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니윤 [뉴시스]
자니윤 [뉴시스]

[일요서울 | 곽영미 기자] ‘토크쇼의 대부’ 원로 코미디언 자니윤(윤종승)이 세상을 떠났다. 향년 84세.

치매 증세로 미국 로스앤젤레스 근교 요양센터에서 생활하던 자니윤은 지난 4일 혈압 저하 등으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8일 오전 4시(현지시간) 끝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신은 평소 고인의 뜻에 따라 캘리포니아대학 어바인 메디컬센터에 기증되며, 장례는 가족장으로 간소하게 치러질 예정이다.

1936년 충북 음성에서 태어난 자니윤은 60년대 초반 유학길에 올라 오하이오 웨슬리언 대학교 성악과를 졸업했다. 하지만 자니윤은 성악보다는 코미디 분야에 더 관심을 갖고 활동했다.

그러던 중 자니윤은 미국의 인기 토크쇼인 ‘자니 카슨의 투나잇 쇼’에 출연하며 인지도를 높였다. 이후 NBC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자니 윤 스페셜쇼’를 진행하기도 했으며, 1973년에는 뉴욕 최고연예인상을 받기도 했다.

1980년 후반부터 자니윤은 한국으로 돌아와 국내 토크쇼 문화를 개척했다. 1989년 KBS2 ‘자니윤 쇼’를 통해 미국식 성인 코미디 토크로 화제를 모았다. 1991년부터는 새로 개국한 SBS로 자리를 옮겨 ‘자니윤 이야기쇼’를 2년 간 진행했다.

하지만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자니윤 이야기쇼’를 끝낸 자니윤은 “다시는 토크쇼를 진행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미국으로 돌아갔다. 10여년을 두문불출하던 그는 2002년 iTV 토크쇼 ‘What’s Up’을 통해 방송에 복귀, 10개월간 이 프로그램을 진행했지만 인기를 끌지 못하고 종영했다.

다시 미국으로 돌아간 자니윤은 2007년 LA를 방문한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만남을 시작으로 정치와 연을 맺었다.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 재외국민본부장을 맡아 선거운동을 펼쳤다. 2014년 박근혜 전 대통령 재임 시절 한국관광공사 상임감사로 임명돼 한국에서 생활하기도 했다.

임기 만료를 앞둔 2016년, 뇌출혈로 입원한 자니윤은 미국으로 돌아가 요양생활을 했다. 이듬해 알츠하이머 투병 소식이 전해져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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