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 잠룡 정치 운명 잔혹사, 김부겸-유승민 둘 다 죽는다!?
TK 잠룡 정치 운명 잔혹사, 김부겸-유승민 둘 다 죽는다!?
  • 강민정 기자
  • 입력 2019-12-13 17:35
  • 승인 2019.12.13 18:38
  • 호수 1337
  • 10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승부수’ 던진 유승민-‘사면초가’ 놓인 김부겸

[일요서울 | 강민정 기자] 내년 총선에서 대구의 격전지는 동을과 수성갑이다. 이곳은 현재 각각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과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역구다. 선거를 앞두고 두 사람 모두 이 지역구에 재출마할 것을 기정사실화했다. 하지만 지역 여론은 이들에게 불리하다. 지역 정가와 전문가들에 따르면 현재 TK 민심을 살펴봤을 때 이들의 지역구 당선 여부는 불투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이 ‘대구’를 택한 것은 자신의 정치 명운을 걸고 파도에 정면으로 맞서겠다는 의지라는 풀이다. 이에 보수-진보를 가릴 것 없이 TK 잠룡의 고군분투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왼)과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오). 두 의원은 각각 현재 자신의 지역구인 대구 동을과 수성갑에 출마할 것으로 관측된다. [뉴시스]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왼)과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오). 두 의원은 각각 현재 자신의 지역구인 대구 동을과 수성갑에 출마할 것으로 관측된다. [뉴시스]

 

-劉, TK 당선 안 돼도 지역 기반 마련해 대권 포석 ‘빅 픽처’  
-金, 밖에서는 文대통령 지지율↓ 안에서는 지역 스킨십↓ ‘울상’

 

다음해 치러질 21대 총선 TK(대구·경북)에서는 자신의 지역구가 ‘험지’인 이들이 있다. 동을의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과 수성갑의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다. 5선인 유 의원은 이곳에서 내리 4선을 지냈고, 김 의원은 지난 2016년 20대 총선에서 보수세가 강한 TK에 출마, ‘민주당’ 출신으로 금배지를 달았다. 

이 때문에 유 의원과 김 의원은 각각 보수-진보 진영에서 차기 대권 잠룡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들의 텃밭이었던 대구가 지금은 ‘불모지’가 된 모양새다. 

‘큰 꿈’ 꾸는 유승민, “어려운 거 알지만…”

“제일 어려운 대구의 아들 유승민은 대구에서 시작하겠다.”

유 의원은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모임인 ‘변화와 혁신’(現 새로운보수당) 중앙당 발기인 대회에 참석해 이 같이 밝혔다. 내년 총선에서 유 의원은 현재 자신의 지역구인 동을에 출마할 것으로 관측된다. 

당초 여의도 안팎에서는 유 의원의 출마지를 놓고 수도권과 대구라는 두 가지 이견이 대립했다. 그 가운데 유 의원 스스로가 나서 이러한 오해를 불식하고 대구 출마를 확정지은 셈이다. 이에 유 의원의 대구 출마 배경에 많은 이목이 쏠리고 있다. 현재 유 의원에 대한 TK 민심은 부정적인 여론이 우세하다는 게 대다수의 시각이기 때문이다. 

이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배신자론’이다. 대구 지역은 박정희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을 향한 향수가 짙은 지역이다. 이 때문에 세간에서는 이곳을 ‘보수세가 강한 지역’으로 바라본다. 유 의원 역시 보수 세력에 해당하는 인물이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며 과거 새누리당을 탈당한 사실이 여전히 그를 옥죄는 형국이다. 게다가 ‘보수 세력이 잘하지 못해 정권을 탈환 당했다’는 볼멘소리도 나오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밖에도 지역에서는 당선을 위해선 표밭을 일구는 것이 중요한데 유 의원이 그동안 표밭 관리에 소홀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시민과 지역 언론 등 지역 관계자들과 스킨십이 부족했다는 게 대구 정가의 분위기다. 또 김재수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출마자로 거론되는 등 쉽지 않은 상대가 동을에 나선다는 분위기도 형성돼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에서는 유 의원의 대구 출마를 유력하게 예측하는 추세다. 현재 유 의원에게 대구가 험지라고 시인하면서도 그가 정치적인 ‘큰 그림’을 위해 대구에 출마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유 의원처럼 차기 대권 잠룡으로 분류됐던 중량감 있는 의원이 이제와 지역구를 바꾸는 것은 ‘국회의원 배지를 한 번 더 달기 위한 행동’처럼 보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앞서 유 의원은 이날 자신의 대구 출마를 시사하면서 “광주의 딸 권은희 의원은 광주에서, 부산의 아들 하태경 의원은 부산에서 (출마할 것)”이라고 거론했다. 두 의원 모두 현재 자신의 지역구에 다시 출마하는 것이다. 이 같은 당 상황을 고려한다면 유 의원이 수도권에 출마할 명분도 세우기 어렵다는 견해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유 의원이 대구에서 출마하는 건 모험을 하는 것”이라라면서도 “수도권에 나가게 될 경우 (그는 차기) 대선후보로서 필요한 지역 기반을 잃게 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유 의원처럼) 큰 꿈을 꾸는 사람 입장에서 볼 때는 설령 안 된다고 하더라도 지역 기반을 마련하는 차원에서 대구에 출마하는 게 맞다”고 덧붙였다. 즉, 이 같은 유 의원의 행보는 당장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닌 후일을 도모하는 포석으로 볼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지역 언론계에서는 유 의원의 대구 출마를 아직 쉽사리 단정 지을 수 없다고 봤다. 유 의원에 대한 부정적 민심이 우세하고, 최근 다소 수면 아래로 가라앉긴 했으나 자유한국당發 보수대통합 논의를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유 의원이 지난 8일 중앙당 발기인 대회에서 언급한 내용 역시 대구 출마 시사보다는 한국당에 보내는 일종의 신호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고 풀이했다. 이들은 정치적인 발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부겸 ‘내우외환’…수성구 守城할까

