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건축물에 자가격리 시설...주민에게 알리지도 않아”

[사진=송산그린시티총연합회 커뮤니티]
[사진=송산그린시티총연합회 커뮤니티]

[일요서울 | 양호연 기자]경기도 화성시가 코로나19 자가격리수용시설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지역 주민들과의 마찰을 빚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송산그린시티총연합회는 화성시가 새솔동 지역내 무허가 건축물에 코로나19 자가격리수용시설을 운영하면서도 안내나 통제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지역 주민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사안이 알려지자 서철모 화성시장은 지난 11일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해당 내용에 사실 관계가 다른 부분이 있다는 입장을 밝혔고,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발표에도 불구하고 지역 커뮤니티 사이트 등에서는 여전히 ‘늑장대응’이라는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감염 확산 우려‧행정 시스템 비판 vs “방역‧안전 최선 다할 것”
‘코로나19 님비’ 지적도 제기돼...“비상 시국, 초당적 대응 부탁”


송산그린시티 총연합회(이하 연합회)는 최근 ‘불법 건축물에 자가격리시설, 지역주민에게 알리지 않고 운영’이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해당 내용에 따르면 연합회 측은 화성시가 새솔동 지역 내 무허가 건축물에 코로나19 자가격리수용시설을 운영하고 있지만 운영 관련 안내를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연합회 측은 해당 글을 통해 “문제가 된 시설물은 화성히어로즈베이스볼파크에 위치한 철거 예정 가건물로 소방시설도 없어 자가격리자의 숙박장소로 이용하기에는 화재에 취약하다”며 “(해당 장소는)비봉습지공원과 수변산책로가 위치해 인근 지역주민뿐만 아니라 외부에서도 많은 시민이 찾는 장소”라고 말했다. 많은 이들의 발길이 닿는 곳과 인접해 있으면서도 공지가 없어 해당 사실을 알고 있는 이들이 많지 않고, 통행하는 과정에서도 제지가 이뤄지지 않아 코로나19 감염 우려를 촉발했다는 지적이다.

제각기 다른 말
주민들은 ‘분통’


이 같은 문제 제기 외에도 연합회 측은 지역 주민들에 혼선을 주는 행정 시스템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이들은 “(해당 내용에 대해 문의하니) 화성시와 새솔동행정복지센터, 화성시보건소 조차도 서로 말이 달라 주민들에게 혼선을 주고 있다”며 “문제가 불거지자 온라인 카페를 통해 뒤늦게 통제하겠다는 행태를 보여 주민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한 지역주민이 시설물 관계자와 통화한 내용을 일부 인용하며 “복지센터와 화성시 측은 각각 해당 시설이 4월, 3월부터 운영했다고 말하는 등 말이 달라 사실 확인조차 어려운 상황인데, 확인 결과 해당 시설은 3월9일부터 운영됐고 현재까지 다수의 자가격리자가 입·퇴소해 현재는 3명의 자가격리자가 수용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연합회 측 커뮤니티에는 이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해당 지역을 방문한 A씨는 문제를 제기하는 게시글과 함께 자신이 직접 찍어왔다고 밝힌 현장 사진을 첨부했다. A씨는 해당 글을 통해 “수용소가 불법 건축물로 알려져 지나가는 틈에 건물을 보기 위해 들어갔는데, A4 용지에 작은 글씨로 ‘여기는 코로나19 관련 자가격리 시설입니다’라는 안내문을 보고 혼비백산하며 나왔다”며 “불법 건축물을 수용소로 사용하는 실태와 현황을 알리려 한다”고 비판했다. 

사실과 다른 부분 있어
“안전 조치에 최선 노력”


해당 글을 접한 일부 지역 주민들은 해당 내용을 각종 언론 매체 등에 알리거나, 해당 게시글을 공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움직임이 계속되자 서철모 화성시장은 지난 11일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해당 내용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서 시장은 우선 해당 내용에 대한 안내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해 언론 매체에 두 차례 보도자료를 배포했고, 자체 SNS 등을 통해 해당 내용을 한 차례 공지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특정 언론이 보도한 기사 링크를 공유하기도 했다. 서 시장은 “화성시는 화성시 운영 자가격리 시설과 관련해 시민에게 적극적으로 공개했다”며 “마치 그동안 비밀로 하기위해 알리지 않았다는 오해를 바로잡아 주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송산그린시티총연합회 커뮤니티]
[서철모 하남시장 페이스북 게시글]

일부 담당 기관이 혼선을 빚었다는 부분에서는 사과를 이어갔다. 서 시장은 “시민의 이해와 협조를 구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정확한 내용조차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해와 협조가 아닌 정확하지 않은 해명으로 일관해 주민들에게 혼선을 드린 점에 대해 화성시 공직자의 대표로서 깊이 사과드린다”며 “혼선을 초래한 공직자에 대해서는 언급한 내용을 보다 객관적으로 조사해 그에 대한 합당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출입자 통제 등 시설물 관리와 심리적 불안에 대한 안전에 대해 추가 조치를 진행하고 시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홍보와 안내를 하도록 하겠다”며 “해당 시설에는 의료인력을 포함 4명 2개조로 편성돼 24시간 2교대로 근무하고 있고, 격리시설에 대한 안내 표식을 추가로 설치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양측의 상황이 알려지자 이를 바라보는 시각 차가 뚜렷하다. 감염 확산은 물론 집값 하락 등을 우려한 일종의 ‘코로나19 님비’ 현상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특히 화성시는 최근 코로나19 자가격리시설을 동탄 인근에 운영하려다 지역 주민의 반발로 무산된 전례가 있다. 이 같은 논란에 봉담신도시 거주민 B씨는 “격리시설이 어디 있는지 몰랐는데 이제야 알게 됐다”며 “지금같은 비상 시국에는 초당적인 대응을 해주길 부탁하고, 지역 주민들에게 피해가 없도록 철저히 방역 해주면 좋겠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들에게 소외되는 지역 없이 보다 양질의 행정서비스가 제공되길 희망한다”며 “아울러 지역민들끼리 다투지 말고 하나 되는 화성시가 되면 좋겠다”는 견해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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