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중 음악방송-개봉 연기 영화들-무관중 배구 경기 [방송사/배급사/뉴시스 제공]
무관중 음악방송-개봉 연기 영화들-무관중 배구 경기 [방송사/배급사/뉴시스 제공]

[일요서울 | 곽영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국으로 확산하면서 방송·영화·스포츠계가 모두 비상이 걸렸다. 방송계는 방청객이 함께하는 촬영 스케줄의 경우 취소 또는 무관객으로 진행되며, 제작발표회 등이 온라인 생중계 등으로 대체됐다. 극장가 역시 마찬가지다. 관객들이 밀집될 수밖에 없는 영화관 특성상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할 수 있다는 인식이 관람객 급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개봉을 앞둔 상영작들도 줄줄이 개봉 연기를 선언하고 있다. 스포츠계 역시 힘든 상황에 놓여있다. 각종 경기가 무관중 경기로 대체되거나 대회 자체 연기가 속출하고 있다.

지상파 3사 음악방송 이미지/ KBS '전국노래자랑' 이미지 [각 방송사 제공]
지상파 3사 음악방송 이미지/ KBS '전국노래자랑' 이미지 [각 방송사 제공]

■ 방청객 없는 음악방송·개그 프로그램…제작발표회도 온라인으로

KBS·SBS·MBC 3사 방송사는 ‘코로나19’ 확산에 선제적 대응을 위해 다양한 조처를 하고 있다. 특히 다수의 팬이 몰리는 3사 음악방송인 ‘뮤직뱅크’, ‘인기가요’, ‘쇼!음악중심’은 모두 방청객 없이 진행할 것을 공지했다. 또 촬영에 나서는 가수들과 스태프에게도 마스크 착용 권고 및 손 소독제 비치, 체온 측정을 진행하며 예방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특히 KBS의 경우 ‘불후의 명곡’, ‘유희열의 스케치북’, ‘노래가 좋아’, ‘열린음악회’, ‘가요무대’를 모두 방청객 없이 녹화해 방송한다. 다만 전국 팔도를 돌며 청중과 소통해 온 ‘전국노래자랑’의 녹화를 잠정 연기하고 당분간 스페셜 방송으로 대체할 것임을 밝혔다.

음악방송 외에도 방청객과 소통하며 웃음을 만들어 내는 개그프로그램들도 답답한 상황에 놓였다. 지난달 29일 진행된 ‘개그콘서트’는 공개 녹화 현장을 찾은 방청객을 대상으로 체온을 측정해 37.5도 이상은 입장을 제한하는 안전조치를 취하며 녹화를 진행했지만, 그 이후부터는 녹화 자체를 취소했다. tvN ‘코미디 빅리그’도 방청객의 안전을 위해 관객 없이 진행했고, 관객 투표를 제작진이, 코너별 순위 투표는 온라인을 통해 진행했다.

드라마도 ‘코로나19’ 여파를 피해갈 순 없었다. 대부분의 드라마는 홍보 마케팅을 위해 첫 방송에 앞서 제작진과 배우들이 모여 제작발표회를 연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방송을 시작한 JTBC ‘이태원 클라쓰’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tvN ‘하이바이, 마마’, SBS ‘하이에나’, ‘아무도 모른다’를 비롯해 앞으로 방송이 예정된 tvN ‘메모리스트’, 넷플릭스 ‘킹덤 2’도 모두 온라인 생중계로 제작발표회를 대체했다.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순항 중이던 TV조선 ‘미스터트롯’도 일정에 차질을 빚었다. 24일로 예정돼 있던 ‘미스터트롯’ 결승 녹화를 취소한 것. 제작진은 추후 일정에 대해서도 “코로나19 상황 추이를 지켜본 후 진행할 것”이라고 기약 없는 일정을 공지했다.

개봉 연기 영화들
코로나19로 개봉 연기한 영화들

■ 불안 심리에 극장가 ‘썰렁’…마케팅 행사 취소-줄줄이 개봉 연기

몇몇 ‘코로나19’ 확진자의 이동 경로에서 영화관이 나왔고, 해당 영화관이 잠정폐쇄되는 상황이 발생하며 대중의 인식에 ‘영화관’은 감염 위험이 큰 기피 장소가 돼버렸다. 이런 불안감에 극장을 찾는 관객이 급감하며 영화계는 그 어느 때보나 큰 침체에 빠져들고 있다.

영화계 침체는 박스오피스 수치에서 가장 잘 나타난다. 관람료 특별할인 등이 적용되는 문화의 날인 지난 2월26일 기준 박스오피스 1위인 ‘인비저블맨’은 2만6335명, 2위 ‘1917’ 2만1832명, 3위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2만1167명을 기록했다. 지난달 문화의 날인 1월26일 박스오피스 1위인 영화 ‘남산의 부장들’이 21만1957명, 2위 ‘히트맨’이 13만7357명과 비교하면 크게 급감한 수치다.

극장가 침체는 ‘코로나19’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영화계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줄줄이 개봉 일정을 연기하고 있다.

디즈니·픽사의 새 애니메이션 '온워드:단 하루의 기적'은 기존 3월에서 4월로 개봉 일을 변경했다. 한국 영화들인 ‘사냥의 시간’, ‘결백’, ‘기생충:흑백판’, ‘콜’ 등이 개봉을 미뤘으며, 시사회와 무대인사 등의 이벤트도 취소했다.

[뉴시스]
[뉴시스]

■ 겨울철 프로스포츠 무관중 경기…시즌 개막 잠정 연기

코로나19 확산에 스포츠계도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시즌을 진행 중인 겨울철 프로스포츠인 농구와 배구는 남녀 리그 모두 무관중 경기를 치른다.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무관중 플레이오프를 치르게 될 가능성도 있어 관계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남자 프로농구(KBL)에서는 외국인 선수 부산 kt 소속 앨런 더햄과 고양 오리온은 사보비치가 코로나19 우려로 팀을 이탈하는 사태마저 벌어졌다.

한국프로축구연맹도 시즌 개막을 앞두고 있던 ‘2020시즌 K리그’ 개막을 잠정 연기했으며, 한국야구위원회(KBO)도 프로야구 개막을 앞두고 대책 마련을 논의 중이다. 오는 3월14일부터 시범경기를 앞둔 만큼 그 안에 최종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프로스포츠 외에도 대한핸드볼협회는 ‘2019~2020 SK핸드볼코리아’ 리그 일정의 조기 종료를 선언했으며, 코리아 컬링리그(KCL)는 플레이오프를 무기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경마, 경륜, 경정사업도 지역사회 안전 확보를 위해 운영을 중단했다.

내달 22일 개최되는 부산 세계탁구선수권대회는 현재 대회 개최로 가닥을 잡고 있지만, 상황이 더 악화된다면 연기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