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이 지역에 있으나 마나’라는 말 자주 들어…진정한 ‘국회의원 몫’ 하겠다”

[일요서울 | 강민정 기자] 권미혁(61)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같은 당 6선 이석현(68)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안양동안갑에 출사표를 냈다. 권 의원은 지난 2016년 민주당 대표를 맡았던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인재로 영입했다. 20대 국회에서 비례대표 의원 배지를 달며 정계에 입성했다. 이 의원의 경우 안양동안갑에서 17대부터 20대까지 내리 4선을 지냈다. 14대에는 경기 안양시을, 15대에는 경기 안양동안을 지역구 의원이었다. ‘안양동안’의 맹주인 셈이다. 권 의원은 “안양에는 인물의 정체, 정치의 정체를 넘어서는 새로운 사람이 필요하다”라며 출마 의지를 강조했다.

 

초선 비례대표 현역인 권미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같은 당 6선 이석현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안양동안갑에 출사표를 던졌다. 일요서울이 그에게 출마 배경과 포부 등 오는 4.15총선과 관련한 질문을 했다.
초선 비례대표 현역인 권미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같은 당 6선 이석현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안양동안갑에 출사표를 던졌다. 일요서울이 그에게 출마 배경과 포부 등 오는 4.15총선과 관련해 질문했다.

-‘같은 집’ 6선 이석현 의원에게 도전장 던진 초선 비례대표…당내 경선 눈길

경기 안양동안갑은 오는 4.15총선 선거구 가운데서도 특히 눈에 띈다. 6선 의원의 아성에 도전하는 비례대표의 패기가 돋보이기 때문이다. 이곳에 출마 의사를 밝힌 권미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제 4년간 갈고 닦은 정책 역량이 모두 안양에 투입될 차례”라며 “4년간 비례대표 경험은 약점이 아니라 강점이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일요서울은 그에게 서면을 통해 4.15총선에서 지역구에 출마하게 된 배경과 포부, 후보자로서의 강점 등을 질문했다. 다음은 권 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   

-총선을 흔히들 ‘비례대표의 무덤’이라고 말하는데. 4.15총선에 임하는 포부는.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지역에서 안착하기가 상당히 어려운 일은 맞다. 그러나 앞서도 언급한 것처럼 특히 안양에는 인물의 정체, 정치의 정체를 넘어서는 새로운 사람이 필요하다.

국회의원으로 보낸 지난 4년간, 현장에 답이 있다는 믿음 아래 전국 현장 곳곳을 발로 뛰어다녔다. 주요 언론사에서 ‘의정활동 1등’이라는 과분한 평가를 해 주셨다. 국회의원으로서 사명감을 가지고 열심히 일했다. 이제 4년간 갈고 닦은 정책 역량을 모두 안양에 투입할 차례다. 4년간 비례대표의 경험은 약점이 아니라 강점이 될 것이라고 본다. 

-경기 안양동안갑 출마 배경은.
▲35년 동안 시민운동, 여성운동, 미디어운동 등을 했다. 한평생을 사회혁신에 몰두해왔다. 사회혁신에 대한 실력과 진정성을 인정받아 2016년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인재영입으로 정치에 첫 발을 내딛었다. 시대가 요구하는 혁신리더로서 정체된 안양의 새 인물, 새 바람이 되겠다. 

실제 안양이 과거에는 제조업의 메카로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곳이지만 이제 누구도 안양을 경기 남부의 핵심도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청년들도 떠나가고 있다.

안양에 터를 잡고 지역주민들을 찾아뵈면서 사람의 정체가 정치의 정체를 낳았고, 정치의 정체가 곧 도시의 정체를 만들었음을 확인했다. 사람을 바꾸면 정치가 바뀌고, 정치를 바꾸면 안양이 바뀐다고 생각한다. 내 슬로건을 “바꾸면 바뀝니다!”로 정한 이유다.

-안양동안갑은 6선 중진 의원인 이석현 민주당 의원의 지역구다. 출마하는 데 부담은 없었나.
▲지역 활동을 하며 많은 주민들을 만나 보니 ‘사람을 바꾸고 정치를 바꾸는 것’이 결과적으로 안양 주민들의 미래를 바꾸는 일이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 이 확신을 갖고 안양 주민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열심히 뛸 것이다. 

-본인과 더불어 이석현 의원, 민병덕 변호사 등이 이 지역에 민주당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이들과 비교했을 때 자신만이 갖는 장점은. 
▲동안구 주민들께 ‘국회의원이 지역에 있으나 마나 하다’는 뼈아픈 얘기를 자주 들었다. 지역에는 진짜 일할 사람이 있어야 하고 그 사람을 통해 국민 목소리가 대변돼야 진정한 대의기관(代議機關)으로서의 국회의원의 몫을 다 하는 거다. 안양에서 진정한 ‘국회의원의 몫’을 다하기 위해 열심히 뛰고자 한다. 

