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식사 건강학

인터넷은 잠자리 문화도 바꿔놨다. 즉,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올빼미’들이 많아진 것이다. 그런데 이들은 아침을 잘 챙겨먹고 있을까. 잠이 부족하면 당연히 입안이 깔깔하고 밥맛이 뚝 떨어질텐데…. 실제 이들 중 대부분은 아침을 쉽게 건너뛰고 아침 겸 점심으로 대충 때운다. 게임을 즐기는 청소년뿐이 아니다. 직장인들도 출근을 서두르다, 아니면 밥맛이 없어 아침을 거르기는 마찬가지. 심지어 ‘아침을 먹지 않는 게 오히려 몸에 좋고 장수의 비결’이라며 ‘아침 굶기’를 권장하는 사람도 있다. 정말 아침을 한 끼 정도는 굶어도 괜찮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아침 식사는 꼭 해야 한다. 과학전문지 <뉴사이언티스트> 인터넷판 최신호에서 아침 식사를 거르면 학교와 직장에서 능률을 크게 떨어뜨리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소개했다.

뇌에 충분한 포도당이 공급되지 못하면 두뇌기능이 떨어지고 적혈구의 기능도 저하돼 학습능력과 일의 집중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조사에 따르면 탄산음료와 스넥류 등으로 간단히 식사를 하는 아이들의 경우는 70세 노인과 비슷한 기억력과 집중력을 보였다.

국내의 전국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아침을 규칙적으로 먹는 학생이 먹지 않는 학생보다 0.2점 정도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에서도 아침을 거른 학생에게 아침 급식을 실시한 결과 수학성적이 높아졌다고 보고된 바 있다.혈액 속의 당, 즉 혈당은 저녁식사 후 높아졌다가 차츰 낮아져 아침이면 최저점에 이른다. 그런데 아침을 건너뛰면 몸 안의 방어기전이 작동해 간에 저장된 글리코겐을 끄집어내 포도당으로 만든다. 그래도 부족하면 단백질과 지방을 분해해 필요한 에너지를 얻는다. 따라서 몸의 활력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할뿐더러 건강에도 이롭지 못하다.결국 부족한 에너지를 보충하고자 우리 몸은 자연스럽게 점심때 많은 영양분을 요구한다.

과식 및 폭식을 하게 되는 원인인 셈이다. 잘 먹고 잘사는 ‘웰빙’이 사회적 코드가 되면서 다이어트 또한 큰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다이어트 한답시고 무턱대고 굶어선 곤란하다.아침과 마찬가지로 점심도 굶으면 심한 공복감에 자주 간식을 찾게 되고 저녁 식사 땐 오히려 더 많은 음식을 먹게 된다. 특히 밤에는 기초대사 외 칼로리가 거의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칼로리가 소모되지 않고 체지방으로 쌓이기 쉽다. 따라서 저녁 7시 이후, 많이 먹거나 한밤중의 간식이 살 빼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명약관화하다. 다이어트를 할 경우에도 끼니를 거르는 것보다 하루에 3∼4회씩 먹더라도 전체적인 칼로리 양을 줄이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성인의 하루에 필요한 칼로리 양은 2천kcal 정도. 아침에 식욕이 없어도 꼭 먹는 습관을 길들여야 한다. 그리고 아침과 점심은 비슷하게 먹고 저녁은 아침에 비해 가볍게 먹는 것이 좋다.


아침식사 추천 메뉴
아침이 좋아야 하루가 즐겁다

▲밥과 국=
밥과 야채를 주로 하는 우리의 전통 식단이 아침으론 그만이다. 특히 밥은 빵보다 혈당치 상승이 적어 당뇨병 환자에게 좋을 뿐만 아니라 ‘레지스턴드 스타치’성분 때문에 변비에도 효과가 크다.
주식으로는 현미나 현미찹쌀에 3∼4가지 잡곡을 섞은 현미잡곡밥을 먹고 반찬으로는 야채나 해조류 등을 적극 섭취하면 영양만점. 단, 화학조미료을 넣지 않는 것이 몸에 이롭다. 과다한 화학조미료 사용은 뇌세포를 손상시키고 생식이상을 가져올 수 있다.
아침에 바빠서 요리하기 어려운 경우는 전날 저녁에 국을 미리 준비해 놓았다가 간단히 말아먹어도 괜찮다. 또 육수를 미리 냉동실에 저장했다가 끓인 떡국, 콩나물 비빔밥도 훌륭한 아침 식사다.

▲빵, 샐러드=아침에 밥맛이 없을 때 빵도 탄수화물이 풍부해 잘만 먹으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커피 한잔에 달랑 토스트 한 조각만 먹으면 충분한 영양공급이 이뤄지지 않는다.
토스트에 우유, 계란, 야채, 과일 등을 같이 먹거나 이것저것 곁들인 샌드위치에 우유를 마시면 좋다. 그리고 빵 역시 식빵만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
바게트를 먹든 머핀을 먹든 상관없지만 케이크나 생크림 빵은 속을 더부룩하게 만들 수 있으므로 가급적 자제하는 것이 좋다. 또한 닭고기나 햄이 들어있는 샐러드를 준비해 두었다가 드레싱 후 곁들이면 단백질, 섬유질, 비타민 등 영양의 균형을 맞출 수 있다.

▲죽=죽은 밑반찬 몇 개만으로도 아침을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소화가 잘 되므로 스트레스성 소화불량이나 숙취 후 또는 다이어트 하는 사람들에게 아주 좋은 상차림이다. 최근에는 사무실이 밀접한 빌딩가에 죽 전문점이 속속 생기고 있어 그 인기를 실감케 한다.
죽의 종류에 따라 들어가는 재료가 달라지지만 죽을 잘 끓이려면 찹쌀과 멥쌀을 반반씩 섞은 후 3시간 정도 불려야 한다. 그러면 조리도 잘 되고 맛도 좋다. 취향에 따라 전복·새우 같은 해산물과 야채 등을 넣고 끓이면 더욱 좋다.
특히 전날 술 마신 후 속을 다스릴 때도 죽만큼 좋은 음식이 없다. 흔히 얼큰하고 매운 음식들로 속풀이를 하지만 이것은 ‘이열치열’하는 식으로 위에 아주 강한 자극을 줘 시원하게 느낄 뿐이다. 위가 말만 할 수 있다면 주인을 성토라도 하고싶을 것이다.

▲선식·생식=불가에서 참선할 때 머리를 맑게 하고 위에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먹었던 음식이 선식이다. 요즘에는 현미·찹쌀·보리·율무·검은콩·검은깨 등 여러 가지 곡식을 넣어 빻은 후 상품화한 제품들이 나와 있어 더욱 간편해졌다. 집에서 직접 만들려면 현미 1/2과 보리, 조, 검은콩, 율무, 녹두, 기장, 도토리가루 등을 섞어 가루내어 먹는다. 콩은 살짝 볶아 사용한다.
한끼에 큰 수저 두 술(70∼80g)을 생으로 먹어도 되지만 부담스러우면 생수나 우유에 타서 마신다. 이때 야채나 과일도 같이 먹어 영양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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