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토회복 노리는 한국당, 대표 선수로 뛸 사람은…

[일요서울 | 강민정 기자] 4.15총선에서 서울 서대문을은 공천 티켓을 놓고 자유한국당 예비후보 간 당내 박빙이 예상된다. 지난 22일까지 예비후보자로 등록한 한국당 후보는 모두 4명이다. 서대문을 지역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있다. 고(故) 정두언 의원이다. 정 의원은 이곳에서 17·18·19대 내리 3선 의원을 지낸 바 있다. 20대 총선에서는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선돼 지역구를 내주게 됐다. 한국당은 이번 총선에서 ‘포스트 정두언’ 찾기에 골몰하는 모양새다. 과연 이 자리를 누가 갖게 될 것인가. 그 치열한 현장으로 들어가 보자.

 

서대문을 지역에서 당내 경선을 뚫고 ‘포스트 정두언’이 될 예비후보는 누구일까. 김수철(좌) 한국당 예비후보, 고(故) 정두언(중) 의원, 송범주(우) 한국당 예비후보. [사진출처: 뉴시스 및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서대문을 지역에서 당내 경선을 뚫고 ‘포스트 정두언’이 될 예비후보는 누구일까. 김수철(좌) 한국당 예비후보, 고(故) 정두언(중) 의원, 송주범(우) 한국당 예비후보. [사진출처: 뉴시스 및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 고(故) 정두언 의원, 서대문을에서 3선…정치 노선 함께한 한국당 후보 출마 눈길
- 김수철 한국당 예비후보 “정치 혁신·세대교체·인적 혁신 적임자는 바로 나”

서울은 지난 2016년 20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에 세를 실어줬다. 민주당은 총 49개 지역구 가운데 과반이 넘는 35곳에 깃발을 꽂았다. 현재는 무소속이나 당시 민주당이었던 손혜원 의원까지 포함한다면 총 36곳이다. 이어 자유한국당 9석, 새로운보수당 3석, 바른미래당 1석 순이다. 

한국당은 21대 총선에서 서울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특히 서대문을 지역을 놓고 한국당 후보자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에게 서대문을은 ‘리턴 매치’나 다름없다. 앞서 고(故) 정두언 의원이 17·18·19대 국회의원을 지낸 곳이기 때문이다.

정 의원은 이곳에서 ▲17대 45.58% ▲18대 59.07% ▲19대 49.38%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20대 총선에서는 18·19대 선거에서 그와 맞붙었던 김영호 민주당 의원이 축배를 들었다. 한국당 입장에서는 ‘포스트 정두언’이 절실한 상황이다.

‘정두언’ 바톤 이을 한국당 후계자는 누구

현재 서대문을 지역에 한국당 예비후보로 등록한 이들은 김수철 전 서울시의원, 송주범(57) 한국당 서울시당 홍보위수석부위원장, 이동호 전 한국당 서대문을 당협위원장, 안형준 전 건설기술인협회 기술교육위원 등이다. 

정 의원의 뒤를 따라 서대문을 출마를 굳힌 김수철(50) 한국당 예비후보는 “정 의원은 ‘할 일을 하고 할 말을 하는’ 정치인이었다”라며 “본인에게 정치적인 유불리를 떠나 우리 사회와 국가에 꼭 필요한 일이라면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그 역할을 수행하셨다”라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정 의원은 정치 개혁과 혁신, 정당 개혁, 시대 흐름을 반영하는 정치에 대한 열망이 컸다”라면서 “그가 내세웠던 정치 혁신, 세대교체, 인적 혁신을 가장 잘 수행할 수 있는 적임자는 나다”라고 출마 의지를 강조했다.

정 의원은 김 예비후보에게 있어 정치적 스승이나 다름없다. 그는 지난 2010년 정 의원이 한나라당 최고위원을 지낼 당시 특별보좌역으로 지근거리에서 수행했고, 여의도연구원 원장을 맡았을 때는 자문위원으로 함께 활동했다. 뿐만 아니라 정 의원의 공천으로 서대문을 지역구에서 제7대 서울시의원을 지낸 전력도 있다. 즉, 정 의원으로부터 중앙과 현장에서 정치를 배운 것이다.

