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글로벌 경기 속, 이탈리아 국방 보안 사업 수주 성공

[삼성SDS]

 

[일요서울 | 신유진 기자] 국내 경영 환경이 갈수록 악화하면서 기업들의 탈한국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생산기지와 법인을 해외로 옮기는 추세가 이어지는 것이다. 2013년부터 2018년 말까지 6년간 국내 투자자가 해외에 설립한 신규법인은 1만9617곳으로 2만 사에 육박한다. 반면 해외로 나간 기업들을 국내로 유인하기 위한 유턴법이 2013년 말부터 시행됐지만 실제 돌아온 기업은 소수에 그쳤다.
최근 한국 기업들은 해외 시장에서 법인을 설립하고 직접투자, M&A 등에 활발히 나서고 있다. 과도한 규제와 포화된 국내 시장, 높은 운영비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국내 운영 환경과 달리 저렴한 인건비와 법인세 면제, 각종 인센티브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일요서울은 해외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위상을 높이며 활약하는 기업들을 살펴봤다. 이번 호는 이탈리아 국방 모바일 보안 사업을 수주한 삼성SDS에 대해 알아본다.

중국 대표적 IT서비스 기업 ‘디지털차이나’와 MOU 체결

이스라엘 ‘크레도락스’와 손잡고 플랫폼 사업…유럽시장 공략

삼성SDS가 미주 지역에서 강세를 보이면서 매출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SDS 국내 매출은 4조9198억 원으로 전년 대비 2.27% 증가한 반면 미주 지역에서는 15.44% 증가한 2조 원 넘는 매출을 올렸다. 미주 지역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06%다. 그러나 국내 비중은 45%대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부문의 경우 2015년 52.54%로 과반의 매출을 올렸지만 다음 해 47.20%로 떨어진 후 지난해에는 45.90%까지 내려갔다. 특히 삼성SDS의 큰 매출 영향이 나타나는 곳은 미국에 위치한 물류 법인(Samsung SDS Global SCL America, Inc.)으로 지난해 이 곳에서만 9849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순손실을 여전히 기록하고는 있지만 2018년 132억 원에서 24억 원으로 크게 줄었다.

멕시코 법인도 2018년 순손실을 기록했고 지난해 흑자 전환하면서 미주 지역 전반에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해외 매출이 성장함에 따라 삼성SDS의 매출액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연결 매출액은 전년 대비 6.83% 증가한 10조7196억 원, 영업이익은 12.85% 증가한 9901억 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의 경우 7504억 원으로 17.4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외 시장은 국내보다 시장 규모가 큰데, 특히 미주 지역은 국내 다음으로 가장 먼저 개척된 시장으로 꼽힌다. 물류BPO 사업으로 해외 곳곳에 법인을 세웠고 꾸준한 성장세여서 해외 매출 비중이 국내보다 높을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특히 홍원표 삼성SDS 대표는 2017년 말 대표 취임 이후 줄곧 해외 시장 진출을 강조했다. 지난해 7월에는 베트남 2위 정보기술(IT) 업체인 ‘CMC’ 지분 30%를 인수해 동남아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글로벌 경기도 악화된 가운데 삼성 SDS가 이탈리아 국방 모바일 보안 사업을 수주했다. 지난 3월 삼성SDS는 모바일 통합보안 솔루션 ‘EMM(엔터프라이즈 모빌리티 매니지먼트)’을 이탈리아 정부 기관에 제공하기로 했다. 이 솔루션은 ▲사용자 등급별 보안 정책에 따른 단말기 관리 및 원격 제어 ▲안전하지 않은 네트워크 접속 차단 ▲비업무용 애플리케이션 설치 방지 등의 기능을 갖추고 있다. EMM 솔루션은 지난달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국가정보보증협회(NIAP)로부터 안드로이드 및 iOS 운영체제에 대한 최신 정보 보안 평가(CC) 인증을 세계 최초로 획득했다. CC 인증은 공공기관 정보 보안 제품 도입을 위한 필수 인증 제도로 삼성SDS는 서버간 암호화 통신 구간 확대와 보안 알고리즘 고도화 등 보안 수준을 더욱 강화하면서 새롭게 제정된 CC 인증 기준을 충족했다.

