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장휘경 기자] '미혼(未婚)'과 '유모차(乳母車)' 등 차별적 용어사용으로 인권침해를 야기하는 서울시 자치법규의 인권침해적 조항에 대해 개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울특별시 인권위원회(위원장 한상희)는 지난 2일 인권위원회를 개최하고 인권영향평가에 따른 자치법규의 인권침해적 조항에 대해 서울특별시장에게 개정을 권고했다고 10일 밝혔다.인권영향평가란 기관의 활동으로 인해 인권에 미칠 수 있는 실질적·잠재적인 인권리스크를 파악하고 평가하는 절차를 말한다.

인권위원회는 우선 '차별적 용어' 사용으로 인한 인권침해 조항, '편견이나 선입견'에 근거한 대상 한정에 따른 차별조항 55개를 개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미혼(未婚)'을 '비혼(非婚)'으로, '유모차(乳母車)'를 '유아차(幼兒車)'로 바꿔야 한다고 권고한 것이다. 미혼은 결혼을 못한 미완성의 상태라는 사회적 편견을 반영한 것으로, '하지 않은 것'을 명확히 나타내도록 용어를 변경해야 한다는게 인권위의 설명이다. 유모차는 한자 '어미 모(母)'자만 들어가 평등육아 개념에 반하는 용어로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인권위원회는 반환권, 구제권, 개인정보보호권 등 기본권 보장 및 권리구제 차별조항 40개도 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장애인과 동행한 보호자 1인에 대한 관람(이용)료 면제와 관련해 구체적인 명시가 없는 문화권 제약이 담긴 조항이나 과태료 부과징수의 이의신청 절차 등이 미비해 구제권에 제약이 따르는 것을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권위원회는 아울러 시민의 공직활동 참여권 보장 및 장애인 편견과 차별 소지가 있는 위원 등을 위촉 해제할 수 있도록 차별 조항 1개도 개정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공직활동 참여 및 각종 위원회 위원 위·해촉 시 '장애'가 직무수행을 못한다는 부정적인 인식의 우려가 있다는 게 인권위원회의 설명이다.

한상희 서울시 인권위원장은 "서울시 자치법규에 대한 인권영향평가 실시로 시민의 인권에 미치는 부정적 요소를 사전에 예방하거나 개선해 더욱더 인권 친화적이고 감수성이 높은 '함꼐 누리고 포용하고 참여하는 인권특별시 서울'로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향후에도 자치법규 제·개정 과정에서 인권영향평가를 통해 인권 기반의 자치입법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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