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everythings 여행이야기] 리조트계의 고참(古參), 빈탄을 만나다 - 두 번째 여정
[traveleverythings 여행이야기] 리조트계의 고참(古參), 빈탄을 만나다 - 두 번째 여정
  • 프리랜서 이정석 기자
  • 입력 2020-03-24 09:44
  • 승인 2020.03.24 09:51
  • 호수 1351
  • 5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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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편집=김정아 기자/사진=트래블에브리띵스 제공]
[편집=김정아 기자/사진=트래블에브리띵스 제공]

[일요서울 |  프리랜서 이정석  기자] 지금으로부터 20여 년 전. 인도네시아 리아우 제도에 있는 빈탄 섬은 허니문 여행지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1998년 탤런트 손지창, 오연수 부부가 신혼여행을 다녀오면서부터다. 이후 수많은 연인들이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며 이 섬을 찾았다. 하지만 세월에 장사 없다고 했던가. 동남아 여기저기에 리조트들이 생기면서 빈탄도 서서히 신혼여행객들의 관심에서 멀어져 갔다. 그로부터 20여 년 후. 비록 신혼여행은 아니지만 설레는 마음으로 빈탄을 찾았다. 온화한 기후와 아름다운 바다, 고급스러운 리조트 등 휴양지의 고참 격인 빈탄의 명성은 여전한 듯 보였다. 오히려 오랜 시간 축적된 노하우가 진화를 거듭하며 휴양객들을 유혹하고 있었다. 언제나 그렇듯 인도네시아인의 밝은 미소와 함께.

RESORT

싱가포르에서 페리를 타면 55분 만에 도착하는 빈탄. 비록 인도네시아로 국경을 넘어야 하지만 싱가포르 사람들에겐 가장 접근성 좋은 휴양지로 각인돼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제주도를 떠올리는 것처럼 말이다. 실제로 빈탄의 리조트 대부분은 싱가포르 자본으로 지어졌다. 이런 까닭에 싱가포르와 가까운 섬 북부 해안에 리조트들이 몰려있다. 십여 개의 리조트는 5개의 리조트 군으로 묶여 있고, 4개의 골프장도 함께 운영 중이다. 현지인들이 생활하는 마을과는 완벽히 구분된, 말 그대로 휴식을 위한 온전한 공간으로 꾸며졌다.

[사진=트래블에브리띵스 제공]
[사진=트래블에브리띵스 제공]
[사진=트래블에브리띵스 제공]
[사진=트래블에브리띵스 제공]

 

도울로스 포스 선박 호텔 Doulos Phos The Ship Hotel

길이 130미터, 무게 6818톤에 달하는 도울로스 호는 타이타닉 호 침몰 2년 뒤인 1914년 미국에서 건조됐다. 이후 이탈리아와 독일을 거쳐 현재의 싱가포르 주인의 품에 안겼는데,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해상 여객선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되는 영예도 안았다. 2010년 이 낡은 배를 구입한 에릭 쏘 씨는 용도를 바꿔 도울로스의 생명을 연장하기로 했다. 선박 호텔로 리노베이션하기로 한 것이다. 105살이나 된 낡은 여객선은 104개의 객실을 갖춘 독특한 호텔로 다시 태어났다. 배를 뭍으로 올리는 데에만 7주일이 걸렸고, 완성까지 300여 명의 작업자가 투입됐다. 배 옆 육지에는 각종 편의시설을 조성했다. 바다와 맞붙은 대형 수영장 옆으로 마사지와 스파숍, 레스토랑 등이 잔잔한 파도처럼 이질감 없이 자리 잡았다.

레스토랑에서는 인도네시아 전통 음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각종 요리가 세 가지 코스로 제공된다. 바나나 잎으로 싼 밥과 함께 양념 꼬치구이인 사떼, 매운 고기 조림으로 세계 10대 요리에 꼽힌 른당, 생선살을 바나나 잎으로 싼 뒤 쪄내는 오탁 오탁 등이 빈탄에서의 황홀한 한끼를 책임진다.

더 레지던스 빈탄 The Residence Bintan

상대적으로 리조트가 많지 않은 빈탄 섬의 동쪽 해안에 더 레지던스 빈탄이 위치하고 있다. 페리 터미널에서 차로 1시간이나 걸리는 접근성이 좋은 입지는 아니지만, 한적함을 추구하는 여행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127개의 객실은 대부분 바다를 향해 있고, 객실 간 간격도 넓어 완벽한 사생활이 보장된다. 개인 풀장도 있어 휴식을 취하는 데 부족함이 없다.

특별한 만찬을 원한다면 리조트 내 리카 리카레스토랑을 추천한다. 인도네시아 전통 음식을 가장 고급스럽게 즐길 수 있는 식당이다. 레몬그라스 줄기에 다진 고기를 싸서 구운 사떼 릴릿과 두부 튀김인 타후 고랭, 카레 생선 조림 등을 나시 쿠닝이라 불리는 밥과 함께 먹는 코스가 일반적이다. 나시 쿠닝은 코코넛 밀크로 지은 밥에 강황을 더해 노란색을 띤다.