싱가포르 공공기관
첨단 사업 추가 수주

또한 보안성이 뛰어난 자사의 브라이틱스(Brightics) IoT(사물인터넷) 플랫폼에 AI(인공지능)·블록체인 등 최신 기술을 융합해 싱가포르 공공기관의 실내 위치 추적 솔루션(Indoor Tracking) 사업을 최근 추가 수주하기도 했다. 실내 위치 추적 솔루션은 삼성SDS의 최신 IoT 기술을 적용해 방문객의 건물 내 실시간 위치를 파악하고 보안 구역 접근을 제한함으로써 정보 유출 등 보안 사고를 예방하는 시스템이다. 임수현 삼성SDS 솔루션사업부장은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모바일 보안 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며 “AI, IoT, 블록체인 플랫폼을 적용한 최고 수준의 모바일 보안 사업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10월 삼성SDS는 중국 ‘디지털차이나’와 IT서비스 사업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디지털차이나는 시스템 통합과 IT아웃소싱, 클라우드 서비스, IT제품 유통 등 주요 사업으로 하는 중국의 대표적인 IT서비스 민간 기업이다. 삼성SDS는 협약을 통해 클라우드, AI, IoT, RPA(Robotic Process Automation) 등 혁신 기술과 솔루션을 제공하고 디지털차이나의 경우 중국 내 스마트 시티, 클라우드, 스마트 물류 등 현지 영업과 사업에 협력할 방침이다. 지난 7월에는 베트남 IT서비스기업 ‘CMC’와 전략적 투자로 동남아 시장 사업을 기반을 확보하기도 했다.

삼성SDS는 이 기세를 몰아 지난 3월 이스라엘 크레도락스와 블록체인, RPA(로봇 프로세스 자동화) 솔루션 기반 지급결제 플랫폼 사업 협력을 위해 협약을 체결했다. 이스라엘 기업과 손잡고 유럽시장 공략에 나선 것이다. 이스라엘은 코로나19가 확산함에 따라 해외 출장을 자제하는 분위기인 데다 이스라엘에서 한국인 입국 제한조치가 내려진 데 따른 조치다.

이스라엘 헤르츨리야에 본사를 둔 크레도락스는 이번 협약을 통해 자사 자급결제 플랫폼에 삼성 SDS의 기업용 블록체인 플랫폼인 ‘넥스레저 유니버설’을 적용해 보안과 거래처리 속도, 신뢰성 등을 향상시킬 계획이다. 앞서 크레도락스는 카드 결제 시 발생하는 지급, 정산 등 서비스를 유럽 30개 이상 국가에서 제공하고 있는데 미국과, 일본, 중국 등에서 사업을 진행 중이다.

특히 크레도락스는 삼성SDS의 PRA 솔루션인 ‘브리티웍스’를 지급결제 플랫폼, 회계 시스템, 비즈니스 프로세스 등에 적용해 업무를 자동화하고 효율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번 협력으로 두 기업은 유럽시장 내 전자상거래와 뱅킹, 핀테크 업종을 대상으로 신규 사업 기회를 공동으로 발굴한다는 의지를 보였다.

기업 브랜드 가치 11위 기록

한편 삼성SDS는 IT서비스 기업 브랜드 가치 평가에서 11위를 기록했다. 지난 1월 영국 글로벌 브랜드 컨설팅업체인 브랜드파이낸스는 삼성SDS의 브랜드 가치를 37억 달러(4조3000억 원)로 평가했다. 이는 전년 대비 7% 상승한 수치다. 브랜드파이낸스의 보고서에 따르면 ▲IT서비스 시장 평균을 상회하는 성장률 ▲AI·IoT·블록체인, 5G, 클라우드 등 첨단 IT기술 관련 사업 경쟁력 강화 ▲전략적 투자와 글로벌 기업과의 파트너십 ▲인텔리전트팩토리, 클라우드, AI·애널리틱스 솔루션 등 4대 전략사업 성장이 브랜드 가치 상승을 이끌었다는 설명이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지난해 삼성SDS를 블록체인 확산을 리딩하는 글로벌 50 기업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삼성SDS는 제조기업 디지털 혁신 사례로 CIO 100 어워즈를 4년 연속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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