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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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지난달 농산물과 석유류 가격 상승에 힘입어 소비자물가가 13개월 만에 1%대로 올라섰다.

4일 통계청이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5.79(2015=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5% 상승했다. 2018년 11월(2.0%) 이후 14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오른 수치다.

전년 동월과 비교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19년 1월 0.8%로 내려앉은 후 줄곧 0%대를 유지하다가 지난해 8월 -0.038%를 기록하며 사실상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지난해 9월에는 -0.4%로 하락하면서 1965년 통계 작성 이래 ‘공식’ 물가가 0% 아래로 내려갔다. 국제적 비교를 위한 통계는 소수점 한자리로 계산한다.

이어 10월 보합(0.0%), 11월(0.2%)과 12월(0.7%)에는 오름세를 보였으나 지난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965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인 0.4% 상승에 그쳤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대를 넘어선 건 2018년 12월(1.3%) 이후 처음이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올해는 농산물 쪽 기저효과가 종료되고 작황이 악화되면서 채소류 등 농산물 가격이 크게 상승했다”며 “2018년 하반기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지속됐던 유류세 인하 정책 종료로 석유 가격이 상승한 것도 전체 물가 상승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저(低)물가를 이끌었던 농축수산물은 전년보다 2.5% 올랐다. 농축수산물은 지난해 6월(1.8%) 이후 7월부터 마이너스를 보이다가 7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됐다. 농산물은 1년 전보다 1.0% 상승했으며 이 중 채소류가 15.8%나 급등했다. 축산물과 수산물은 각각 1년 전보다 물가가 3.4%, 6.0% 올랐다.

농축수산물이 물가에 기여한 정도는 0.19%포인트(p)로 나타났다. 농축수산물의 경우 세부적으로는 농산물의 물가 기여도가 0.04%p였고, 채소류가 0.24%p였다. 축산물과 수산물은 각각 0.08%p, 0.07%p였다.

품목별 동향을 보면 무(126.6%), 배추(76.9%), 상추(46.2%), 딸기(18.2%), 국산 쇠고기(4.9%), 돼지고기(3.2%) 등이 물가 상승률을 높였다. 반면 감자(-27.8%), 마늘(-23.8%), 고구마(-21.4%), 귤(-20.3%), 고춧가루(-15.7%), 사과(-9.6%) 등이 물가를 끌어내렸다.

공업제품은 1년 전보다 2.3% 상승했다. 휘발유(15.6%), 경유(11.6%) 등 석유류가 1년 전보다 12.4% 오르면서 물가를 끌어올렸다. 이는 2018년 7월(12.5%) 이후 최대 상승치다. 석유류가 물가를 올리는데 기여한 정도는 0.49%p였다. 휴대전화기(-2.9%), 남자학생복(-45.7%), TV(-10.4%), 여자학생복(-42.8%) 등은 내려갔다.

서비스가격은 전년보다 0.8% 상승했다. 전세(-0.1%)와 월세(-0.2%)가 모두 하락하면서 집세가 0.2% 감소했다. 택시료(13.7%), 시내버스료(4.9%) 등은 올랐으나 고등학교납입금(-36.2%), 휴대전화료(-2.6%) 등의 하락으로 공공서비스도 0.5% 내려갔다.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1개 품목을 중심으로 체감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2.1% 상승했다.

생선, 해산물, 채소, 과일 등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0개 품목의 물가를 반영하는 신선식품지수는 전년보다 4.1% 올랐다. 2018년 12월(6.6%) 이후 13개월 만에 최대 폭을 보였다.

계절적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의한 물가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 파악을 위해 작성하는 농산물 및 석유류제외지수(근원물가)는 전년보다 0.9% 올랐다. 지난해 8월(0.9%)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높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0.8% 상승했다. 이 역시 지난해 8월(0.8%)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번 소비자물가조사에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영향은 반영되지 않았다. 안 심의관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지난달 20일 이후 한국에 영향을 미쳤기에 이번에 반영됐다고 단언하기 어렵다”며 “다음 달에는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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