진보 진영에서 차기 대권 주자로 지목받던 김 의원 역시 내년 총선에서 난투(難鬪)를 치를 것으로 보인다. 수성갑은 김 의원에게 큰 의미를 지닌 곳이다. 그는 경기 군포에서 16·17·18대 의원을 지낸 뒤 2012년 19대 총선에서 대구에 도전했으나 쓴잔을 들이켠 전력이 있다. 이후 20대 총선 때 재도전으로 당선되면서 그 성과를 인정받았다. 김 의원이 일약 차기 대권 주자 반열에 오른 것 역시 ‘진보의 험지’에 민주당 깃발을 꽂은 업적 때문이었다. 하지만 내년 총선에서도 이 같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김 의원의 경우 안팎으로 어려움이 산적해 있다. 김 의원은 여당 소속이기 때문에 그에 관한 지역민의 선호도는 청와대를 향한 지지도와 일정 부분 궤를 함께하는 경향이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는 tbs의 의뢰로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진행한 12월2주차 주중집계 결과를 지난 12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TK지역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 긍정 평가는 전주대비 3.3%포인트 내려간 30.6%였다. 반면 부정평가는 61.6%로 집계돼 진영별 양극화가 심화된 양상을 띠었다. 이에 김 의원의 지역 지지도 역시 동반 하락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번 조사는 무선 전화면접(10%) 및 무선(70%)·유선(20%) 자동응답 혼용 방식, 무선(80%)·유선(20%) 병행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진행됐다.

리얼미터는 19세 이상 유권자 2만8763명에게 통화를 시도한 결과 그 가운데 1509명이 응답을 완료해 5.2%의 응답률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포인트다.

또 일각에서는 통상 대통령에 대한 레임덕이 집권 3년 차부터 야기되는데, 총선을 치르는 내년 4월의 경우 문 정부의 집권 4년 차로 여당에게 더욱 불리할 수 있다는 관점을 내놨다. 

아울러 선거가 다가오면서 한국당의 ‘TK 홀대론’ 공세도 만만찮을 것으로 여겨진다. 윤재옥 한국당 의원은 지난 10월9일 문 정부에서 일하는 TK 출신 인사의 수가 턱없이 적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를 들며 문 대통령이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TK 지역 출신을 일부러 인사에서 배제한다는 취지의 TK 홀대론을 주장했다. 이러한 흐름이라면 내년 총선에서 ‘TK 홀대론’의 화살이 모두 김 의원을 향하게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뿐만 아니라 지역 정가에서는 중앙 정치 업무를 수행하느라 지역을 너무 오래 비웠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김 의원은 2017년 6월부터 2019년 4월까지 행정안전부 장관으로 국정을 돌봤다. 행안부 장관을 하면서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도왔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지만, 지역구 국회의원인데 지역민과 밀착이 느슨해졌다는 아쉬움도 나왔다. 장관 등 중앙 정치 활동 이력은 서울 등 지역 기반이 약한 수도권에서는 이점으로 작용될 순 있다. 하지만 지역 기반이 확고한 곳이라면 지역민과의 교감이 당선의 최우선 덕목이기 때문이다.

김 의원의 경우 당초 출마자로 거명됐던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과 ‘빅 매치’ 구도를 선보이는 것을 선호했을 가능성이 크다. 강대강 구도로 자신의 정치적 무게감을 내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김 전 비대위원장은 수성갑 출마를 철회했다. 

또 다른 수성갑 출마자들은 모두 ‘밀착형 정치인’이다. 한국당에서는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과 정순천 한국당 수성갑 당협위원장이 거론된다. 이 전 구청장의 경우 구청장을 지내며 지역민과 교감도가 높다. 정 위원장 또한 대구시 3선 시의원과 부의장을 거친 토박이다. 이들은 김 의원의 약화된 부분을 오히려 ‘강점’으로 지니고 있다. 김 의원이 내년 총선에서 수성갑을 ‘수성(守城)’할 수 있을지 세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강민정 기자 kmj@ilyoseoul.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