특히 이곳은 현역 의원이 지역을 잘 돌보지 않아 우리 의원실에 민원이 다 몰렸었다. 그때 주민들께서 민원 하나를 해결하려면 ‘소관 부서 아니니 여기 가라, 저기 가라’ 하는 통에 지쳤던 경험이 다들 있으실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권미혁 의원실에 ‘민원 원스톱센터’를 개소하고자 한다. 주민들 곁에서 주민들을 지키면서 ‘원스톱’으로 응답하겠다.

또 지난 한 해 동안 우리 안양을 위해 참 열심히 뛰어다녔다. 안양의 미래 먹거리 스마트산업을 지원하고자 ‘디지털콘텐츠 산업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국비 예산 6억9000만 원을 확정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IT 벤처기업들의 경쟁력이 곧 도시의 경쟁력이자 국가의 경쟁력이다. 안양이 우수한 IT 벤처기업들의 허브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

또한 안양 F.C의 홈구장인 안양종합운동장은 전광판이 많이 노후돼 축구 관람을 온 시민들이 불편함을 겪었다. 이를 개선하고자 국제경기 기준에 맞춘 새 전광판 교체공사를 위해 8억 원의 특별교부세를 확정했다. 이제 운동장 어디에서나 선명한 화면으로 우리 안양FC 선수들의 경기모습을 관람할 수 있다.

안양창조산업진흥원의 경우 그동안 건물 노후화로 인해 불편을 겪은 입주사들이 있었다. 노후 시설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경기 창조 산업 안양센터 개보수 특별교부세 5억 원을 확정했다. 시설이 나아지면 입주사들의 만족도와 업무 효율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20대 국회는 여야 간 정쟁이 빈번해 많은 국민들이 안타까워했다. 20대 국회를 지낸 소감은.
▲국회는 ‘2019년 국가사회기관 신뢰도 평가’에서 2.4%의 신뢰도를 얻었다. 경찰 다음으로 최하위로 드러났다. 국민들께서 국회에서 정쟁은 할 수 있지만 그것이 ‘국민 삶을 위한 싸움’이 아니라 ‘기득권을 지키는 싸움’이라는 생각을 하신다고 본다. 

나는 20대 국회에서 원내대변인을 맡았던 만큼 정쟁의 최전방에 있었다. 그때 두 가지 결심을 했다. 첫째, 정쟁을 피할 수 없겠지만 이것이 국민들 삶을 지키기 위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국민들께 충실히 설명하자. 둘째, 아무리 야당이 우리 당을 향해 막말과 비방을 해도 똑같이 하는 것을 경계하자. 

특히 야당과의 소통은 벽에다 말을 하는 것 같았다. 너무나 소통이 되지 않아 종종 무력감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야당을 향한 막말과 비방을 철저하게 경계하며 막말하는 야당과 닮지 않으려고 부단히도 애썼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향후 21대 국회는 어떻게 혁신돼야 할까.
▲내가 국회에서 직접 보고 느낀 것은 국회의원 개개인은 의정활동을 열심히 한다. 그런데 정쟁 중심 국회, 생산성 떨어지는 국회가 되는 건 제도의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21대 국회에 들어가면 가장 처음으로 ‘일하는 국회법’을 발의하고 통과에 앞장서고자 한다. 일하는 국회를 위해 법안심사를 강제하는 법안을 만들고, 벌칙 조항까지 넣어서 안 지킬 수 없도록 하려고 한다. 

최근 통과된 ‘법안심사강화법(국회법)’은 월 2회 법안소위 개최를 의무화했다. 그러나 실제로 운영해 보니 각 상임위 대부분이 월 0.7회, 0.8회로 집계됐다. 처벌 조항이 없기 때문에 엄격하게 운영되지 못한 측면이 보인다. 국회 혁신은 거창한 데 있지 않다. 헌법과 국회법을 존중하며 제대로 일하는 국회의 모습을 통해 혁신이 이뤄질 것이라 본다.

-2005년부터 2011년까지 한국여성민우회 대표를 지냈다. 이 경험을 살려 20대 국회에서 여성 문제 관련 법안들을 발의했었다. 향후 여성 인권 향상을 위한 어떤 법·제도 마련을 구상하나.
▲20대 국회에서 한부모(미혼모)전담 의원을 자임해 ‘한부모가족지원법’ 개정을 이끌었고, △5월 10일 한부모가족의 날 신설 △한부모가족 상담전화 설치·운영근거 마련 (‘17.12.29 본회의 통과)을 한 바 있다. 이 때문에 많은 호평을 받았다. 이 성과를 이어가 한부모, 장애여성 등 사회적 약자 및 여성폭력 문제를 다루고자 한다.

20대 남성을 중심으로 한 젠더갈등 이슈는 향후 한국사회에서 매우 중요한 논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랫동안 여성정책을 다뤄온 경험을 바탕으로 젠더갈등 이슈를 전면적으로 다뤄 제도개선까지 이끌어내고자 한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