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에 불어든 ‘코로나 특수’...무분별한 투자 기피해야

[뉴시스]해외로 수출하는 진단키트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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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 양호연 기자]최근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화면서 국내 경제와 산업계가 큰 타격을 입은 가운데, 국내 주식시장은 다소 상반되는 분위기를 띠고 있다. 지난 24일 기준 뉴시스와 코스콤의 빅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주식시장 코스피 200종목의 심리지수(MSI:Market Sentiment Index)는 7단계 ‘매우 좋음’으로 나타났다. 주식시장 주요 상위 기업들도 비교적 수월한 흐름을 유지하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서도 이번 코로나19 사태 이후 주가가 2배 이상 상승한 기업들은 스포트라이트의 중심에 섰다. 특히 진단키트 관련 제조사들은 연이은 주가 상승세를 기록하면서, 코로나 특수를 노린 ‘개미투자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여기에 ‘동학개미운동’ 열풍으로 빨라진 개미들의 움직임을 두고 일각에서는 ‘투기 변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도 주식 시장 활기...높은 주가 상승 기록
‘동학개미운동’ 열풍에 빨라진 개미들...‘투기 변질’ 우려 목소리도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지 80일이 지난 시점에서 2400개가 넘는 국내 주식종목 중 28곳의 주가가 2배 이상 올랐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한국CXO연구소는 최근 20개 업종별 매출 상위 5개 기업씩 총 100곳을 대상으로 주가 및 시가총액 변동을 분석했다고 밝혔다.
 

[뉴시스]해외로 수출하는 진단키트 [뉴시스]
해외로 수출하는 진단키트 [뉴시스]


해당 상장사들의 주가 및 시가총액은 국내서 코로나19 첫 확진자 발생한 1월20일, 확진자 발생 후 50일째인 지난 3월10일과 WHO가 팬데믹 선언일 3월12일(미국 기준 11일), 60일째인 3월20일, 70일째인 3월30일, 80일째인 4월9일 등 6개 시점을 비교 분석했다. 해당 조사 결과 코로나19 첫 확진자 발생 이후 폭락했던 주가는 60일을 기점으로 주가와 시가총액은 전환점을 맞았다.

코로나19 관련주 상승 바람

주가 상승세는 코로나19 사태에 영향을 받은 진단키트 제조사‧백신 개발사 관련 기업들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인공호흡기 사용 승인을 받은 코스닥 기업 ‘멕아이씨에스’는 지난 1월20일만 하더라도 보통주 종가가는 1주당 3945원 수준에 불과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전세계에 확산하면서 지난 4월9일 주가는 1주 당 2만3900원으로 치솟았다.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80일 사이에 주가가 505.8%나 오른 셈이다. 같은 기간 ‘수젠텍(364.6%)’과  ‘진원생명과학(359.6%)’ 두 회사도 300%가 넘는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랩지노믹스(290.6%)’, ‘EDGC(233%)’, ‘씨젠(205.7%)’ 등 세 곳은 200%대로 증가했다. 이 외에도 ‘신풍제약(186.4%), ‘비씨월드제약(102.2%)’ 주식종목도 코로나19 사태 속 주가가 2배 이상 뛴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오상자이엘은 자회사 오상헬스케어가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코로나19 진단키트에 대한 긴급사용승인을 받아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FDA는 18일(현지시각) 홈페이지에 오상헬스케어가 제출한 긴급사용 신청을 승인한다고 게재했다. 이들에 따르면 이번 승인은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기 전까지 유효하며, 진단키트는 공인된 실험실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FDA 긴급사용승인을 받은 국내업체가 오상헬스케어 한 곳뿐이라는 점이 주가 상승에 반영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오상헬스케어가 개발한 해당 키트는 실시간 유전자증폭검사(RT-PCR) 방식의 코로나19 진단키트다. 코로나바이러스의 목표유전자 3종을 정성 검출할 수 있으며, 1개 튜브로 동기 검사가 가능해 대용량 검사에 사용자 편의성과 효율성을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상헬스케어 측은 “이번 획득으로 이미 계약한 미연방재난방재청(FEMA) 외에 추가로 본격적인 미국시장 진출 및 판매를 위한 협의를 착수했다”며 “현재 미국내 여러 채널들과 대규모 수출계약을 위해 구체적인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외교부는 지난달 28일 국내 코로나19 진단키트 생산업체 3곳이 FDA 긴급사용승인 절차상의 사전승인을 획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이달 15일 미국 CNN등 미국 현지 언론들은 오상헬스케어, SD바이오센서, 솔젠트 등 국내 3개사가 1140만 달러 규모의 코로나19 진단키트 75만 회 검사 분량을 FEMA에 수출했다고 보도했다.

테마주, 무분별한 추종매매 ‘주의’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주식 시장에는 ‘동학개미운동’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기관과 외국인에 맞서 국내 주식을 대거 사들인 상황을 1894년 반외세 운동인 ‘동학농민운동’에 빗댄 표현이다. 이 같은 ‘개미’들의 자금 집행은 국내증시를 받쳐 상승세로 이끌어내고 있다.

하지만 주식 시장에 불어든 무분별한 투자 열풍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쏠린다. 최근 주식 관련 커뮤니티 등에서는 코로나19 관련 주식에 대한 단타성 투자 방식을 공유하는 모습이 다수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동학개미운동이 성공하기 위해선 테마주에 대한 무분별한 투자를 기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단타투자’의 위험성을 강조하며, ‘투기형’으로 변질될 가능성도 지적했다.

이 외에도 테마주에 대한 투자의 위험성을 지적하는 의견도 다수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코로나 테마주 69종목의 평균 주가변동률은 107.1%에 달한다. 특히 코로나 확산 영향과 무관한 회사나 사업실체가 불분명한 회사가 코로나 테마주로 부각돼 무분별한 추종매매가 나오고 있는 점을 밝혔다. 이에 대해 남승민 한국거래소 시장감시부장은 “코로나 테마주는 주가 등락률이 현저하게 크고, 예측이 어려워 투자위험이 매우 높다”며 “일부 테마주들은 호재성 공시로 주가 상승 후 급락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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