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가 CJ ENM '프로듀스X101'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프로듀스X101'의 투표조작 의혹으로 지난달 26일 엠넷 측의 수사 의뢰서를 접수받아 내사에 착수했다. [뉴시스]
CJ ENM. [뉴시스]

[일요서울] 케이블 음악채널 엠넷의 아이돌 육성 프로그램 '프로듀스' 시리즈의 투표조작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제작진과 기획사 관계자들의 법정 다툼이 20일 시작된다. 투표조작 의혹의 진상도 법정에서 하나씩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김미리)는 이날 오전 10시30분 업무방해와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CJ ENM 소속 제작진인 PD 안모씨와 CP(책임프로듀서) 김모씨 등 8명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한다.

현재 안 씨와 김 씨는 구속된 상태다. 다만 공판준비기일에는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어 이들이 법정에 출석할 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재판부는 준비기일에서 검찰의 공소 요지를 들은 뒤 이에 대한 안 씨 등의 입장을 확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향후 정식 재판에서 조사할 증인 등을 정리하는 등 심리계획을 세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정해지는 심리계획에 따라 이번 사건의 밑그림도 점차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안 씨 등 제작진은 특정 기획사의 연습생이 최종 데뷔 그룹으로 선발될 수 있도록 투표수를 조작했다는 혐의로 지난 3일 재판에 넘겨졌다. 이 과정에서 기획사 임직원들은 자사 연습생이 많은 득표를 할 수 있도록 제작진들에게 접대 등을 한 혐의도 받는다.

프로듀스 시리즈는 여러 연예기획사 소속 연습생 및 아이돌 지망생 가운데 시청자들이 온라인 또는 문자 투표를 통해 최종 데뷔 멤버를 정하는 방식의 프로그램으로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검찰 조사 결과 안 씨 등은 그룹 '워너원'을 배출한 시즌2에서 1차 투표에서 60위 밖의 연습생 1명의 순위를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시청자들의 생방송 문자 투표가 반영되는 4차 투표 결과도 조작해 결국 최종 선발 11명 가운데 1명을 부정하게 포함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그룹 '아이즈원'과 '엑스원’을 배출한 시즌3·4에서는 아예 처음부터 최종 선발 멤버를 미리 정해두는 방식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안 씨는 경찰 조사에서 프로듀스X101과 더불어 이전에 방영된 '프로듀스48'의 순위 투표를 조작한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 안 씨 등은 해당 프로그램들이 방영된 시기에 여러 차례 술 접대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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