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규 & 정재봉의 라이온 리더 열전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아름다운 봉사”


세계 최대의 민간봉사단체인 국제라이온스협회의 ‘라이온’들이 본지의 기획연재물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2012년 세계 200여 개 국에서 4만여 명의 글로벌 리더들이 참가하는 ‘국제라이온스클럽 제95차 부산세계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한 355-A(부산)지구 7300여 라이온들의 열정이 대단하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바쁘게 움직이는 인물이 ‘라이온의 멘토(men tor)’ 최중열 국제이사다.

최 국제이사는 1977년 부산제일라이온스클럽 입회를 시작으로 부산제일라이온스클럽 회장, 355-A지구 사무총장, 355-A지구 총재, 제39차 부산 동남아대회 조직위원장 겸 대회위원장 등을 비롯하여 그동안 수차례의 가버너 스쿨 그룹 리더를 역임하면서 국제라이온스협회 공인 지도자로 자리매김한 인물이다.


고통 받는 자에게 봉사

“저는 20개 한국라이온스 지구 총재님들의 멘토입니다. 국제협회와 지구 총재님들을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하는 것이지요. 지구 운영을 잘 하도록 동기를 부여해주고 보람과 긍지를 갖도록 하는 것이지요. 미천하나마 제가 갖고 있는 라이온으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회원 증강에 온 힘을 다할 예정입니다.”

회원이 많을수록 봉사금액이 그만큼 커지기 때문에 지역사회에 환원되는 봉사액수도 커진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기 때문이다.

본지와의 인터뷰가 끝나자마자 미국으로 달려가 대회위원장에게 숙박시설 부족에 따른 양해를 구하고 오사카대회처럼 흑자대회, 대회사상 이름을 떨치는 대회가 되도록 홍보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쾌적하고 훌륭한 대회가 되도록 팀워크를 갖춰 ‘부산이 멋진 대회로 잘 치뤘다’는 평가를 받도록 하기 위해서다.

“제가 31살 때 회사를 설립했는데, 우연한 기회에 서면 로터리 엘리베이터도 없는 4층 꼭대기에 사무실에서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지요. 우유를 4~500병 싣고 자전거를 타고 가던 청년이 차를 피하려다가 넘어져 병은 산산조각이 나고 우유는 아스팔트 도로에 범벅이 되어버렸어요. 스물 몇 살인가 하던 그 청년의 월급이 3만원인가 했는데 30만원 도와준 것이 계기가 돼 이렇게 봉사의 인생에 푹 빠져버렸죠. 35년 전에 30만원 주니까 울며 전화번호와 이름을 물어 가르쳐주지도 않으면서 그 청년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오늘 진 빚을 갚고 싶거든 열심히 일해서 당신보다 더 고통 받은 사람에게 갚으면 그것이 곧 내게 갚은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이죠.”

아름다운 봉사란 이렇게 ‘봉사의 물결이 사회지도층으로 번져 노블레스 오블리주 처럼 처신하고 행동하는 것’이라는 최중열 국제이사. 그래서 그는 ‘봉사란 고통 받는 사람 도와주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최초로 1억 원 쾌차한 효시

그는 글로벌 리더답게 스케일 또한 대단하다. 부산지구의 발전을 위해 92년도에 최초로 1억 원을 쾌차해 주위를 놀라게 하기도 했던 주인공. 그의 이런 ‘1억 원 후원’이 효시가 되어버렸고, 그런 솔선수범으로 회관 건립기금 조성을 위한 10억 원을 거뜬히 마련하기도 했다.

그는 글로벌 리더를 양성해 오면서 느낀 한국의 품격을 이렇게 진단했다.

“라이온스의 설립 취지와 봉사 원칙에 따라 수여자 중심의 인식에서 탈피하여 수혜자 중심으로, 도움을 받는 사람에게 편안하게 찾아가서 도움을 주는 패러다임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염불보다 잿밥에 눈멀어 선진국에 비해 진정한 봉사자로서의 이타심이 조금 부족하지 않는지, 낮은 자세로 무엇을 도와줘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2012년 부산국제대회를 통한 부산의 미래비전을 그는 일자리 창출에서 찾았다. 부산이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점이고, 일자리가 없으니까 인구가 자꾸 줄어든다는 점이다. 부산의 대표적인 기업 하나 제대로 없기 때문이다. 부산세계대회를 통해 부산이 정말 다이나믹한 국제 해양도시, 컨벤션도시로 우뚝 설 수 있도록 많은 사람이 참가할 수 있도록 전력투구하겠다는 최중열 국제이사.

좌우명이랄까 삶의 신조로 ‘남에게 빚지고 살지 말자’라고 세운 그는 “이 세상에 태어나 이름을 빛내고 한 시대를 풍미하는 것보다 더 가치 있는 것이 남에게 빚지고 가지 않는 것”이라며 “봉사하는 사람은 어머니의 마음을 많이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머니의 마음이 곧 봉사

글로벌 리더를 양성시키는 조직의 좌장으로서 그는 “선진국과 우리의 봉사에 대한 마인드가 다르다”며 “글로벌 봉사자로서 한 차원 높은 봉사”에 매진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지도력은 회원 및 클럽확장, 홍보 등 국제협회나 한국라이온스에서 주안점을 두고 수행하고 있는 모든 것의 결정체라 할 수 있습니다. 어느 사회나 단체든 지도자들이 바로 서 있지 않으면 오래 지속되기 어렵다는 진리를 우리는 굳이 과거의 역사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많이 목격해왔습니다. 현재 라이온스 회원이 감소하는 이유 중의 하나로 지도력의 부재를 꼽을 수 있지요.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회원을 증가시키고 있는 한국의 지도력은 아직 건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가버너 스쿨 그룹 리더를 하면서 당선총재를 대상으로 교육할 때 한국의 당선총재들만큼 열성적인 분들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라이온의 창시자인 맬빌 존슨의 철학처럼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에 가장 불행한 사람을 돕자는 것이 라이오니즘’이라는 국제라이온스협회 부산세계대회 준비위원장 최중열 국제이사. 부인 양승복 여사와 슬하에 4녀를 둔 딸 부잣집 신사인 그는 오늘도 각 클럽이 봉사에 진력할 수 있도록 지구차원에서 홍보하고 동기를 부여해주고자 ‘멘토’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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