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민주화의 상징인 故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주기를 맞아 추모 열기가 뜨겁다. 김 전 대통령이 직접 검토·수정한 ‘김대중 자서전’, 삶의 고비마다 깨달은 지혜를 담은 잠언집 ‘배움’, 청주교도소 수감 시절 이희호 여사에게 쓴 편지를 엮은 ‘옥중서신 1’ 등이 서점가 베스트셀러를 꿰차고 있다.

1. 김대중 자서전 세트

1권에는 출생에서부터 정치에 입문하기까지를 담았으며 2권에는 대통령 취임 직후부터 퇴임 후 서거 직전까지가 담겨 있다. 김대중의 파란 만장한 삶의 궤적을 따라 오늘날 우리에게 중요한 것이 과연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계기가 될 책이다.

일제 강점기에 청소년 시기를 보내고, 제2차 세계대전의 종전과 해방, 한국전쟁과 한반도의 분단, 군부독재, 민주화 운동 시기를 거치며 살아온 그의 삶과 투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군부독재와의 투쟁에서 5차례 죽음의 고비를 넘기고, 6년간의 감옥 생활과 10년 동안의 망명과 연금 등 숱한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좌절하거나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행동하는 양심’으로 살아온 김대중의 삶이 들어 있다.

‘김대중 자서전’은 김대중의 구술과 각종 자료를 기초로 작가가 줄거리를 구성하고 초고를 집필했으며 김대중이 직접 검토·수정한 것이다. 그러나 ‘내 자서전은 사후에 출판하도록 하라’는 유지에 따라 서거 1주기를 맞은 오늘에서야 세상에 빛을 보게 되었다.


2. 배움 : 김대중 잠언집

새롭게 배움의 길을 걷는 젊은이들, 사회의 혹독한 시련에 지쳐 기준을 잃어버린 채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환희와 희망의 순간뿐 아니라 극심한 좌절과 고독, 생의 위협과 배척까지 인생의 고비를 온몸으로 부딪쳐 이겨낸 인생선배가 그 삶의 고비 고비마다 깨달은 지혜를 잔잔하게 풀어놓았다.

제15대 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자라는 타이틀 뒤에 숨겨진 하나의 따뜻한 인간, 그가 80년 삶 동안 울고 웃고 배우며 적어 내려갔던 뜨거운 조언은 그동안 몰랐던 혹은 잊고 있던 ‘삶의 의미’를 다시금 떠올리게 한다. 김대중의 잠언들은 ‘스스로를 믿는다는 것, 나의 길을 간다는 것, 하나의 가족으로 산다는 것, 더불어 산다는 것’ 등 인생길의 네 가지 이정표에 대한 짧지만 도움 되는 조언을 전한다.


3. 옥중서신 1 : 김대중이 이희호에게

1980년 김대중 내란음모사건으로 사형을 언도받고 청주교도소에 수감되었을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이희호 여사에게 쓴 29통의 편지를 엮은 ‘김대중 옥중서신’. 1984년 발간된 ‘김대중 옥중서신’에서 공개하지 못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편지들 그리고 그동안 거의 공개되지 않았던 이희호 여사의 답신들을 모두 수록해 엮은 최종판이다. 1984년 발간되었던 ‘김대중 옥중서신’(김대중 내란음모사건으로 구속되어 쓴 29통의 편지) 외에 1976년 ‘3·1민주구국선언사건’으로 진주교도소에 수감되었을 당시 이희호 여사에게 보낸 편지, 그리고 1978년 건강 악화로 서울대학병원으로 이감되었을 당시 감시원 몰래 이희호 여사에게 전달했던 메모들이 담겨 있다.

특히 서울대학병원 수감 시절 껌 종이, 과자 포장지 등에 못으로 눌러 써 이희호 여사에게 몰래 전달한 메모들은 당시 시대상황을 대변하는 사료로서 충분한 가치를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민주화를 향한 치열한 투쟁 과정을 보여주는 살아있는 기록으로써 그 의의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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