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라호마대학 풋볼팀인 수너스(Sooners)와 텍사스대학 롱혼스(Long hornes)는 미국내에서도 알아주는 앙숙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연세대와 고려대 같은 라이벌이다. 국가로 치면 한국과 일본 수준이다. 

다른 팀은 몰라도 라이벌 팀에게 지는 건 용서가 되지 않는다.

선수들은 라이벌전만 되면 잔뜩 긴장한다. 무조건 이겨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실력보다는 정신력이 승패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 라이벌전에 관중들이 몰려드는 이유다. 

메이저리그에도 매년 라이벌전이 수없이 열린다.

뉴욕 양키스와 뉴욕 메츠, 시카고 컵스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뉴욕 메츠,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 LA 다저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LA 다저스와 뉴욕 양키스 등이 오랜 앙숙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중 LA 다저스와 뉴욕 양키스의 월드시리즈 라이벌전은 메이저리그 구단들 중 최대의 라이벌전으로 꼽힌다.

양 팀은 지금까지 11차례 월드시리즈에서 만났다. 마지막으로 격돌한 것이 지난 1981년. 무려 38년 간 이들의 월드시리즈 라이벌전은 열리지 않았다. 

그런데 드디어 39년 만에 두 팀이 월드시리즈에서 만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역대 전적에서는 양키스가 압도적이다. 11전 8승3패. 1941년 처음 만난 월드시리즈에서 양키스는 다저스를 4승1패로 가볍게 꺾고 우승했다. 이후 1953년까지 양키스는 4차례 더 다저스를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5전 전패를 당하던 다저스는 1955년 마침내 양키스를 7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누르고 대망의 월드시리즈 챔피언이 됐다.

이듬해인 1956연에는 양키스가 다저스를 7차전을 벌이며 설욕했다. 

로스앤젤레스로 연고지를 옮긴 후 다저스는 1963년 월드시리즈에서 양키스에 4전전승으로 꺾고 두번째 월드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14년 후인 1977년과 1978년 2년 연속 두 팀은 월드시리즈에서 대결을 펼쳤는데 두 번 모두 양키스가 4승2패의 성적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3년 후인 1981년 다저스는 양키스를 4승2패로 꺾고 세번 째 월드챔피언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이후 양팀은 지금까지 월드시리즈에서 만나지 못했다. 양키스는 다저스와는 만나지 못했으나 5차례나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했고, 다저스는 1988년 우승에 그쳤다. 

양키스는 2009년을 끝으로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끼워보지 못했으며 다저스는 31년간의 우승 가뭄이 지속되고 있다. 

MLB 관계자들이 두 팀의 월드시리즈 라이벌전을 점치고 있는 것은 그 어느 때보다 두 팀의 전력이 막강하기 때문이다. 

다저스는 지난 2017년과 2018년 연속으로 월드시리즈에 진출했으나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보스턴 레드삭스에 막혀 준우승에 머물렀다. 2019년 시즌에는 월드시리즈 진출이 좌절됐지만 전력만큼은 여전히 내셔널리그 최강으로 평가받고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류현진을 잡는데 실패해 투수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레드삭스의 노장 데이비드 프라이스를 트레이드로 데려오는데 성공했다.

여기에 역시 레드삭스의 강타자 무키 베츠를 영입해 막강 타선을 구축했다. 2017, 2018 월드시리즈에 진출했을 때보다 전력이 더 강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유다.

양키스도 만만치 않다.

그동안 최강의 전력을 갖추었음에도 주전들의 잦은 부상으로 월드시리즈 문턱에서 번번이 쓴잔의 고배를 마셔야 했으나, 자유계약 최대어였던 게릿 콜을 영입하면서 메이저리그 최강의 선발투수진을 보유하게 됐다.

여기에 불펜진마저 30개 구단 중 가장 안정감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비록 선발투수 제임스 팩스턴이 수술로 3~4개월 결장이 불가피해졌으나 가을야구에서는 뛸 수 있기에 양키스는 그리 큰 걱정을 하지 않고 있다. 

타선도 다저스 못지 않다. 

지난 시즌 306개의 홈을 때려낸 선수들이 거의 그대로 팀에 남았다. 그동안 부상으로 제대로 출전하지 못했던 거포 지아카를로 스탠턴마저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투수진과 타격 모두 강해진 양 팀은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올 시즌에서도 100승 이상을 거둘 것이 확실시된다.

과연 다저스와 영키스가 39년 만에 월드시리즈에서 만날 수 있을까. 메이저리그 팬들은 시즌이 오픈되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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