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뉴시스>

 

하원에서 가결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이 상원으로 송부됨에 따라 트럼프의 운명이 조만간 판가름 날 전망이다.

트럼프 탄핵 여부는 증인 추가 심문 여부에 달려있다는 것이 워싱턴 정가의 지배적인 분석이다. 민주당은 특히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의 증인 채택에 사활을 걸고 있다. 볼턴이 트럼프의 우크라이나와의 거래에 대해 직접 알고 있기 때문이다.

볼턴의 변호사는 지난해 11월 “볼턴 전 보좌관이 우크라이나 문제와 관련된 많은 관련 회의 및 대화를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민주당은 볼턴이 상원에서의 탄핵 심리에서 트럼프를 탄핵할 수 있는 ‘스모킹건(결정적 증거)’을 폭로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볼턴은 이미 상원이 자신을 소환할 경우 증언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볼턴은 트럼프로부터 해임된 후 그의 대북정책을 신랄히 비난한 바 있어 상원에서 트럼프에 불리한 증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볼턴이 민주당의 희망대로 증언대에 설 수 있을지다. 볼턴이 증언을 하려면 상원이 증인 추가 심문 여부를 투표로 결정해야 한다. 현재 53대 47(무소속 2명 포함)로 공화당 의원이 많아 숫자만 놓고 보면 부결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최근 공화당 일부 상원 의원들이 민주당의 추가 증인 요청에 동조하고 나서면서 상황이 묘하게 흘러가고 있다. 밋 롬니 공화당 의원은 공개적으로 볼턴의 증원을 청취하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롬니 의원을 비롯해 3명의 공화당 상원 의원이 증인 추가에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민주당은 한 명의 공화당 의원만 더 찬성해주길 바라고 있다. 가결에 필요한 표는 100명 중 과반이 넘으면 된다.

상원에서의 표결에서 추가 증인 심문안이 통과된다 해도 넘어야 할 산이 있다. 트럼프가 국가기밀 기밀 유지에 관한 대통령의 특권으로 볼턴의 증언을 저지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즈는 워터게이트 특별검사보였던 닉 에커먼 변호사의 말을 인용하며 트럼프가 볼튼의 증언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고 보도했다. 에커먼은 트럼프가 할 수 있는 일은 상원 의원이 제기한 특정 질문에 대한 대응으로 트럼프 변호인단이 볼턴의 증언을 막을 수 있는 행정상 특권을 발동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측이 행정상 특권을 행사할 경우 존 로버츠 대법원 판사가 해당 특권이 유효한지 여부를 결정하게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즈는 그러나 범죄나 사기 행위 조장에 대한 진술에는 특권이 없다는 점을 기억하라고 에커먼 변호사가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로버츠 판사가 트럼프 측이 특권을 이용해 볼턴의 ‘폭탄 증언’을 막지 못할 것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워싱턴 정가는 설사 상원 탄핵 심리에서 볼턴이 ‘스모킹 건’을 전격 폭로한다 해도 탄핵에 필요한 67표를 민주당이 확보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공화당 의원 중 일부가 이탈할 수는 있으나 그 수가 탄핵을 가결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민주당은 트럼프가 우크라이나 군사원조를 대가로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수사를 압박해 권력을 남용했다는 혐의로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제출했고, 하원은 이를 지난해 12월18일(현지시간) 가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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