좀 더 자연친화적인 식사를 원한다면 야외 바베큐 식당을 이용하면 된다. 투숙객이라도 추가 비용을 내야 하지만, 은은한 조명 아래 바닷가 만찬을 즐기는 사람들이 꽤 많아 수준 높은 라이브 밴드의 음악이 잠시 멈추면 곧바로 파도 소리가 빈 공간을 메우는 낭만적인 밤을 이어간다.

[사진=트래블에브리띵스 제공]
[사진=트래블에브리띵스 제공]

 

트레저 베이 빈탄 Treasure Bay Bintan

나트라 빈탄으로도 불리는 트레저베이 빈탄은 거대한 수영장 으로 유명하다. 넓이 6.3헥타르, 1만9천 평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크기로 동남아에서 가장 큰 수영장이다. 바닷물을 끌어 온 수영장에선 패들보드나 제트스키 등 각종 수상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객실도 특이하다. 사파리를 테마로 한 글램핑 텐트 100개가 수영장을 따라 늘어섰다. 뻔한 객실이 지겨워질 즈음 만나는 텐트에서의 하룻밤이 아이는 물론 어른들도 야생의 흥분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반쯤 밖으로 나있는 샤워 부스는 이런 감각을 증폭시킨다. 하지만 텐트라고 해서 벌레나 더위 등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내부에선 이곳이 텐트인지 건물인지 느낄 수 없을 만큼 쾌적하다. 페리 터미널과 차로 10분 거리에 있어 접근성도 좋다.

안몬 리조트 빈탄 Anmon Resort Bintan

트레저 베이 빈탄 바로 옆으로 더욱 야생적인 느낌의 텐트들이 도열해 있다. 안몬 리조트의 티피형 텐트 객실이다. 역시 100개가 들어서 있는데 인디언 텐트이다 보니 높은 천장고로 더욱 생경한 풍경이 펼쳐진다.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면 사냥을 끝내고 휴식을 취하는 인디언의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도 같다. 마찬가지로 벌레나 더위 등 텐트에서 겪어야 하는 불편함은 찾아볼 수 없고, 오직 낭만적 야생만이 가득할 뿐이다. 밤이 되면 쏟아지는 별빛을 배경 삼아 바비큐 파티도 가능하다. 확장형 침대는 4명까지 수용 가능하다.

[사진=트래블에브리띵스 제공]
[사진=트래블에브리띵스 제공]

 

반얀트리 빈탄 Banyan Tree Bintan

신혼부부들이나 연인들은 둘만의 시간을 방해받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이런 커플들을 위한 최적의 리조트가 바로 반얀트리가 아닐까. 모든 객실은 바다를 바라보고 있고 사생활 또한 완벽히 보호된다. 전통 발리 스타일로 꾸며진 인테리어는 이국적이면서도 편안함을 제공한다. 해 질 녘엔 테라스에서 남중국해로 떨어지는 태양을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다. 배꼽시계가 울리면 천천히 걸어 리조트 내에 있는 트리탑 레스토랑Tree Tops Restaurant을 찾으면 된다. 먼저 매콤한 로컬 소스인 삼발Sambal과 여러 가지 맛이 섞인 간장 종류의 케캅 마니스Kecap Manis 등 6가지 소스가 쌀과자와 함께 에피타이저로 제공된다. 메인 요리로는 닭고기와 으깬 감자, 각종 채소구이가 오르는데, 시원한 맥주 한 잔이 당기는 맛이다. 열대 과일로 만든 다양한 후식까지 마치면 완벽한 휴식의 정점을 찍게 된다.

카시아 빈탄 콘도텔 Cassia Bintan Condotel

젊은 감각으로 무장한 리조트로 따분한 걸 참지 못하는 아이들이나 젊은 연인에게 제격이다. 주방과 기본 식기를 갖춘 콘도텔로 얼큰한 한국 음식을 한 번이라도 해먹어야 하는 이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조건이다. 객실은 화장실과 샤워실을 중앙에 두고 침실과 거실이 분리돼 있어 공간 활용이 우수하다. 한 가지 흠이라면 수영장이 다소 좁다는 사실. 하지만 걱정할 것 없다. 바로 옆 앙사나 리조트까지 1분만 걸으면 넓은 수영장을 맘껏 이용할 수 있다. 좀 더 풍부한 조식을 원한다면 역시 앙사나 리조트의 로터스 카페를 이용하면 된다.

앙사나 빈탄 Angsana Bintan

바로 옆 카시아 빈탄 콘도텔과 비교한다면 조금 더 편안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리조트다. 각각의 리조트이지만 부지를 함께 사용하기 때문에 양쪽의 편의시설을 맘껏 이용할 수 있다. 식사는 1층의 로터스 카페Lotus Cafe를 이용하면 된다. 이곳에선 직접 만들어 먹는 인도네시아 전통 국수가 일품이다. 4가지 면 중에 하나를 선택해서 익히고 국물을 부은 뒤 맘에 드는 고명을 올리면 끝. 삶은 계란과 튀긴 유부, 견과류, 채소 등 고명의 종류도 다양하다. 여러 가지 매운 맛의 소스들이 마련되어 있어 하나씩 맛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사진=트래블에브리띵스 제공]
[사진=트래블에브리띵스 제공]

 

프리랜서 이정석 기자 ily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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