김 예비후보는 “나는 지역에서 정치를 한 경험은 있지만, 국회의원으로는 처음으로 도전하는 정치 신예다”라며 “신예는 앞서 갔던 선배들, 특히 정 의원이 갔던 길을 잘 따라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후배로서 조금 더 새롭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혁신해) 시대에 맞는 정치를 펼쳐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같은 당 소속 송주범 예비후보도 정 의원의 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송 예비후보 역시 정 의원의 보좌관을 지내는 등 그와 정치적 행보를 함께 해 왔다. 또 김 후보와 함께 이곳에서 제7대 서울시의원으로 일한 전력이 있다.

그는 “주위 사람들의 (출마) 권유가 많았다”며 “나 또한 이 지역 출신으로, 이곳에 뜻을 갖고 있었다”고 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네 명이 모두 선의의 경쟁을 펼쳤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호남 출신 김수철 vs 서대문통 송주범

서대문을은 홍제3동, 홍은1·2동, 남가좌1·2동, 복가좌1·2동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이 지역에서 호남 출신 유권자의 비율은 35~40%로 알려져 있다. 적지 않은 비중이다. 이 때문에 보수 정당에게는 일종의 험지로 분류된다.

김 예비후보는 “나는 호남 출신이다. 호남 출신 보수 정당인으로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며 “아울러 타 후보에 비해 어리다. ‘젊은 보수 정치인’”이라고 말했다.

송 예비후보는 서대문을 지역에 한국당 후보가 몰린 것을 두고 “가장 중요한 건 당선 가능성”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서대문을은 지역적 특색이 강하기 때문에 이 지역을 잘 알아야 한다. 나는 서대문구 출생으로 이 지역에서 오랫동안 역할을 해 왔다”라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지역 내 조직을 잘 흡수할 수 있다고도 부연했다.

송 예비후보는 이 지역 현안으로 ▲강북횡단선 및 서부경전철 조기 착공 ▲인왕시장과 유진상가 개발 ▲가좌역을 향하는 지하도 건설 등을 꼽았다.

김 예비후보도 서부경전철 조기 착공, 인왕시장 및 유진상가 개발을 지역 현안으로 언급했다. 이와 더불어 그는 “서대문을 지역의 주거 환경이 기존 다세대·다가구에서 아파트 중심으로 변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주민들의 교육 열망이나 문화적 수요가 상승했다. 주민들 수요에 맞춰 서대문의 가치, 삶의 가치를 두 배로 높이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고 전했다. 김 예비후보는 이에 발맞춰 가재울 뉴타운에 마련된 도서관 부지에 도서관 신축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두 후보자는 선거에서의 자신의 특장점을 알렸다. 송 예비후보는 ‘서대문통’, 김 예비후보는 ‘소통과 공감의 리더십’이라고 설명했다.

송 예비후보는 “서대문구민들은 출마자에게 ‘너가 서대문을 위해 한 일이 무엇이냐’고 물을 것이다”라며 “나는 시의원을 지낼 당시 예결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서대문 지역에 2400억여 원 정도의 예산을 끌어오는 등의 실적이 있다. 이러한 업적을 보고 서대문구민 여러분이 판단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예비후보는 “현재 대한민국은 정치적 전환기를 맞이했다”라며 “과거 권위주의 리더십과 달리 소통하고 공감하는 리더십, 지역 현장을 잘 이해할 수 있는 정치인들이 많이 탄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표명했다. 이어 “나는 국회의원 보좌관, 중앙당 사무처, 지방 의원 등을 거치며 상당히 오랜 시간 동안 정치 실무를 준비했다. (선거에서) 준비된 실무형 의원들이 많이 배출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치열한 당내 경쟁을 뚫고 본선에 출마하게 되면 현역 지역구 의원인 김영호 민주당 의원과 마주할 공산이 크다. 김 의원은 이곳에서 국회의원을 지낸 김상현 전 의원의 아들이다. 그는 정 의원과 18·19대 선거에서 각축전을 벌였지만 쓴잔을 들이켰다. 이후 20대 총선에서 김 의원은 48.90%의 득표율로 39.86%를 얻은 정 의원을 누르고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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