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지방 … 개방적, 추운 지방…밀폐형구조 … 통풍이 중요현대식 가옥 대부분 폐쇄적, 정신질환의 중요한 원인 될 수도우리가 살고 있는 주택은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집은 의(옷)나 식(음식)과 함께 우리의 건강에 크게 관여하고 있는 것이 사실. 주택이 통풍이나 냉온방 등에서 어떤 역할을 하느냐에 따라 거기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건강을 좌우하고 있는 것. 주택이 우리의 건강과 ‘인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아봤다.요즈음 우리의 주택 건축 현실을 보면 이러한 신토불이의 원리가 애초에 무시되고 있다고 여겨진다. 중부지방이건, 남부지방이건 똑같은 구조의 아파트가 세워진다. 오직 편리함만이 집을 짓는 주요한 기준이 되고 있을 뿐이다. 물론 아파트가 세워지는 것은 부족한 주택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편이기도 하겠지만 국민들의 정서와 건강을 염려하는 사람들은 심각하게 재고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한결같이 충고하고 있다. 집도 음식이나 의복과 마찬가지로 한·냉·온·열을 조절하는 기능을 통해 우리의 건강에 관여하는 법이다.

지역별 가옥구조의 특색도 각 지역의 기후조건에 따른 한냉온열의 조절에 기초를 둬야 한다. 더운 지방은 개방적으로 짓고, 추운 지방은 밀폐형으로 짓는 것이 이치에 합당할 것이다. 이와 함께 고려되어야 할 것이 통풍이다. 자연건강법에 의거하여 집의 구조를 고려할 때 집안의 공기소통, 즉 통풍을 매우 중요시하지 않을 수 없다. 지구상에 가장 많은 것이 공기이고, 이 신선한 공기가 집안에 늘 머물러 공기순환이 잘 된다면 건강은 염려하지 않아도 좋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대식 가옥은 오로지 얼마나 잘 밀폐가 되어 외부의 공기를 완벽하게 차단할 수 있는가가 좋은 집의 조건이 되고 있다. 특히 겨울이면 창문마저 닫아걸고, 거기에 난방시설까지 하여 실내에서는 내의를 입고 지내야 할 지경이어야 좋은 집이라는 인식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외투를 입은 채 한겨울 아파트에 들어서면 숨이 막힐 지경이다. 거기에 또 커튼을 두껍게 쳐서 태양광선마저 막아 버린다.

낯과 밤의 자연적 순환에 따른 우리 몸의 산, 알칼리성 조절기능을 원초적으로 막아 버리는 행위라는 사실을, 그리고 이것이 모든 병의 시작이라는 것을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밤이면 어둠으로 포근히 감싸고 낮이면 생명력이 충만한 태양광선이 집 안에 그득하도록 하는 것이 안락한 휴식과 활발한 생장을 보장하듯이 여름철의 무더위와 한겨울의 매서운 추위는 긴 호흡으로 우리의 몸을 단련하여 나가는 자연의 배려이다. 이 땅의 기후에 적응하여 자연스럽게 생활하는 것이야말로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는 근본바탕임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이와 함께 집 높이가 높은 것도 간과할 수 없는 문제이다. 사람은 천기와 함께 지기도 적절히 받아야 한다. 그런데 땅에서 너무 높이 올라가서 살게 되면 지기를 받지 못해 인체 균형이 무너지고 정서가 불안해지게 된다. 이는 비단 사람들만이 아니다.

고층 아파트에서 화초를 키워본 사람은 시간이 지날수록 화초가 오래 꽃을 피우지 못하고, 된장이 잘 숙성되지 않는다는 것을 경험하였을 것이다. 여기에 또 지적하고 싶은 중요한 것이 서구식 식탁구조와 화장실 구조이다. 우리는 조상전래의 온돌생활을 하며 쭈그리고 앉고, 일어나는 것을 일상적으로 반복해왔다. 또 재래식 화장실을 보면 쪼그리고 앉게 되어 있다. 원래 사람은 쪼그리고 앉아야 변통이 잘되게끔 되어 있다. 이렇게 쪼그리고 앉고, 일어나기를 반복하다보면 자기도 모르게 다리에 힘이 생기고 여성들이 아이를 안산할 수 있었다. 요즘 여성들이 아이를 제대로 낳지 못해 제왕절개를 하거나 흡입기로 뽑아내는 것은 서구식 의자생활의 결과 다리가 약해지고 자궁이 약해졌음도 무시할 수 없는 이유 중의 하나로 생각된다. 자연건강요법에서는 현대 성인병 만연의 또 하나의 원인으로 방금 지적한 서구식 가옥구조를 들고 있다.

신토불이 원리를 무시한 밀폐된 서구형 가옥구조, 입식생활 등이 우리의 건강을 해치고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아파트나 서구식 가옥은 전체적인 집 구조만 밀폐된 것이 아니다. 집안으로 들어가 보면 방과 방까지 모두 밀폐되어 있어 아이들이 자기 방에 들어가 문 닫고 있으면 밖에 무슨 일이 벌어져도 상관치 않을 수 있다. 철저한 개인주의가 여기서부터 싹트고, 이것은 결국 편협함과 극단적인 이기주의로 발전하게 된다. 원초적인 정이 흘러야 할 부모와 자식 사이에까지 높은 벽이 생기고 부모는 자식의 마음을 모르고, 자식 또한 부모의 마음을 모른 채, 마치 남남처럼 지내기 일쑤다. 가족 간에도 마음을 열지 않고 살아가는 이러한 생활형태는 결국 인성이 각박해지는 결과로 귀결된다. 폐쇄적인 집 구조가 증가 일로에 있는 정신질환의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자료제공= 겨레의 자연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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