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주씨 세계한인차세대대회 참가 차 방한

태어난 지 5개월 만에 고열로 세상의 소리를 듣지 못하게 된 한인 여성이 호주에서 잘 나가는 공무원이 돼 귀국했다. 호주 토지국에서 공무원으로 25년 째 근무하는 박영주(44) 씨는 귀 대신 눈으로 소리를 듣고 한국어와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것은 물론 한국어 수화와 영어, 호주, 일본 그리고 국제
수화에도 능통하다.

그는 재외동포재단이 지난 7월28일부터 8월2일까지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개최한 2008 세계 한인 차세대대회에 참가 차 방한했다. 박 씨는 “장애를 지닌 것을 어렸을 때는 수없이 원망하기도 했었지만 지금은 원망하지 않는다. 장애자가 된 것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갈 줄 안다"며 “지금까지 내가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살아왔다"고 말했다. 박 씨는 구화교육의 창시자인 고 최병문 교장이 세운 한국구화학교에 입학해 구화교육을 받았다.

구화교육은 사람과 대화하기 위해 한 단어를 최소한 200번 이상 듣고 또 듣고 쓰면서 단어를 익히고 말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어느 정도 말을 하게 되자 그의 어머니는 딸이 차별이 없는 곳에서 더 넓은 세상을 살도록 하겠다는 일념으로 호주 이민을 택했다. 1981년 금란여자중학교 3학년 때 호주 캠시로 가족이민한 박 씨는 가장 먼저 영어를 배웠고, 시드니 전문대(TAFE)의 장애인을 위한 특별 코스를 마친 뒤 시험을 통해 시드니 정부 토지국(Department of Lands) 공무원에 합격했다.

그는 2002년부터 호주의 청각장애인공무원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으며, 2003년부터는 청각장애인을 위한 교육 네트워크에서 컴퓨터를 공부해 호주 대표로 출전한 국제컴퓨터 작동능력 경시대회에서 우승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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