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원에도 스타일이 있다?...‘사회적 책임’에 기업들 주목

광화문 광장에 설치된 '희망 2020 나눔캠페인 사랑의 온도탑' [뉴시스]
광화문 광장에 설치된 '희망 2020 나눔캠페인 사랑의 온도탑' [뉴시스]

[일요서울 | 양호연 기자]올해 재계는 물론 산업계에도 불어든 칼바람은 유독 거셌다. 국가 간 수출 갈등을 비롯해 무역전쟁 등을 이유로 기업들은 저마다 경영방침의 갈피를 잡는 데 적지 않은 어려움이 따랐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영악화와 각종 법적 다툼, 공방전 등이 끊이지 않으면서 업계 안팎은 지칠 대로 지친 모양새다. 이 가운데서도 기업들은 다가올 내년 동력을 얻을 수 있는 저마다의 전략을 수립하는 중이다. 또한, ‘더불어 사는 삶’의 가치를 실천하는 등 따뜻한 행보에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 

자산총액 높은 상위 10개 사...연말 성금 기탁액도 대부분 ‘비례’
“꾸준한 사회공헌 실천과 관심...기업‧개인 넘어 모두가 참여해야"


기업들의 ‘사회적 가치’를 중시하는 분위기는 수년 전부터 꾸준히 조성돼 왔다. 이를 통해 기부활동이나 사회공헌 활동 등에 참여하는 기업들이 점차 증가해 왔고, 더불어 요구된 ‘사회적 책임’에 대해 기업들은 고심하는 분위기다. 다수의 국민들은 기업이 나서서 사회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사회적 책임을 다해주기를 기대한다. 실제로 많은 이들은 온라인에서 기업들이 사회적 책임을 깨닫고 우리나라가 긍정적 발전을 이뤘으면 하는 바람을 공유하고 있기도 하다. 

자산총액 서열 따라
연말 기탁금도 높아


그렇다면 우리 기업들은 올 연말 사회적 책임을 위해 어떤 행보에 나서고 있을까. 언론을 통해 알려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한 연말 성금을 기준으로 살펴본 결과 국내 주요 그룹이 기탁하거나 할 예정을 포함하면 기탁금은 1700여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각사가 발표한 성금 내역을 기준으로 살펴보니 기탁금의 순위가 올해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공시 대상 기업집단 지정 현황 중 자산총액이 높은 상위권 10개 사와 대부분 일치했다. 쉽게 말해 자산총액이 많은 기업들은 그만큼 연말 성금을 많이 낸 셈이다.

2019년 공시 대상 기업집단 지정 현황 [단위:개, 조 원, 공정거래위원회]
2019년 공시 대상 기업집단 지정 현황 [단위:개, 조 원, 공정거래위원회]


자산총액 1위 기업 삼성은 연말 이웃사랑 성금에 500억 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했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카드, 삼성증권 등의 계열사가 참여했다. 삼성에 이어 현대자동차(2위)와 SK(3위), LG(4위), 포스코(6위)도 각각 250억 원과 120억 원, 100억 원을 기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는 별개로 금융권의 기탁 릴레이도 주목할 만하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연말 성금으로 각각 120억 원, 100억 원을 기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7개사 모두 지난해에도 100억 원 이상의 성금 기탁을 한 바 있다. 다만 자산총액 5위 기업 롯데는 지난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연말 성금으로 70억 원을 기탁한 바 있지만, 올해 성금 기탁 소식은 전해지지 않았다(20일 기준).

자산총액 10위권 밖의 기업들의 연말 성금 기탁도 활발하다. 두산과 고려아연은 각각 30억 원을, 에쓰-오일, 효성, CJ그룹은 각각 20억 원, 10억 원을 기탁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 역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동일한 성금액을 기부해 호평을 얻고 있다. 다수의 기업들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기탁 외에도 연말을 맞아 저마다 따뜻한 나눔 실천에 한창이다. 실제로 대다수의 대기업들은 회사 차원이 아니더라도 임‧직원이 함께 모여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쳐나가고 있다. 

봉사‧재능기부도 활발
자사 제품 후원하기도


위와 같은 기업들 뿐만 아니라 다수의 대기업 및 중‧소기업들은 성금 형식의 기탁금 외에도 봉사활동이나 각종 재능기부를 통해 사회 환원에 나서고 있다. GS리테일은 최근 전국에 조직된 80개의 공식봉사단 ‘GS나누미’를 통해 지역 복지관 및 보육원에 한달간 순차적으로 떡국 봉사활동을 진행에 나섰다. 봉사활동 과정에서 자사 브랜드 제품을 제공하는 점을 통해 사회공헌의 실천과 함께 톡톡한 홍보효과도 기대할 수 있게된 셈이다.

티몬은 반려동물에 주목했다. 티몬은 최근 동물자유연대에 2800만 원 상당의 반려동물 용품을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물자유연대의 반려동물복지센터에 11톤 트럭 분량의 반려동물 용품을 전달했는데, 해당 물품은 124개 품목의 총 3421개 상품 등이다. 기증된 물품은 동물자유연대 내 반려동물복지센터에서 유기동물들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독거노인이나 환자들을 위한 따뜻한 관심도 주목할 만하다. 신한생명은 ‘2019년 홀로 사는 어르신을 위한 사랑 나눔의 장’ 행사에서 독거노인 보호 우수기업으로 선정돼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신한생명은 2013년부터 매년 반기에 한번 전국 소재 노인복지관과 연계해 어르신을 지원하는 활동을 추진해온 바 있다. 또한, SGI서울보증은 2015년부터 심장병 환자들의 수술비를 후원하고 있으며, 올해 역시 한국심장재단 후원 활동에 나섰다. 이를 통해 현재까지 108명의 심장병환자가 새 생명을 되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들의 따뜻한 움직임에 대중은 미소를 띠는 분위기다. 그러면서 형식적인 행사에 그칠 것이 아니라, 꾸준한 사회공헌 실천을 통해 따뜻한 사회가 조성되기를 바랐다. 한 네티즌은 “기탁 액수나 활동 규모를 떠나 앞으로도 국내 기업들이 꾸준히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가져주고 나서주기를 바란다”며 “기업들 뿐만 아니라 개인 차원에서도 다시 한 번 중요성을 인식하고 작게나마 참여에 나서야겠다는 의지를 다졌다”고 전했다. 분야를 넘나드는 다양한 형태의 사회공헌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온정이 함께하는 사회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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