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비선라인 ‘마포캠프’ 전격공개
최근 대세를 형성하고 있는 이명박 전서울시장에 밀려, 호시탐탐 ‘반등’의 기회를 엿보고 있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측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후보검증론 등도 이런 과정에서 불거졌지만, 성과를 내기보다 ‘독’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박 전대표측 캠프 관계자들의 면면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 특히, 눈에 띄는 곳은 ‘비선 라인’으로 알려진 마포 사무실이다.
<일요서울>은 지난 1월 31일 비공개로 운영되고 있는 이른바 ‘마포캠프’를 찾았다. 하지만, 서울시 마포구 도화동 T아파텔에 위치한 사무실 내부를 확인하는데는 실패했다. 보안시설이 철저한 탓도 있었지만, 관계자들이 사무실 공개를 꺼려했기 때문이다.
그 대신 지난 1일 마포캠프의 ‘안주인’ 역할을 맡고 있는 사업가 홍윤식씨를 만나 사무실 운영 등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들어봤다.



서울시 마포구 도화동 T아파텔. 이곳에는 한나라당 유력 대권주자 중 한 명인 박근혜 전대표의 비선캠프 사무실이 자리잡고 있다.

박 전대표는 여의도 엠빅스 빌딩 등에 위치한 공식 사무실을 비롯, 2개의 캠프를 추가로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곳은 역시 ‘마포캠프’다. 이 사무실과 관련된 일체의 움직임이 비공개로 진행되는 탓도 있지만, 이곳 ‘안주인’들의 무게감이 상당하다는 점도 주목을 받는 배경이다.


T아파텔 소유자 ‘제3의 인물’
마포 사무실을 총괄 지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인사는 사업가 홍윤식씨다. 홍씨는 연세대학교 71학번으로 총학생회장을 지냈다.

한때 한나라당 이회창 전총재의 대선 캠프에 일조한 적은 있지만 정치권에 퍼진 소문과 달리, 그는 정치와 큰 인연을 맺은 적이 없다는 점이 이채롭기까지 하다. 비정치적 궤적을 그려온 홍씨가 박 전대표의 후견인 겸 대표적 지지자가 됐다는 사실도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마포캠프에서 홍씨를 도우며, ‘대외관계’ 업무에 전념하고 있는 이연홍씨도 이른바 ‘스타 기자’로 통했던 유명인사다. 중앙일보 정치부장 출신인 이씨는 특유의 취재력과 문장력으로 언론계에서 꽤나 정평이 나있다.

이씨는 기자와 통화에서 “지금은 마포 사무실에서 나와 별도 사무실을 사용하고 있다”면서 “개인적인 업무 등으로 인해 공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이씨는 매일 여의도 사무실과 마포캠프를 오가면서 일종의 ‘특보’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밖에도 현 모교수 등이 이 사무실의 핵심 멤버로 자주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들은 알려진 것과 달리 박 전대표 캠프의 ‘핵심’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대부분 박 전대표의 지지자에 의해 자발적으로 구성됐다는 점에서 ‘공식 캠프’로 인정하지 않는 내부 분위기가 이를 말해준다.

지난 1월 31일 <일요서울>은 T아파텔 소재 마포캠프를 찾았지만 사무실 내부까지 접근하는데는 실패했다. 고급형 아파텔인 이곳은 1층 프런트를 통과하는 것도 쉽지 않을 정도로 보안이 잘 돼 있으며, 캠프 관계자들이 하나같이 공개를 꺼려한 탓이다. 또, 아파텔의 소유자는 홍씨가 아니었다.

그 대신 이곳 캠프의 ‘안주인’격인 홍씨와 만나 마포캠프의 사정을 들을 수 있었다. 그는 2000년을 전후한 시점에 정치권 지인을 통해 박 전대표와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지난 1일 오후 마포 가든호텔에서 만난 홍씨는 “이곳은 체계적으로 뭘 하는 그런 캠프가 아니다”면서 “박근혜 전대표를 개인적으로 지지하는 사람들이 모여 다소나마 도움을 주고자 모인 것에 불과하다”며 극구 인터뷰를 사양했다.

특히, 언론에서 지나치게 자신들을 확대 해석하는 부분에 대해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홍씨는 이와 관련, “일부 언론에서 나에 대해 다룬 적이 있는데, 대부분 사실과 달라 당혹스러움을 느꼈다”며 “이 일대에 박 전대표를 지지하는 ‘무궁화지킴이’ 등의 사무실도 있어 많은 오해가 비롯된 것 같은데, 조만간 사무실을 정리할 계획”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홍씨 등 10여명의 마포캠프 관계자들이 박 전대표를 직·간접적으로 돕고 있는 ‘열혈 지지자’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또, 이 점에 있어서 홍씨도 한나라당 대선 경쟁에 큰 관심을 내비쳤다.


“조만간 사무실 정리할 계획”
그는 박 전대표에 대해 “이번 대선에선 합리적 보수로 대변되는 주자가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런 관점에서 보면 박 전대표는 다양한 가능성을 가진 인물임에 틀림없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한나라당 당내 경선이 9월로 미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구조로는 이명박 전서울시장이 유리하겠지만, 특정 주자의 유·불리를 떠나 정권 교체라는 명분을 실현할 수 있는 최선의 방향으로 가야하기 때문이란다.

홍씨는 “4월부터 본격적인 당내 선거전에 돌입한다고 가정해 보면 5, 6, 7월이 가장 치열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진단한 뒤 “대선은 긴 호흡이 필요한 경기”임을 강조했다.



마포캠프 ‘핵심’ 홍윤식씨 일문일답

-사무실 운영이 오픈된 적이 없는데.
▲우리는 자발적인 지지자들로 도움을 주고자하는 것뿐이지, 정치인이 아니다. 오히려 왜 우리에게 관심을 갖는지 의아스러울 뿐이다. 조만간 사무실을 정리할 계획이다.


▲일부 지인들을 만나고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는 것에 불과하다.

-박근혜 전대표 캠프의 일부 전략이 ‘부메랑’이 되기도 했는데.
▲뭐, 그 점은 일을 하다보면 이럴 때도 저럴 때도 있는 거 아니겠느냐. 후보검증 등을 두고 하는 얘기 같은데, 모두 박 전대표를 돕는 분들이 하신 일이다. 다소 실수가 있더라도 믿고 가야되는 상황이다. 대권주자들의 지지율은 조정이 있을 것이다.

-박 전대표와 인연을 맺은 계기는.
▲일일이 다 설명하면 여러 사람이 등장하니까, 말하기 좀 그렇다. 2000년을 전후해서 만났고, 박 전대표의 가능성을 보고 지지하기로 마음을 먹은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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