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서울 지하철 모습 [뉴시스]
23일 서울 지하철 모습 [뉴시스]

 

[일요서울 | 황기현 기자] 정부가 다음 달 5일까지 높은 강도의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방역 체계는 대중교통에도 적용될 것으로 알려졌지만, 일각에서는 시민들의 상황을 전혀 파악하지 못한 대책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22일 중앙재난대책본부는 강화된 ‘사회적 거리 두기’ 방안으로 대중교통 거리 확보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KTX와 비행기, 고속버스는 되도록 창가 좌석에 1인씩 혼자 앉는 방안이 시행된다.

지하철이나 버스의 경우 승객들이 거리를 확보하도록 안내와 홍보를 강화하기로 했다.

그러나 시민들은 볼멘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출퇴근길 대중교통에서는 ‘거리두기’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 23일 오후 7시경 기자가 탑승한 1호선 지하철은 밀려드는 승객들로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 역에 정차할 때마다 열차 문을 몇 번씩 열었다 닫아야 할 정도였다.

시민 A씨는 “대중교통에서 거리 두라고 안내를 하는데, 거리를 둘 수 없는 상황이지 않느냐”라면서 “지하철을 대폭 증편하지 않는 이상 거리 두기는 불가능하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시민 B씨 역시 “안내와 홍보만 하면 뭘 하느냐”라며 “출퇴근길에 사람 몰리는 건 똑같다. 거리두기가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서울 지하철 이용객은 하루 평균 800만 명에 달한다. 일부 시민들은 코로나19의 전파를 막기 위해서는 홍보 수준이 아닌 더 강력하고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