 얘기가 덧붙었다. 김 씨와 장 씨는 혼인 신고에 이어 내년 5월에 결혼식을 올리기 위해 준비 중인 상태였다.

폭로가 나온 이후 김 씨 측은 일부 매체를 통해 사실이 아니라며 법적대응을 예고했을 뿐 별다른 액션은 취하지 않았다. 반면 가세연 측은 추가 폭로를 예고해 의혹은 갈수록 짙어졌다.

논란 중에도 일정 강행

김 씨는 자신의 이름이 포털사이트 검색어를 점령하고 있음에도 예정된 25주년 전국투어 콘서트 일정을 강행했다. 김 씨와 그의 어머니를 더 큰 인기스타로 만든 미운우리새끼에도 출연, 장 씨에게 프러포즈하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이 때문에 상반되는 여론의 반응이 나왔다. “성폭행 의혹이 사실이 아니니 김 씨가 당당한 것 아니냐는 반응과 어떻게 의혹이 거세지는데도 거리낌없이 얼굴을 보이냐는 반응이 나온 것.

이후 성폭행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A씨는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A씨의 법률대리인을 맡은 강 변호사는 김세의 가세연 대표와 함께 지난 9일 오전 김 씨에 대한 강간 혐의 고소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했다.

강 변호사는 김 씨는 피해자를 성폭행한 이후 어떠한 사과나 인정도 하지 않아 피해자는 고통의 시간을 보내 왔다. 피해자가 원하는 것은 김 씨의 사실 인정과 사과라며 김 씨 측에도 이 같은 입장을 전달했는데 고소할 테면 해 보라는 반응을 보여 고소장을 제출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던 중 논란이 더 가열됐다. 가세연이 이번에는 폭행 의혹을 주장한 것. 가세연은 지난 10일 오후 김건모 추가 폭로! 또 다른 피해자 격정 고발!’이라는 제목으로 김 씨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여성 B씨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가세연에 따르면 B씨는 지난 20071월 주점에서 김 씨에게 주먹으로 맞았다. 이로 인해 안와상과 코뼈가 골절되고, 눈 출혈 등의 부상을 입었다고 한다.

B씨는 빈 룸에서 김 씨 (여성)파트너랑 싸우고 있었다. 김 씨가 들어와서 시끄럽다. 시끄럽다고 했지라며 욕과 함께 제 머리채를 잡고 눕힌 다음에 주먹으로 때렸다고 주장했다.

이어 안 맞으려고 했지만 남자 힘이 세서 저항할 수 없었다. 눈이 부어오르고 코피가 흘렀다. 급하게 누가 문을 여는 바람에 빠져나왔다. 소지품을 챙기고 택시를 탔다. 먼저 병원에 갔다고 밝혔다.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까닭에 대해서는 김 씨와 업주가 못하게 했다. 협박도 있었다. 너무 무서웠다고 설명했다. 10년이나 지난 일을 꺼내든 이유는 성폭행 폭로 여성에게 힘을 실어 주고 싶어 용기를 냈다고 했다.

김 씨의 폭행 사건을 목격했다는 유흥업소 관계자의 폭로까지 더해져 논란은 거세졌다.

거짓 미투미투 피싱은 없어져야

검찰은 김 씨 사건을 여성아동범죄조사부에 배당하고 관할 경찰서인 강남경찰서에 수사지휘 했다.

계속해서 의혹은 거세지지만 정확한 해명을 하지 않는 김 씨에 대해 부정 여론은 커져갔다. 그러던 중 김 씨가 자신을 고소한 A씨에 대해 맞고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 및 무고로 고소하겠다는 것. 김 씨는 건음기획을 통해 “A씨가 27년간의 연예 활동을 악의적인 의도로 폄훼하고 거짓사실을 유포, 많은 분들에게 실망을 끼치고 있는 행태를 더 이상 묵과할 수 없어 고소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건음기획은 진실된 미투는 최대한 보장돼야 하지만, 미투를 가장한 거짓 미투, 미투 피싱은 반드시 없어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여성은 모 유튜브 방송에서 대중에게 널리 알려져 있는 김 씨의 취향을 이용, 거짓으로 꾸며낸 사실을 마치 용기를 내어 진실을 폭로하는 것처럼 했다면서 그녀의 주장은 수사를 통해 명명백백하게 허위임이 밝혀질 것이다. 다시 한 번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고, 앞으로 진행될 수사에 성실하게 임해 반드시 진실을 밝혀내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씨가 성폭행 논란 이후 소속사를 통해 처음 공식 입장을 낸 것이다. 정확한 내용은 수사를 통해 밝혀지겠지만 싸움은 장기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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